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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사연 쥐 잡으려고 복도에서 국지도발한 썰

씨앵쥐
2022-10-24 22:12:59 113 6 2

군대 얘기 나와서 다들 많고 많은 군대썰, 저도 하나 써봐요.


국지도발. 대충 소수의 적군이 넘어오면 그 인원들을 잡기 위해 조를 나눠서 산 같은데 짱박혀서 방어선을 연결하고 무한 대기 타는 훈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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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가 끝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K-4분대장 하사님과 선임 한 명이 라디에이터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니, 라디에이터 안에 쥐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동안 겨울이라 라디에이터를 틀고, 실내가 따듯하니 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었습니다. 하사님은 이 쥐를 잡아야겠다고 벼르고 있었고, 복도에 사람이 몰려 있으니 점점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날은 기억은 안 나지만 새로운 뭔가를 부대에 들인다고 적당한 크기의 박스들이 많이 남았었습니다. 누군가 이 박스들을 가져왔고, 자연스레 1차 방어선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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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지원실에서 엄청 긴 쇠자를 가져와서 하사님이 쑤시고, 나오는 쥐를 쓰레받이에 넣어 잡는 계획이었습니다. 모두가 빈틈 없이 자리를 잡고, 하사님이 쑤시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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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병 병장쪽이 뚫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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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깜짝 놀라 다 같이 박스를 들고 달리며 쫓은 곳은 축구공, 조끼 같은 용품들을 넣어놓은 박스쪽이었습니다. 문제는, 바로 옆이 생활지원실(=행정반). 생지실로 들어가 숨어버린다면 총기보관함들을 전부 들어내야하는 대참사가 벌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다들 자리를 잡고, 2차 방어선을 세운 후 다시 하사님이 쑤시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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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급병 병장쪽이 또 뚫리고 말았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쥐는 생지실로 숨어버렸고, 하사님은 병장 이름을 부르짖으며 생지실로 우르르 몰려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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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다행히 어디로 들어가는지 보았고, 그 곳은 중대 내에 전파할 때 쓰는 마이크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좁은 곳이었던만큼 이번엔 정말로 3차 방어선을 빈틈 없이 꽉꽉 채웠고, 하사님은 쓰레기 비닐을 손에 쥐고 있었습니다. 쥐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구멍이 없자, 위로 기어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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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무슨 생각이었는지 하사님은 됐다! 하며 그 비닐로 쥐를 잡아쥔 순간 외마디 비명을 질렀고, 피가 뚝뚝 떨어졌습니다. 그렇습니다. 쥐의 이빨이 비닐을 뚫고 손을 물 생각을 못 했던겁니다.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진 쥐를 바로 빗자루, 쓰레받이를 쥐고 있던 맞후임이 집어넣었고, 일사천리로 다른 사람이 비닐을 꾸겨넣어 나오지 못하게 막아버렸습니다. 비닐로 둘둘 감아 막아도 쥐가 뜯고 나오려하자, 다 같이 흔들어! 흔들어! 소리질렀고, 위아래로 흔들리는 쓰레받이 안에서는 쥐가 퉁퉁퉁퉁퉁투퉁 소리를 내며 얌전해졌습니다.



그렇게 국쥐도발은 마무리 되었고, 그 쥐는 야생으로 방생되었습니다. 그리고 하사님은 바로 병원으로 실려갔고, 소대장님은 살다살다 쥐에 물린 사람은 처음 봤다고 어이없어하셨습니다. 후에 하사님에게 듣길 잘 치유됫고, 대대 내 모든 간부들에게 쥐에 물린 사람으로 유명해졌다고 들었습니다. 다 큰 남자들이서 쥐 한 마리 잡으려고 우르르 몰려다니며 뛰어다닌게 정말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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