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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게시판 집착이 심했던 아이

kana1597
2020-05-28 13:25:41 38 1 0

어제 뱅송 채팅에서 집착하는 애인으로 토크가 나와서 써보는 사연입니다


일단 그 아이는 저랑 한 살 차이였고, 꽤 오래 알았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학원에서 알았으니 스무 살 기준으로는 5년정도 된거죠

게임도 같이 할 만큼 친한 사이였습니다

그 아이는 전문계를 가서 취업하려 했고 저는 일반계 거등학교에서 대학 진학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때부터는 자연스레 톡만 하고 정작 만나기는 힘든 사이가 되면서 점점 서로의 거리가 멀어졌죠


그러다가 스무 살 11월, 그 아이가 같이 하던 게임을 다시 시작했는데 복귀할 생각 있냐고 연락이 왔습니다

오랜만에 그럴까 하고 그 게임을 같이 하게 됐었죠, 11월이 지나 그 아이는 한창 한가할 때였고, 동아리 활동도 슬슬 식어갈 시기여서 저 역시 마찬가지로 한가했죠

같은 공간에 있지 않더라도 같은 취미생활을 해서인지, 그 아이와 저는 예전만큼이나 다시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만나서 밥 사달라고, 자기도 이제 10대가 얼마 안 남았다면서 놀자고, 대학생활 궁금하다고 만나서 이야기 좀 해달라고 하면서 점점 만나는 빈도도 많아졌죠


하지만 저는 그 아이를 여사친 이상으로 보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리고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알게 됐는데 연애 경험이 전무했다고 합니다

아무튼 당시에 마음이 없어서 그랬나 같이 보낸 시간들을 뒤늦게 돌아보면 그게 썸 탔던 거였죠


어느 시기를 기점으로 그 아이는 제가 연락을 받지 않으면 화를 냈습니다

만나서도 투닥거리면서 노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 아이가 진심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연애 경험이 없어서 감정도 잘 못 숨기는 것 같고, "설마?" 했습니다

학교로 조용히 찾아오더니 이야기 좀 하자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가 먼저 고백을 해와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는 대학을 가지 않아서인지 대학생활에 대한 낭만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인기 많냐, 길 가다가 번호 따여봤냐, 여자 몇 명이나 만나봤냐, 주변에 여자 많냐, 누나들이 잘해주냐 등등..

처음엔 그러지 말라며 웃으면서 넘어갔었죠


하지만 시험 기간에 공부하는 시간에도 지속적인 연락을 바라고, 강의 시간에도 계속 연락을 바라는 점은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강해져만 갔습니다

나중에는 "시험이 먼저야, 내가 먼저야", "강의가 먼저야, 내가 먼저야", "학점이야 나야"같은 어이없는 질문도 듣게 되었죠


변론거리가 사라진 무고한 사람은 말이 없다는 이유로 죄인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혼자 화를 삭혀야 했고 항상 잘못했던 사람, 항상 사과하는 사람은 저였습니다


그 뒤에 고학년 형들과 신입생 술자리가 있었습니다, 물론 남자만 있었죠

지금 아니면 언제 만날 지 모르는 형들이라 여자친구에게 허락을 구했습니다

당연히 안 된다고 하였죠. 남자만 있는 거 맞냐고 물어보기에 인증샷 찍어서 보내주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애걸복걸 하니 그래도 보내주긴 했었죠, 그 때까지만 해도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술자리에 가서, 카카오톡을 3분도 되지 않은 텀에 계속 보내면서 "내가 여길 온 이유가 뭐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그리고 핸드폰을 자리에 놓고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 형들이 저를 부르더니

"너 밖에 나가서 통화 하고 와야겠다 OO아, 받으려고 받은 건 아니고 너 없던 몇 분 사이에 부재중이 5번인가 6번 오니까 안 받기도 뭐해서 받았다, 화장실 갔다고 하는데도 자리에 다른 여자랑 같이 있는거 아니냐고 계속 물어보고 그러더라."


그동안 쌓인 것들이 폭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내면은 소용돌이 치고 있었지만, 그래도 일단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통화 버튼을 눌렀습니다

하지만 첫 마디가 "화장실 가는데 핸드폰도 안 봐? 뭐하는 거야?" 였습니다.

"화장실 잠깐 10분 갔다오는데 핸드폰 들고가기도 그래서 자리에 놓고 갔다왔어." 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니

전엔 시도때도 없이 답장해주고 그러지 않았냐며, 좀 서운하다고 하더군요.


뒤틀리기 직전이었던 제 마음은 그 때부터 완전히 비뚤어지고 어긋나게 되었습니다.

끝을 보자는 식으로 그랬습니다


"너, 나 없는 동안에 전화 엄청 찍어대서 형들도 내 눈치보고, 자리 분위기 완전 망하고, 이럴 거면 내가 왜 매달렸는지 현타가 온다" 라고 이야기했더니, "그래, 왜 갔어?" 라고 했습니다.

결국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라서 이성의 끈이 끊어졌습니다.


"야, 난 내 시간도 없고 내 사람들이랑 잠깐 이야기도 못하고, 잠깐 화장실도 못 가지?"

라고 하니까, 미쳤냐며 화내는 그 아이였습니다.


"시험 기간에 공부하는 것 가지고도 답장 안 한다고 트집잡고, 강의중에 핸드폰 잠깐 못보냐며 역정내고, 내가 계속 사과하니까 호구처럼 보였냐? 나를 존중해준 적은 있냐? 공부에 대한 압박 심한거 알면서, 넌 나한테 그러면 안 됐다."

평소에는 꼬리 내리며 사과하던 저였는데, 한없이 화를 표출하니 그 아이는 저에게 미안하다며 화 좀 삭히고 이따가 자리 끝나고 이야기 좀 하자고 하였는데 그 당시 저에겐 웃기지도 않는 소리였습니다.


"이야기? 내가 이야기 할 시간은 전에 많았는데. 그리고 네가 내 이야기 들을 시간도 엄청 많았었지. 이야기 할 시간이 아니라 이야기 들을 시간이 필요해 보이는데 너한테는? 그리고 지금은 그 시간이 다 지나서 너무 늦었지. 내일 다시 얘기해."


이렇게 이야기하고도 그 날, 그 분노가 도저히 식지 않았습니다.

형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다시 합류했지만 분위기는 전같지 않았죠.

그래서 왜 이렇게 된건지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형들은 "걔가 널 이해하지 못하는 환경에 있는데, 존중해주지도 않는 것 같다.",

"연애하면서 그런 감정을 느낀 거라면 헤어지는 것이 맞다."라며 조언을 했습니다.


사실 "왜 갔어?"에서 끊어져버린 이성의 끈이 모든 걸 말해줬습니다. 이미 저는 그 시점에서 그 아이와는 끝났다는 반증이었죠.

확신이 든 것은 수많은 말을 했음에도 미안하다는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음 날, '나는 너에게 저렇게 화를 냈지만 미안하다는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끝났다, 헤어지자.' 라고 전화로 이별 통보를 하였습니다. 미안하다며 매달려도 다시는 볼 생각이 없었고, 지금은 어디서 뭐하고 사는지도 모르겠네요.


저 이후로 집착이나 구속에 대한 반발력이 엄청 강해져서 방어적인 태도가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너무 심하게 데여서 흉터가 세게 남은 것 같네요

신청곡은 그 아이와 같이 하던 게임의 BGM으로 신청하겠습니다.


라테일 OST - Hot Blood(https://youtu.be/TqY1sSg5Im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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