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녕이데려오깨 0

전에 꺼에 이어 이것도 군생활 썰입니다만... 스펙타클한 일들이 많아서 거짓말이라 오해받을거 같지만 ㅠㅠ 실제로 있던일들입니다.

멧돼지와의 미팅은 그리 대단한건 아니고 이번에도 GOP에 근무할 때 일입니다. 저희는 대대나 중대 같이 모여 있지 않고 외딴 산에 외딴 건물안에 수색대, TOD, 관측분대, 행정일하는 분대 이렇게 다른 대대가 모여있다보니 인원도 많지 않고 밥을 먹고 남은 짬들을 모으지도 모을수도 없어서(모아놓으면 주변 동물들이 먹으러 와서 벌창을 해놓음) GOP 입구에서 조금 가면 보이는 벼랑?에 버렸습니다. 그리 높지는 않고 한 2~3미터 정도 되는 높이입니다. 이때는 바야흐로 김치맨을 하고 난 얼마 뒤 또다시 하늘에서 쓰레기가 많이 내렸고 다행이 식재료 차는 올라와서 김치맨 2 윈터솔져는 찍지 않았습니다. 타 중대원들과 있다보니 당번도 돌아가며 하기에 짬을 버리는 일은 저희가 했었었습니다.

동네 사는 멧돼지, 고라니, 독수리 등등 이놈들도 저희가 밥먹는 시간을 알아서 밥시간이 되면 짬버리는 곳에 가족끼리 기다리고 있기에 약간 밥주러 간다는 생각으로 짬이 든 큰 채반같은걸 들고 나가는데 아뿔싸 눈이 와서 벼랑 끝을 밟지 않고 눈을 밟아 벼랑으로 떨어졌습니다

 대략 이런 느낌

다행이 밑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어서 다치지는 않았는데  문제가 되는건 먼저 

1. 여기는 지뢰밭이고 어디가 지뢰인지 모른다.

2. 멧돼지는 배가 고프다

3. 짬이 떨어지고, 난 짬통 속에 있는 짬 묻힌 외로운 군인이다.

4. 멧돼지가 달려온다.

짬떨어지는 소리에 멧돼지들이 눈에 불을키고 달려왔고.... 짬은 내 몸에 다 묻어있고... 내 거친 생각과...불안한 느낌과.... 그걸 지켜보는 멧돼지들 그렇게 1:6 이상의 멧돼지 미팅이 시작됐습니다.

그래도 이놈들이 밥주던 사람이라고 좀 다가오다가 멈춰서 저를 째려보고 눈치를 보더군요 한 5초 정도 째려본거 같은데 체감상 1분이 넘은 느낌이였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군복에 묻은 짬들을 천천히 털어냈고, 털때마다 멧돼지들이 반응하며 조금씩 다가오길래 저도 엉덩이로 비비적 거리며 조금씩 뒤로 도망갔습니다. 그렇게 한 2~3분 쯤 지났나? 짬버리는 곳에서 조금 멀어져서 멧돼지들이 이제 개걸스럽게 짬을 먹기에 뒤도 안돌아보고 뛰어서 샛길로 올라왔습니다. 

그렇게 무사히 단체미팅은 커플 성사없이 잘 끝났답니다~ 그리고 GOP에서 수도관이 동파되어 짬군복은 눈 녹여서 빨았답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