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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존맛
2020-04-30 01:31:01 293 0 2

제목: 회귀자라고 착한 줄 아냐

프롤로그


눈 앞에 떠오른 푸른 창.


[인류의 과학기술이 정점에 도달하여 인간이 중급 종족으로 진화합니다.]


뭘까 잠자고 있던 내 눈앞에 떠오른 푸른 창은.


[지구가 진화하기 시작합니다. 진화 후 인류의 생존가능성 0%,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대응책 중 튜토리얼을 선택, 실행합니다.]


[튜토리얼을 시작합니다.]


[순간이동 5초전 5, 4, 3, 2··· 1!]


자고 있다 눈앞에 푸른 창이 떴다.


사랑스러운 동생들과 작별인사 없이 헤어졌다.


자다 깨니 수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져있다.


갑작스럽고, 황당하다. 허나 그 감정들 중 하나라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란 말인가.


저 앞에 있는 거인이 뿜어내고 있는 엄청난 기백 때문인가.


한 번도 가본 적 없던 장소로 이동했었다는 걸 눈치챌 겨를이 없었기 때문인가.


아니, 기쁘다. 왜냐고?


회귀했다.


모든 걸 잃고 회귀했다.


사람들은 날 쓰레기라고 부르던데.


어쩌라고 주인공은 나다.


1화


세상일은 아무도 모른다.

운 좋게 길을 걷다 돈을 주울 수도 있다.

운이 나쁘다면 길을 걷다 자빠질 수도 있다.

갑자기 거리에서 게이트가 발생하고 몬스터가 사람들을 도륙하는 세계가 펼쳐질 수도 있다.

그 누구도 믿지 않을 수도 있지만 누구도 장담 할 수는 없다.

미래도 가보지 않았는데 우리가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지 않은가?

맞다.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리고.

미래에는 1억 명의 사람들이 지구에서 자취를 감추는 일이 일어났다.

지금은 머나먼 과거의 일이지만.

이제는 머나먼 과거의 일도 아니었다.

‘회귀.’

1억 명이 사라진 그날.

그날로 나는 회귀했다.

‘그래, 그래 기억나네.’

끝을 헤아릴 수 없는 흰 배경, 저 멀리 앞에 보이는 검은색 로브를 뒤집어쓴 거인.

일치한다. 회귀 전 내가 봤던 것과.

‘그럼 회귀 전과 현재가 정확히 일치하는 건가?’

오래전의 기억을 더듬었다.

···아마도 내 왼쪽엔 분홍색 옷을 입은 울고 있는 소녀가 그리고 반대편엔 험악하게 생긴 근육질 아저씨가 있었던 것 같다.

고개를 돌려 확인해보았다.

정확하다.

“뭐··· 뭐야? 여긴 어디?”

“여긴 어디야! 집으로 보내줘! 안 보내주면 엄마한테 다 말할 거야! 후에에엥!!”

“이곳이 어디든 상관없다. 나의 오른손으로 물리쳐주지.”

갑작스럽게 변한 환경 때문일까. 대부분의 사람은 겁에 질려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 모든 것이 2번째 경험이다. 겁은 물론, 당황스럽지도 않았다.

나는 제자리에 가만히 서서 거인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네, 선택받은 1억 명의 지구인분들 다들 반가워요.”

멀리 떨어져 있던 나에게도 뚜렷하게 들려오는 한마디. 공포와 두려움에 떨고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앞을, 정확히는 거인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러나 거인의 로브에 달린 후드에는 마법적 처리가 되어있는지 거인의 얼굴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검게 물감을 칠한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장소가 바뀌어서 당황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이곳에 대해 설명을 조금만 하자면, 이곳은 총 100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탑이에요. 그리고 여러분들은 탑 안에서 살아가면서 성장하면 되는 거죠. 허약한 체질의 사람들이나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노력만 한다면 충분히 강해질 수 있는 곳! 튜토리얼에 온 걸 환영합니다!!”

“······.”

“뭐해요? 박수 안치고!”

움찔!

거인의 살기 어린 목소리를 들은 사람들이 그제야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엄청난 소음이 울려 퍼진다.

······시끄러운 소음이 점점 잦아들어갈 때쯤.

거인이 우쭐한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여기는 탑의 지하 1층 시작의 광장이에요.”

웅성웅성-

거인이 한마디만을 내뱉었을 뿐이지만 사람들은 그 한마디만으로도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여러분들 모두 푸른 창을 보고 이곳에 왔죠? 그걸 시스템이라고 불러요. 제가 친히 여러분들을 도와주고자 직접 만든 거죠. 엄청 힘들었어요. 그러니깐 당신들 지구인은 저한테 아주 커다란 빚을 진 거예요.”

거인에게서는 거대한 덩치에 맞지 않는 순수하고 어린 소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때문일까.

“······이 자식이 어? 아주 그냥 목소리부터가 어린 노무자식인데. 어디서, 어른 앞에 서서 말장난이야! 어? 덩치만 크면 다인 것 같아?!”

한 남자가 커다란 목소리로 거인에게 대꾸했다. 그 순간.

펑! 이상한 소리가 났고 남자의 머리통이 터졌다.

머리가 사라진 남자의 몸이 힘없이 바닥에 쓰려졌다.

털썩.

“으, 으, 으··· 으악!!”

그제야 남자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모든 사람이 제각기 도망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혼란의 도가니가 펼쳐졌다.

그러나.

“모두 멈추세요.”

거인의 한마디에 도망치던 모든 사람의 몸이 제자리에 못 박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

“역시 인간들은 귀찮아요. 머릿수가 많으면 대드는 것들이 하나씩은 꼭 있거든요. 또 어찌나 말은 많은지···. 이렇게 무력을 써야 정신을 차려요, 하여튼.”

“······.”

방금 전까지만 해도 신나게 떠들던 사람들이 한 명도 입을 열지 못했다.

“어디 보자··· 지구인들은 저의 존재를 신이라 부르는 거 같던데, 신은 너무 거창한 것 같지 않나요? 괜찮아요. 저는 거창한 걸 꽤나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신의 목소리에 대꾸한 죗값은 목숨 하나로도 부족하지만 제가 큰 자비를 베풀었네요.”

주변이 얼어붙은 듯 아무런 소리 없이 정적이 흘렀다. 소리의 존재 자체가 사라져버린 듯했다. 물론 내 입도 열리지 않는 것을 보아 저 신이라는 거인이 이상한 술수를 부린 것이 분명하지만 말이다.

띠링!

[상태이상: 침묵에 걸렸습니다.]

“조용하네요, 여러분들이 너무 시끄러워서 침묵 마법을 썼어요. 이 정도는 양해해 줄 수 있죠?”

역시, 침묵 마법이었다. 아주 좋은 선택이다. 입이 열려있으면 떠들어대는 게 인간이란 족속들이다. 가만히 놔뒀다면 언젠간 분명히 시끄럽게 떠들어댔겠지.

여기서 회귀 전의 나라면 침묵 마법 따위는 손쉽게 저항할 수 있었겠지만 현재 나의 육체는 평범한 인간의 몸, 말캉말캉한 살의 존재가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그럼 수다는 이쯤하고, 여러분들에게 튜토리얼에 대해서 설명해 드릴게요.”

드디어 본론을 말하기 시작한 거인.

“여기 튜토리얼은 여러분들이 짧은 시간 내에 성장할 수 있도록 지구인들에게 친숙한 게임이라는 소재로 만들어졌어요. 여러분들은 게임의 플레이어가 되서 튜토리얼을 클리어하는 거죠. 하·지·만! 이곳은 여러분들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 누구나 쉽게 통과하는 튜토리얼이 절대! 아니랍니다.”

후, 후, 후.

거인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난이도가 꽤 있는 튜토리얼이다. 이 말이죠. 그것도 아~~주. 그리고 여기 지구인들이 이렇게 많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요즘 시대는 양보단 질이랍니다?”

키득키득 고개를 숙이며 웃는 거인.

“그럼 튜토리얼도 적응할 겸 튜토리얼의 튜토리얼을 시작해볼까요?”

딱!

거인이 커다란 손가락을 튕겼다.

[튜토리얼의 튜토리얼을 시작합니다.]

[순간이동 5초 전 5, 4, 3, 2··· 1!]


* * *


이곳은··· 마치 방금 있던 장소의 축소판 같았다.

띠링!

[퀘스트: 살인에 적응하자.]

-적을 처치하십시오.

-정정당당한 1대1.

-이곳에서는 타인의 간섭이 사라집니다.

둘러볼 시간이 없다. 손을 휘저어 푸른 창을 치우고 앞으로 달려나간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충분했다.

앞에 있던 나무문을 열고 지나간다.

10살 정도는 됐을까.

구석에 쭈그려 앉아있는 소년이 보인다.

회귀 전과 일치한다.

‘···같은 사람을 두 번 죽이는 건 별로 마음이 내키진 않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이 튜토리얼에서는 한 명이 죽기 전까지는 밖으로 돌아갈 수 없다.

소년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미안하다.”

그와 동시에 소년의 얼굴을 향해 나의 주먹이 날아간다.

쐐액!

주먹이 공기를 세차게 가르고 나아간다.

퍼억! 퍼억! 퍼억··· 퍼억.

소년의 피가 얼굴과 옷에 튀긴다.

끈적하다.

날카로운 날붙이라도 있었다면 소년을 한 번에 절명시켜줄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건 이 보잘것없는 몸 하나뿐.

열대, 열대면 충분했다.

여리고 여린 어린 소년을 죽이는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해야하는 걸까.’

나와 또래의 헬창과 만났다면 저 구석에 쓰러져 있는 건 소년이 아닌 내가 될 수도 있었다.

“······.”

생각해보니 다행이었다.

띠링!

[칭호: 퍼스트 블러드를 획득하였습니다.]

-플레이어 중 최초로 생명을 꺾은 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생명체를 상대할 때 능력치 +30%

‘랭킹 1위가 이 칭호를 여기서 얻었었네.’

회귀 전 명실상부 PVP계의 1위.

그의 전적은 1021전 1000승 21패, 1000승을 달성한 후 돌연 모습을 감춘 베일에 싸인 플레이어. 그의 전적 중 21패도 그가 결투장에 입성한 지 1달도 안 된 신입 투사였을 때 저지른 만용이라던데.

그는 1000승을 달성했던 날 인터뷰에서 그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해준 칭호를 공개했던 적이 있었다.

‘퍼스트 블러드라고 했었지.’

그가 랭킹 1위의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게 해준 그 자체라 불려도 손색없는 칭호를 내가 가져가 버렸으니 이 시대에서는 랭킹에 변동이 있을지도······.

띠링!

[퀘스트: 살인에 적응하자. 클리어!]

보상

-시작의 광장 귀환 티켓*1

[보상은 인벤토리로 지급됩니다.]

띠링!

‘띠링?’

[칭호: 퀘스트의 선구자를 획득하였습니다.]

-최초로 퀘스트를 클리어한 자에게 주어지는 칭호.

-딱 한 번 퀘스트의 보상을 2배로 받을 수 있다.

“···뭐야, 원하는 보상을 2배로 받을 수 있다고?”

이게 웬 떡인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엄청난 칭호가!

이런 칭호는 회귀 전의 시대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종류의 칭호였다. 보상을 2배로 받을 수 있다니, 아쉽게도 한 번이라는 제약이 달려있긴 하지만 이건 분명히 엄청난 칭호였다.


2화


심호흡을 여러 번 해 흥분을 가라앉혔다.

“후··· 하.”

‘···맞다 티켓.’

확실히 마음이 차분해지니 생각이 정리된다.

“인벤토리”

굳이 소리 내서 말할 필요는 없지만 회귀 후 첫 시스템과의 대화이니 기분전환이라도 할 겸 소리 내서 말했다.

그러자 시야 앞에 비어있는 칸 99칸과 시작의 광장 귀환 티켓이 들어있는 칸 1칸이 보였다.

인벤토리 크기가 원래 이렇게 컸었나, 족히 2미터는 되는 것 같았다.

“인벤토리 크기를 1미터로 줄이겠다.”

슈우웅-

눈앞에서 푸른 창의 크기가 줄어들었다.

인벤토리 속 귀환 티켓이 들어있는 곳을 향해 손을 뻗었다.

손과 푸른 창이 맞닿은 지점이 물속에 손을 넣은 것처럼 울렁이기 시작했다. 그렇기 때문일까, 인벤토리에 들어간 손은 마치 물속에 손을 넣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쑤욱.

손목까지 집어넣자 손끝에 귀환 티켓이 잡힌다.

티켓을 잡은 채로 손을 꺼내자 티켓을 쥔 손이 보였다.

찌-익.

지체없이 찢었다.

순식간에 시야가 뒤바뀐다.


* * *


주변엔 여전히 사람들이 가득했다. 주변에는 흐느낌이 가득했다.

“튜토리얼의 튜토리얼을 통과한 걸 축하해요.”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거인이 입을 열었다.

“여러분들은 1억 명의 플레이어들 중 살아남은 5천만 명이랍니다. 조금은 자부심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요?”

‘···자부심인가.’

다 부질없는 짓이다.

“후후, 여러분들 저 마스터가 방금 엄청난 선행을 베풀었다는 거 아시나요? 귀환 티켓을 뜯었는데 플레이어 전부 같은 시간에 귀환했잖아요!”

마스터란 작자는 비슷한 말만 계속 되풀이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물론 아무런 대답도 없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가장 먼저 퀘스트를 클리어했던 플레이어에게는 정말 엄청나게 엄청난 보상이 주어졌답니다?”

‘확실히 엄청나긴 하네.’

보상을 2배로 받을 수 있다니, 마스터가 호들갑을 떠는 이유도 납득이 간다.

“······.”

“어쨌든! 제가 알려줘야 할 것들은 다 알려준 것 같네요. 플레이어 모두에게는 기본적으로 1동이 지급되니까 알아서 쓰시고요. 제가 사라지면 자동으로 1층으로 이동될 거예요. 저 없다고 너무 그리워하지 마세요. 그럼, 마스터는 여기서 이만! 뿅!”

거인의 거대한 몸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1층 시작의 마을로 이동됩니다.]

[순간이동 5초 전 5, 4, 3, 2··· 1!]

화악!

눈앞이, 시야가 빛으로 가득 찼다.

질끈.

빛이 너무 밝아 저절로 눈을 감게 된다.


* * *


눈을 떠보니 낯선 벽이 보였다. 벽이 무척 높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다.

내 기억이 일치한다면 이곳은 시작의 마을 정중앙 기둥의 안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튜토리얼 자체가 커다란 탑이다 보니 수많은 층들을 지탱해 줘야 할 기둥들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 이곳이 거대한 탑의 가장 밑바닥인 1층이니 만큼, 1층의 기둥들은 다른 층들보다 더욱 크고 단단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이 거대한 기둥은 5천만 명의 사람들이 다 같이 지내야하는 1층을 지탱한다. 지구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크기의 기둥 속에 지금 나는 존재했다.

‘운이 좋았다.’

진짜 정말 좋았다.

아무래도 순간이동이 되는 장소는 무작위였던 것 같다. 회귀 전 이 시간대의 나는 이 거대한 기둥의 중심부쯤에서 어리바리 타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만큼 멍청한 짓도 없었다. 뭐, 그 당시에는 할 수 있는 것도 없었지만 말이다.

“······.”

띠링!

[아, 까먹었네. 지금 풀어드릴게요.]

[상태이상: 침묵이 해제됩니다.]

[뭐라 하지 마세요! 차원 수십 개를 돌아다니고 있는데 까먹을 수도 있죠!]

[그럼, 진짜 이만!]

정말 하고 싶은 말만 하고 갔다.

침묵이 풀리자. 사람들의 당황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여긴 또 어디야···?”

“후에에엥! 집으로 돌려보내 달란 말이야!! 후에에엥!!”

“워, 워. 진정해 염룡. 그냥 이동한 거야. 네가 날뛰어버리면 ‘몰살’해버린다고···.”

어쨌든.

나는 지금 거대한 기둥의 거대한 출입구 근처에 서 있었다. 거대한 출입구는 거대한 구멍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나는 재빨리 출입구로 달렸다. 빨리 가지 않으면 저 출입구 앞은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게 된다.

···정말 수많은 사람들 말이다.

사람들을 밀쳐가며 열심히 달리고 있을 때.

“야!! 저기가 출입구다!!”

젊은 남자가 팔을 내뻗어 출입구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순식간에 수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남자를 쳐다본다.

‘저 자식이······.’

경쟁자를 늘리고 있는 저 인간의 얼굴은 마음속 깊이 기억해 뒀다.

슬쩍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자.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나를 뒤따라 달리고 있었다. 대충 본 것만 해도 수백 명은 되는 것 같은 사람들이 말이다.


* * *


“후우.”

다행히 별다른 방해 없이 기둥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며 신선한 공기를 만끽했다.

‘달콤하다.’

인간의 손길이 거치지 않은 곳이라서 그럴까. 공기가 정말 달콤했다.

적당히 숨을 고른 후. 나는 상점을 들리기 위해 또다시 달렸다. 상점의 물량은 정해져 있으므로 질 좋은 무기를 사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빨리 가야 했다.

근데 내가 누군가. 회귀자 아닌가. 다른 사람들이었다면 커다란 지도를 한참이나 끙끙대며 봐야 찾아갈 수 있는 길도 다 알고 있는 게 회귀자다.

‘튜토리얼에서 몇 십년을 굴렀는데 길도 기억 못 하면 회귀자 자격 박탈이지.’

물론 나는 꼼꼼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회귀 전의 기억을 바탕으로 골목골목을 휘저어 가며 지름길을 활용해 가장 가까운 상점에 도착했다.

상점은 총 10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높은 건물이었다.

도처엔 상점보다 큰 건물들이 널려있었기 때문에 상점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지만 상점의 8층 언저리에 매달려있는 〈상 점〉이라는 커다란 표지판 덕분에 상점은 꽤 눈에 띄는 건물에 속했다.

“일등이네.”

상점의 표지판이 아무리 눈길을 끌어도 일개 플레이어가 지름길까지 활용하는 나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아마도 대부분은 지금쯤 출입구에서 부대끼고 있을 터였다.

‘나도 한땐 그랬었고.’

상점으로 들어갔다. 굳이 문을 열 필요도 없었다. 이곳 시작의 마을의 건물들은 대부분 문이 자동문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시작의 마을은 거인이 우리 인간들이 적응하기 쉽게 현대식으로 만들어주었다. 덕분에 얼마나 편리하고 좋은가. 정말 고마운 신이다. 5천만 명을 증발시켜버린 것만 빼고 말이다.

뭐, 남은 5천만 명한테 살인 경험을 줬으니 고맙다고 해야 하는 건가. 살인 경험은 익히기 쉽지 않으니.

건물 안은 깔끔하게 청소되어 있었다.

쭉 달려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진열되어 있는 다양한 종류의 무기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대단한 무기는 없었지만 기본적인 무기들은 굉장히 많았다.

카운터 뒤에 앉아있는 NPC에게 다가갔다. 일정범위만큼 다가가니 NPC가 일어섰다.

“무엇······.”

“여기서 가장 질 좋은 단검이 필요하다.”

다 들을 필요도 없다. NPC의 말을 끊고 대답했다.

초보자에게는 단검만 한 게 없었다. 장검은 너무 무겁고 활은 맞추기가 어렵다. 그러나 단검은 휴대하기 편하고 휘두르다 내가 다칠 위험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볍다.

NPC가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50철입니다.”

“여기, 1동이다.”

1동으로 단검을 구입했다. 구입한 단검을 손에 쥐니 눈앞에 단검의 정보가 떠올랐다.

[아이템: 상점의 질 좋은 기본 단검]

-상점에서 최초로 판매한 기본 단검.

-공격력 +11.

역시 예상했던 대로 최초의 타이틀은 무기에도 적용됐다.

원래라면 공격력 +10이라고 적혀있어야 할 정보 창에는 공격력 +11이 적혀있었다.

인벤토리를 열어 단검을 넣고 거리로 나왔다.

‘어디로 가야하지?’

레벨의 효율을 생각해서는 서쪽 사냥터의 멧돼지들을 사냥하는 것이 좋지만 지금은 가장 빨리 사냥터에 도착해야 한다.

‘······남쪽 사냥터.’

생각이 정리되자마자. 남쪽 사냥터를 향했다. 당연히 지름길을 이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질문

1. 문피아에서 연재를 하고 싶습니다. 문피아에서 1화부터 무료로 연재를 하다가 26화부터 유료로 연재를 한다고 치면 1화부터 25화까지는 3000자, 26화부터는 4500?자 이상 써야하는 건가요?

2. 문피아에서 독점연재를 한다면 만약에 카카오에서 제의?가 들어와도 못가는건가요?

3. 카카오에서는 한편이 몇자인가요? 카카오에서는 공백도 글자수에 포함이 되는건가요?


후기

제가 나이가 좀 어린데 소설을 읽다보면 주인공의 성격이 암걸리거나 유치한 것이 너무 싫어 직접 글을 써봤습니다. 지금은 5화까지 쓴 것 같네요. 언젠간 나비계곡님이 유명해진다면(물론 지금도 유명하지만) 피드백을 요청해도 못 보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급히 피드백을 요청해봤습니다. 어쨌든 피드백 부탁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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