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서서히
태양이 반대편으로 넘어가기 시작한다. 나는 그것을 본 순간부터 먼 거리를 걸어 태양이 비추는 영역을 쫓아간다.
태양이 비추는 것 중에는 한 허수아비가 있었다. 나는 그 허수아비 아래에서 소금 두 조각을 주웠다. 한 조각을 햝는 순간 피의 맛이 났고 다른 한 조각을 손을 벌벌 떨며 부러뜨렸다. 바스라진 소금의 무수한 파편들이 허수아비 아래로 다시 낙하한다.
그 순간 태양은 나를 가리키지 않았다. 빛의 산란된 파편들을 회수해버렸다. 나는 내 눈에서 잃어버린 파편을 찾기 위해 버둥거렸다. 그러다 만질 수 없는 것들이라는 사실에 내 손을 서서히 부러뜨렸다. 그럼에도 내 손은 온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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