(허구와 사실이 2:8 정도로 섞인 이야기이니 재미로 봐주세요)
최근에 본인이 직접 겪은 이야기야
곧 시험이라 내신대비를 한다고 학원에서 불렀었거든. 가서 문제를 열심히 푸느라 뭔가 머리가 아팠을지는 몰라도 약간 어지럽더라고
10즈음 학원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비가 와서 안그래도 어두운데 뭔가 더 음침해졌어. 비오는 날 특유의 쌀쌀한 느낌과 가로등도 켜지지 않은 어두운 분위기가 너무 음침한거야
근데 집에 오는 길에 조금 큰 놀이터가 하나 있거든?
저녁에 비오는 놀이터를 본 사람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평소의 시끌벅적한 느낌과 괴리되는 이미지 때문에 꽤나 오싹하단 말이야
물론 놀이터를 거치지 않고 집으로 바로 오는 길도 있었지만, 그러기엔 너무 빙 돌아서 가야했기에 대충 빨리 지나가자 했어
문제는 그 놀이터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단 거야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어떤 미친놈이 저녁 10시에 아무도 없고, 비까지 오는 놀이터에 자전거랑 웃옷을 두고 갈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렇지 않겠지. 다만 내가 지나가야 했던 공원은 뭔가 달랐던 모양이야
놀이터 미끄럼틀 옆에 하늘색 자전거가 세워져 있고, 그네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에는 웃옷이 걸려 있고, 정자에는 어린이들이 메는 가방이 있더라. 자전거도 애들이 타는 작은 자전거였고 말야
마침 비도오고 시간도 늦었겠다. 사람 한명 안지나가고 놀이터에 있는 큰 가로등 하나만 희미하게 빛나는 상황에서 난 등골이 오싹해져 그 자리에 얼어붙었어.
그대로 한 2분쯤 멈춰 있다가 갑자기 공중 화장실 불이 딱 켜지더라
센서가 있어서 자동으로 불이 켜지는 곳인데 입구가 하나뿐이라 들어가는 사람을 내가 못볼 수가 없는데, 켜지더라구.
그 상황이 너무 무서워 엄마랑 전화하며 다른 길로 집에 왔어.
그건 대체 뭐였을까? 뭐때문에 비도 오고 시간도 늦은 놀이터에 어린애 물건이 있던걸까? 화장실 불은 갑자기 왜 켜진걸까?
그 이후로 그쪽 길로 지나가기 너무 무서워서 여자친구 손잡고 다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