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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문피아 일연에서 연재하고 있는데 평가 받을 수 있을까요? (링크 수정)

불지옥
2020-05-09 10:36:42 530 0 2

제목은 '고전RPG의 마왕님은 용사가 너무 밉다.' 입니다.

프롤로그와 1화를 첨부합니다.



-프롤로그

나는 마왕이다.


1992년 패키지로 발매된 싱글 RPG게임의 마왕이다.


나는 2000년 전 인간의 왕이었다고 한다. 


모종의 이유로 백성을 죽이고 마력에 취해 마왕이 됐다고 한다. 기억은 없지만 그렇게 알고 있다.


나는 마왕군을 이끌고 인간, 엘프, 드워프 등 여러 종족을 괴롭힌다고 한다. 기억은 없지만 그렇게 알고 있다.


나를 따르는 마왕군, 마족의 수는 끝이 없고 그 종류도 다양하다고 한다. 


내가 본 나의 수하는 나와 같이 마왕성에 거주하는 수십의 마족이 전부지만 아무튼 그렇게 알고 있다.


용사가 나타나면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용사의 존재는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용사의 존재를 느낀 시간이 25시간쯤 되면 용사는 마왕성의 내 수하를 뚫고 나에게 도전한다.


용사를 앞에 두고 정해진 대사를 읊는다. 


'어리석은 녀석, 소용없다, 나야말로 이 세상의 법칙' 등등 진부한 대사다. 별로 말할 마음은 없지만 어째선지 용사만 앞에 있으면 입이 자동으로 움직인다. 목소리를 깔며 울리게 말하는 게 포인트다. 목이 아프다.


대부분의 용사들은 나에게 패배한다. 그리고 다시 도전해온다. 보통 3, 4번 도전하면 용사는 나의 심장에 칼을 꽂아 넣고 승리한다. 그럼 적당히 소매에 챙겨둔 전리품을 던져주고 내 정신은 흐릿해진다.


그런 나날들이 이어졌다.


첫 10년은 하루에도 수천의 용사를 상대했다.

그다음 10년은 하루에 수십의 용사를 상대했다.

그다음 10년은 근근이 찾아오는 용사를 상대했다.

그다음 10년은 찾아오는 용사가 거의 없었다.


용사가 찾아오지 않으니 의식도 흐릿해졌다.


그리고 시간을 세는 것도 그만뒀을 무렵, 의식이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1화

【마왕 LV. 33】 HP 360 / MP 360

행동1(30%) 아이스에이지 : 대상을 얼립니다.

행동2(30%) 인페르노 : 광역 화염 피해를 입힙니다.

행동3(30%) 물리 공격 : 1인 대상을 공격합니다.

행동4(10%) 마력집중 : HP와 MP를 회복합니다.

* 변수1 : 최대 체력 80% 이하 시 1-1 발동

 변수 1-1 스타라이트 브레이커 : 1인 대상을 즉사시키는 피해를 줍니다.



-



온몸의 혈관을 타고 피가 흐르는 이 감각!!


지금까지 나는 운명의 끈에 묶인 꼭두각시처럼 조종당한다는 감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이 세상의 마왕, 가장 자유로운 존재라 생각해왔다. 


그러면 무엇하나? 나는 이 마왕성 중앙홀의 왕좌에서 벗어날 수 없는 몸.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흐리멍덩하게 시간을 보내던 시절과는 다르다. 설명할 순 없지만 나는 처음으로 진정한 자유의 감각을 느끼고 있다.


이 마왕성 중앙홀의 적막함도 그렇다. 어두컴컴하고 으스스한 분위기가 선명하게 느껴진다.


"흐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마왕성 구석구석 웃음소리가 퍼진다. 웃음을 감출 수가 없다.


왕좌에서 일어나본다. 내가 왕좌에서 일어나는 일은 용사를 눈앞에 둔 때 말곤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바퀴벌레 같은 용사가 눈앞에 없다.


그런데도 나는 자유롭다.


중앙홀을 천천히 걸어본다. 천천히 그리고 깊게 심호흡도 해본다. 폐로 전해지는 마왕성의 쾌쾌한 공기가 상쾌하다.


무엇을 해볼까 생각해봤다. 


이 자유는 너무나 신비로운 것 자랑해야 한다. 나의 유일한 말동무 사천왕에게 이야기해야겠다.


수천 년을 묵었지만 걸어서 사천왕을 찾아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나의 위세를 자랑하듯 화려하게 장식된 복도를 지나, 계단을 오르내리며 거대한 문 앞에 도착했다.


사천왕의 한사람

서큐버스 퀸 이블린의 방

그녀의 말소리는 모험가를 무장해제 시키고

그녀의 숨소리는 일국의 왕조차 노예로 만들어버린다.


그렇지만 나의 충실한 수하. 


문 옆 수정구에 손을 가져다 대니 문이 열린다.


"이블린, 있느냐?"


이블린은 넓고 화려한 가구로 차 있는 방의 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왕좌에 앉은 나처럼 방 중앙의 화려한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었다.


대답은 없었다.


마왕인 내가 친히 행차하였는데도 아무런 대답 없이 인형처럼 앉아있었다. 


불만을 품을 생각은 없다. 나에게만 자유가 주어졌다 하더라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나는 마왕 가장 위대하고, 가장 자유로운 존재니까 말이다.


서큐버스 퀸의 방을 나서자 문이 다시 자동으로 닫혔다. 


조금 더 둘러보자.



-



누구도 반응이 없었다.


사천왕의 나머지 세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마왕성 입구를 지키는 죽음의 기사부터 사육하는 괴물까지 그 누구도 움직이지 않았다.


괜찮다. 나는 마왕 어떻게든 된다.


그럼 밖으로 나가보자, 복도를 지나 정원을 넘어 마법의 광물로 만들어진 정문이 보인다. 


그 옆에는 역시 나의 수하인 거대한 가고일 석상이 있다. 마왕의 휴식을 방해하는 자들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듯 사나운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끄응차!"


마왕인 내가 힘주어 문을 밀어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는 갇혀버린 거다.



-



다시 왕좌로 돌아왔다. 무엇보다 떠나고 싶었던 왕좌에 다시 앉았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래 용사다. 변화에는 동기가 필요하다. 그 바퀴벌레 같은 용사 녀석이 다시 쳐들어온다면 분명 무언가 변화가 생길 거다.


나는 용사를 기다렸다. 멈춰있는 마왕성에 홀로 남아 아득한 시간을 보냈다. 처음으로 청소도 해봤다. 처음으로 체조도 해봤다. 처음으로 마법 연습도 해봤다.


시간이 흘러도 나 외에 자유를 얻은 이는 없었다.


'쿠르릉 쿠르르릉' 천둥·번개와 함께 마왕성이 진동했다. 왔다! 용사다! 용사를 죽이고 변화를 이끌어 나는 모두에게 자유를 선사하겠다!


붉은 머리의 용사, 그 뒤를 따르는 3명의 동료들 시간을 보내며 더욱 수련했다. 용사와는 이미 수백만 번 이상 싸워봤기에 모든 상황을 시뮬레이션해봤다.


용사는 언제나 붉은 머리의 용사지만 용사의 동료들은 달랐다. 성직자, 광전사, 격투가, 마법사, 연금술사, 궁수, 도적 등 각기 다른 특기를 가진 3명의 동료를 대동했다. 물론 이유는 모르겠지만 성직자, 마법사, 궁수의 조합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어떤 조합이든 상관없다. 나는 만발의 준비가 되었으니 내 지옥의 화염에 인류의 희망은 불타 없어질 것이다. 자, 와라! 미물들이여!


나타난 것은 붉은 머리의 용사도 아니었으며, 3명으로 구성된 용사의 동료도 아니었다.


머리까지 로브를 덮은 9명이 마왕성 중앙홀에 섰다. 무엇이든 상관없다. 세상은 신비한 것 용사를 지칭하는 무리의 형태가 바뀌어도 나는 불태워버리면 그만이다.


"드디어 여기까지 도달했군. 미물, 하찮은 각오 모두 불살라주마."


수백만 번을 반복했던 탓일까 자연스럽게 대사가 나와버렸다. 이제 전투다. 각자 한 번씩 돌아가며 기술을 쓰고 나는 중간중간 대사를 하면 된다.


그러나 전투는 일어나지 않았다. 9명 중 유독 화려한 장식의 로브를 입은 한 사람이 "오오오!" 하며 머리를 덮은 로브를 벗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노인, 척 봐도 엄청난 관록이 느껴진다. 소양이 없는 자라도 그 모습을 본다면 쉽게 대마법사 이상의 강자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마왕 방심하지 않는다.


자, 와라! 너의 선턴이다!


노인은 공격하지 않았다. 그저 "오오오!" 하고 다가와서는 기쁜 듯, 한편으로는 신기한 듯 나의 주변을 맴돌고 나의 자태를 감상했다.


공격하지 않겠다면 나의 차례다. 시간 오버다!


"죽음의 한기를 받아봐라!" 자유를 얻고 쓰는 마법의 감촉은 생생했다. 손을 타고 흐르는 이 압도적인 힘! 노인이 무슨 힘을 지녔든 그의 모든 세포는 정지할 것이다.


"아이스에ㅇ.." 빙결 마법을 발하기 위해 노인에게 뻗은 손이 마나의 빛을 발하자 노인은 나의 손을 낚아채듯 양손으로 붙잡았다.


큭, 무슨 힘이!


나는 마왕, 수백만의 용사를 상대한 제왕, 용사의 기량은 매번 차이가 있었지만 이런 힘은 처음이었다. 고작 손을 잡혔을 뿐인데 이 근력! 노인의 것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노인, 나에게 접근한 것은 너의 실수다. 주변을 지옥의 화염으로 불태우는 이것을 받아보아라.


"인페르노!"


나를 중심으로 일대를 날려버리는 강력한 화염의 폭풍이일어났다. 그 범위는 노인은 물론이거니와 가만 서 있는 나머지 8명을 덮고도 남는다. 불의 세례를 받아라!


노인의 모습이 화염에 휩싸인다. 그러나 노인은 멀쩡했다. 인페르노의 화염은 아무래도 좋다는 듯 신경도 쓰지 않고 이번엔 내 몸을 툭툭하고 건드리며 "오오오!" 하고 감탄하고 있었다.


너희들의 강함은 잘 알겠다. 그러나 나도 이것이 끝은 아니다. 최후의 비기, 별의 힘을 끌어내 나를 매개 삼아 방출하는 기술! 나도 무사하지 못하지만, 그것은 네 녀석들도 마찬가지다.


"별의 힘 앞에 사라져라, 스타라ㅇ.."


그때 건방지게도 노인은 뒤를 돌아보며 일행을 향해 말했다.


"김 상무, 마왕님하고 얌전히 얘기 좀 하지."


"예, 회장님." 이란 말과 함께 의식이 점멸됐다.



-



어쩐지 진정이 돼버렸다. 나와 9명의 불청객은 마왕성 중앙홀 탁자에 둘러 앉아있었다. 분명 인페르노로 일대를 태워버렸을 텐데 탁자가 멀쩡한 것이 이상했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마왕님, 정말 이렇게 보게 되다니 너무 영광입니다! 아마 이 세상 최고의 성덕이 누구냐 묻는다면 바로 저라고 대답하겠지요. 껄껄껄!"


노인이 웃으며 말했다. 뭐 대충 이 몸을 만나 영광이란 소리라는 것은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일단 상대해보자.


"그래, 미물 나에게 용건이 무엇이지? 이 몸의 시간을 낭비한다면 죽음의 땅의 주민으로 만들어주지."


최대한 위엄있어 보이는 자세로, 목소리를 깔고 말한다. 살짝 거만해 보이듯 눈을 가늘게 뜨며 한쪽 입꼬리만 살짝 올리며 여유를 보이는 것이 포인트다.


"물론입니다! 감히 마왕님의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지요! 음.. 그래.. 박 부장이 발표하시게!"


노인은 일행의 한 명을 바라보곤 말했다. 노인의 말이 끝나자마자 박 부장은 "예, 회장님!" 하고 씩씩하게 일어났다. 동작이 날렵했기에 충성심이 대단하다 생각했다.



-



박 부장의 설명이 길게 이어졌다. 우수한 두뇌를 가진 이 몸이 이해하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예컨대, 이 세상은 게임 속 세상이다. 아 그것은 이미 알고 있다. 충격받을 필요 없다. 회장이라 불리는 노인은 다른 세상의 사업가라 했다.


회장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90년대 인기 게임인 '레오전설'의 IP를 인수하여 50년쯤 지난 최근에 후속작을 만들었다고 했다.


'레오전설'이라니 참으로 건방진 이름이다. 이 세상은 마왕인 내가 다스리는데 어째서 용사의 이름인 레오가 쓰인단 말인가? '마왕전설' 훨씬 듣기 좋지 아니한가?


아무튼, 그 후속작은 최신 기술이 들어간.. 뭐 아무튼 대단한 게임이라고 했다. 이 나의 마음을 읽고 있는 그대들도 어떤 느낌일지 알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 회장의 사업체는 게임 산업 외에도 AI 산업에도 힘쓰고 있는데, 개발한 게임의 메인 AI를 제외하고도 2개의 AI가 각각 마왕인 나와 용사에게 적용되었고 지금은 테스트를 위한 접촉이라 했다. 학습이 필요하다나 뭐라나.


예컨대 세상을 관리하는 위대한 AI라는 힘이 이 몸에도 있다는 것이다. 필히 나에게 자유를 선사한 것은 그 힘이겠지, 다만 바퀴벌레 같은 용사 녀석도 같은 힘이 있다고 하였기에 탁자를 쾅 치며


"그런 미물도 이런 위대한 힘이 있단 말이냐!" 하고 소리쳤지만, 회장은 "자자, 진정하십시오 마왕님." 하고 내 손을 붙잡았다.


이 노인네 무슨 힘이 이렇게 강한지 꼼짝할 수가 없었기에 일단은 진정한 척을 해본다.


설명이 이어졌다. 예컨대 새로운 질서로 정립될 세상에 나와 용사가 일원이 되어 성장하여 최종적으로는 세상의 운명을 결정하면 된다고 하였다.


세상의 운명이라, 그것은 당연히 나의 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결국 로브를 덮어쓴 수상한 녀석들의 제안은 딱히 나쁘지 않았다. 말이 바뀐다면 쓸어버리면 그만이다. 다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하나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이 위대한 힘을 내 부하들에게 나누어 줄 순 없느냐?"


미물들이 웅성거렸다. 서로 귓속말을 주고받더니 최종적으로 회장에게 귓속말했고 "참고하겠습니다. 역시 마왕님!" 하고 답했다.


그렇게 이야기는 끝났다. AI, 무엇인지 알 바는 아니지만 나를 더욱 위대하게 만드는 힘 그것으로 충분하다.


운명의 숙적 아니 벌레, 용사의 AI는 나의 손에 의해 파괴될 것이다.


미물들은 '그럼 조금 기다려주십시요.'라고 말하고는 사라졌다.


나는 여전히 마왕성에 홀로 남아 기다렸다. 전보다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다.



-



【마왕 LV. 1】



-


https://blog.munpia.com/ckdtprl/novel/206236

(공모전 참가로 주소를 바꿨습니다.)


진부한 클리셰 바탕에 '왜?'라는 이유를 붙여서 연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자세한 설명은 문피아 공지에 있지만 글이 너무 길어 질 것 같아서 따로 올리진 않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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