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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 [작은여행기] 6. 어제 운이 좋았던 건 오늘 운이 나쁠 것이기 때문이다

Broadcaster 리르리안
2021-11-02 18:45:31 41 0 0

[본 여행기는 개인적인 관점에서 편한 작성을 위해 반말로 작성되었습니다.]

[내용의 시점이 3주 가량 된 이야기라, 사실이 약간 왜곡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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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4일, 목요일.


지금까지의 아침과 다름 없는 아침.

그래도 전날 일찍 도착해서 그런가,

몸도 상당히 풀렸고

마음도 상당히 풀렸다.

오늘 목적지도 가깝고,

모든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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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목적지인 서천군 비인해변(비인해수욕장). 이 선택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비인해변 근처 숙소를 검색해보니,

모텔이 하나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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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풍경을 잘 기억하자.>


여기가 오늘의 목적지.

여길 찍고 내일 군산 시내로 넘어가면 된다.

"어제... 숙소를 좀 찾아봤는데,

민박(이라고 쓰고 펜션이라 읽는 곳)이랑 펜션밖에 없고,

모텔 딱 하나 있거든?

근데... 있을 지 없을 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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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는 길에, 심지어 도착지에도 밥을 먹을 곳이 없기에,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 먹기로 한다.

20분을 걸었는데도 아직도 대천해수욕장.

해수욕장 끝자락에 있는 한 해장국집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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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다.>


재빨리 먹고 계산을 한다.

그리고 커피 한 잔을 뽑아 나가려는데

계산을 하신 사장님이 말을 거신다

"많이 걸으셨나봐?"

"헤헤, 네.. 오늘이 6일째에요."

"아니 다리를 이렇게 절어서..."

발목이 아파서, 발가락 물집이 따가워서 발을 좀 절었는데,

그걸 보시더니 안쓰러워서 말을 걸어 주셨나보다.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고,

사장님이 커피 좀 더 뽑아 가라고 이야기를 하신다.

항상 말하지만, 이런 건 좋다.

국밥 값을 깎아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커피 한 잔 눈치 안 보고 더 뽑아 먹는 정도인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10초의 응원은 1시간의 체력 버프를 준다.

국밥의 든든함만큼, 마음도 든든해지는 아침이다.


----------------------------


천천히 길을 나선다.

아직 신발 안이 좁다.

신발이 덜 늘어난 것도 있겠지만,

발 한쪽 당 4개의 밴드를 감아두고 다니니

속이 더 비좁아졌나보다.

그래도 밴드를 감아야

적어도 발가락 물집이 아파서 못 걷는 상황은

나오질 않는다.


이제 남포방조제를 건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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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애매하지만, 비만 안 오면 이런 날이 더 좋다.>


방조제라 그런지, 역시 자전거길이 잘 나있다.

평일의 자전거도로는,

도보여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최적의 길이다.

자전거 걱정도, 자동차 걱정도 할 필요가 없으니까.


주변을 둘러보니,

방조제 옆으로 저수지가 있다.

아마 방조제를 쌓으면서 만들어진 저수지겠지.

오늘따라 저수지가 예뻐 보인다.

하늘의 구름이 거울처럼 비치는 모습이,

옛날에 본 소금사막 사진 같은 느낌이다.

이건 정말 사진을 어떻게든 찍어 가고 싶다는 생각에,

방송을 켜둔 채로 사진을 찍어본다.

그동안은 혹시라도 잘못하면 에러가 나고

카메라가 아예 작동을 안할 것 같아 해보지 않았는데,

(실제로 출발 전 테스트에서는 이랬던 적이 있다.)

이건 방송을 꺼뜨리더라도 찍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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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샷으로는 고화질 사진을 담을 수 없다.>


"어? 되네?"

물론, 앞 카메라로 방송을 내보내면서 뒷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건 안되지만,

잠시 송출화면을 블랙으로 만들면

사진을 찍고 무사히 송출화면으로 돌릴 수 있었다.

아,

이제는 찍고 싶은 풍경이 있으면 그냥 찍자.

어차피 들어오는 사람 하나 없는데 뭐.


-----------------------------------

cf)

혹시라도 나처럼 방송으로 도보여행을 송출하는데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이 들어왔으면 좋겠는 사람,

전업 스트리머인데 팔로우가 적은 사람이라면

카테고리를 야외방송이 아니라 저챗으로 맞추고 가자.

나는 그게 유효한 걸 오늘 다른 방송을 통해 봤다.

어차피 카테고리라는게 결국 참고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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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조제를 건너며

들어온 사람과 대화를 나누니 확실히 힘이 덜 든다.

여러가지 질문을 많이 해 주는데,

너무너무 고맙다.

말을 하면 노동요를 부르는 것처럼 힘이 나기 때문이다.


도보여행할 때 그래서

사람과의 대화란 게 필요하다.

둘이서 가면

숙소비도 아끼고 대화 상대도 있고 

유사시에 서로 보호해줄 수 있어서 여러모로 좋기에

나는 두 사람이 가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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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웃고 있지 않은가. 이게 바로 대화의 힘이다.>


하지만,

이제 내 나이 쯤 되면 그렇게 시간을 맞출 친구가 없다.

이렇게 2주 이상 걸리는 여행을 같이 갈 친구가,

아니,

2주 이상을 휴가를 쌩으로 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도 나중에 이런 걸 또 갈 수 있을까?

여러모로

내가 참고했던 그 블로그의

어르신이 정말 신기하고 대단해보인다.


-------------------------


바다를 따라 걸으니, 기분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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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언제나 옳다.>


근데 뭔가 좀 이상하다.

분명히 방조제를 건너면 바다가 안보여야 하는데...

왜 바다를 따라가는 것 같지?

거기에 간간히 보이는 

[서해랑길]

거기에 예정되어있지 않은 오르막.

나는 급하게 지도를 켜 본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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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길을 또 잘못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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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신나게, 당연하다는 듯 우회전을 하겠다고 말을 했지만, 사실 직진이 답이었다.>


"아...씨..."

이미 돌아가기에는 늦었다.

어차피 뒤돌아가서 가느니, 앞으로 가서 좀 돌아가는게 낫다.

어차피 오르막도 거의 다 끝나가고, 곧 내리막이 나오겠지.

일단 가기로 한다.

어차피 오늘 목적지까지 25km면 가니까...

좀 돌아가도 30km 언저리겠지...


그래도 서해랑길로 되있는 길이라

걷기는 나쁘지 않았다.

바다 풍경도 좋고,

바람도 많이 불고.

길도 나름 괜찮았다.

물론 중간에 다시 지방도로 빠져서 나아가야 했기에

풍경을 오래 즐기지는 못했지만,

어차피 못 즐겼을 풍경이었으니

조금이라도 즐긴 걸 다행으로 여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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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원래 가야했던 길과 만났다. 열심히 설명을 해 놓는 중. 이런 증거가 있어서 이 글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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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도를 좀 걷다 다시 논길을 걷는다.

점점 콘크리트 농로의 단점을 느끼게 된다.

너무 딱딱하다.

차라리 아스팔트 길을 걸을 거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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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농로를 걷는 이유는, 거리도 가깝고 이 풍경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이게 길이 맞나 싶은 길이 나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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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 사상 처음 보는 흙길. 콘크리트조차 발려있지 않은 흙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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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길이 끝나니, 돌로 이루어진 길이다. 주변에 기지국조차 없을 정도로 그야말로 오지의 느낌>


그래도 계속 나간다.

왜냐면 여기 차가 왔다갔다 하는 걸 봤으니까.

일단은 그래도 "길" 이라는 거다.

그렇게 쭉 가니, 다시 아스팔트 길과 만난다.

그리고, 나는 왜 이 길을 소개했는 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지금 그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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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로드뷰 사진. 예전에는 이랬던 곳이라서 그냥 흔한 산길 느낌이라 소개를 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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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로드뷰 사진. 오른쪽 모자이크가 큰 이유는 알아서 판단하길 바란다. 참고로 나도 저 쪽은 안 나오게 찍었다.>


-----------------------------


오늘은 보령을 정말 못 벗어난다.

5시간을 걸었는데, 아직도 보령시 권역이다.

걷다보니 밴드가 좀 풀어진 느낌이 들어서,

잠시 버스정류장에서 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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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 간판을 보면 알지만, 아직 보령이다. 시골인데 노선도는 깨끗한게 정말 신기하다.>


아까 같이 대화를 나누던 시청자가

아직도 같이 자리를 지켜주고 있었다.

오늘은 저 분에게 한 10번의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다.


밴드를 다시 확인하고,

파스를 다시 확인해준다.

사실 생각이 안 나서 어제 못 썼는데,

어제 끝나고 편의점에서 파스를 사서

군생활 할 때 아팠던 그 발등 부위에 붙여주었다.

그리고 비상식량 하나를 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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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식량을 먹느라 잠깐 벗은 것 뿐이다. 날이 더워서 옷이 축축해졌다.>


-------------------------------------


다시 출발.

어느 새 우리는 서천과 보령의 경계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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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황교. 이 근처는 아는 사람들은 아는 낚시 스팟이라고도 한다.>


다리는 아스팔트지만, 한산하다.

아무래도 농기계들 건너라고 만들어둔 다리인지

갓길 없는 이차선 도로 폭인데 중앙선이 없다.

그래도 아스팔트로 된 농로는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뜻이고

걷기에도 참 좋은 길이다.


--------------------------


서천에 들어섰다.

물론 아무런 이정표가 없기에

느낌은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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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늘이 없는 농로는 힘이 든다.>


어딘가에서 새 우는 소리가 들린다.

첫날에도 들었던 것 같은데

이 계절에 새 소리가 이렇게 많이 들리면,

분명 철새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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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새가 부럽다는 말은 이럴 때 하는 걸까.>


이번 도보여행 하면서,

평생 볼 철새들의 이동은 다 보는 것 같다.


cf)

이때 철새들 못 찍은 줄 알았는데...

어떻게 잘 찍혀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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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어귀의 버스정류장을 만나니 그제서야 서천군에 들어왔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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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는 곳은 아까 말했듯이,

민박과 펜션만 있고 주변에는 그 흔한 편의점 하나 없는 시골이다.

그래서 하나로마트가 있는 면소재지로

돌아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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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중학교가 보인다. 중학교가 있는 면소재지는 사람이 꽤 많이 사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동네에 들어서니, 하나로마트와 편의점이 보인다.

아쉽게도 약국은 없다. 

이 정도 규모에서는 사실 약국을 기대하면 안 된다.

웬만한 음식은 하나로마트에서 사고, 편의점에서는 모자란 밴드와 파스를 사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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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다녀온 걸 찍어두고 싶었다.>


이제, 준비는 끝났으니,

1시간만 걸어가면 도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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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한 모텔 근처에 다 왔다.

여기도 서해랑길이긴 한데,

도보로 걷기 위험한 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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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우리나라 해안 둘레길은 이런 부분이 많다.>


어차피 나는 걸어가야 한다.

그냥 간다.

다행히도 갓길이 좀 있고, 차가 거의 없어서 갈만하다.


그리고 목적지 도착.

근데 뭔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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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 엘리베이터가 꺼져있다. 카운터도 굳게 닫혀있다. 불도 꺼져 있다.>


영업을 안하는 듯한 모양.

밖에 있는 입간판에도 모텔이라는 말을 가리고 달방 한다는 말로 바꿔두었다.

근데 이건 달방조차도 안하는 분위기인데...

일단 방송을 끄고 전화를 해보기로 한다.


"여보세요?"

"저기 전화번호 보고 전화드리는데요... 모텔 하시나요?"

"모텔 안 하는데요."

"헐..."

"왜요? 오늘 하루 묵으시려고요?"

"네..."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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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안경으로 보면 생생하게 저 당시 내 멘탈을 감상할 수 있다.>


결국 다시 방송을 켠다.

"여러분... 어찌 나의 예상은 한치를 벗어나지 않는지...

 미리 연락을 해봤어야 했어..."

펜션도 제대로 안하는 느낌의 대응이었기에,

일단 목표로 했던 비인해변 근처로 간다.

제일 싼 숙소가 6만원이라는 건 알고 갔으니,

6만원이면 그냥 자기로 한다.


일단 해변에 도착.

이제 배터리도 슬슬 떨어져간다.

얼른 숙소를 찾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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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해변은 이렇게 도보를 깔고 가로등을 설치해서 야간에도 구경하기 좋게 해 놨다.>


아무리 찾아도 싼 곳이 안보인다.

어떡하지...

갑자기 불안함이 엄습해온다.

이러다가 진짜 한 10만원 주고 자야하는 거 아니야?

너무 불안해진다.

어쩔 수 없지.

이럴 땐


카페인이다.

근처에 검색이 되는 카페가 두 군데 있어서, 그쪽으로 가본다.

마침 두 카페 모두 펜션을 같이 운영한다.

나는 한 쪽은 가격이 매우 비싸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리고 다른 쪽의 펜션이 작은 방이 있었기에

그쪽으로 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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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 한잔과 함께 바로 숙박까지 일사천리로. 사장님은 노 났지 뭐.>


커피 한 잔을 시키면서, 대화를 시작한다.

"사장님... 오늘 숙박 되나요?":

"되죠?"

"혹시 얼마..."

"...혼자 오셨어요?"

"네...."

"저희가 하루에 8만원인데... 혼자 오셨다니까 6만원에 해 드릴게요."

"!!!"

듣던 중 반가운 소리.

일단 내가 생각한 가격에 맞춰 주었으니, 찬 밥 더운 밥 가릴 필요가 없다.\

"아... 그럼 해주세요..."

그리고 나오는 안도의 한 숨.

그래도 내가 용납할 수 있는 선에서 지출이 끝났다는 것에서

너무나도 큰 감사함을 느꼈다.


뭐,

들어가서 보니 원래 7만원짜리더라.

그래도 저 가격보다도 만원 할인 받았으니 상관없다.

거기에 정원 4명짜리 방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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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코 앞 + 노을 전경 + 파도소리를 2만원에 샀다고 생각하면 숙소비는 정가.>


어쨌든, 도착했으니 됐다.

긴장이 풀리니,

아까까지 참고 있던 아픔이 몰려왔다.

발바닥은 화끈거리고,

발바닥의 물집은 따끔거렸으며

종아리와 허벅지는 욱신댔다.


엄마하고 전화하니 드는 생각.

이거...

과연 무사히 여수까지 갈 수는 있는 걸까?


----------------------------


결과

예상 : 27.5km

실제 : 32.73km - 끝나고 슈퍼 갔다온 거 = 32km

역시 길을 헤맨 것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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