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비
날씨는 흐림
날씨는 맑음
날씨는 바람
날씨는 눈
우리는 산발적인 텍스트들을 숨겨놓은 커다란 책이라는 것을 보았고 우리의 믿음직스러운 어른들은 그 속의 광명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수많은 광명이 있다는 책으로 그 책을 설명했다. 광명들은 우로보로스가 되기 시작했고 빛의 꼬리는 빛과 같은 위치에 있기 위해 애쓰기 시작한다.
완전히 빛이 일체화된 순간은 파멸의 순간임을 다들 알고 있다. 빛이 일점 축약되는 시간을 측정한 순간 내 품에 길이길이 간직한 칼로 나의 눈 사이를 가로질러 내 눈을 도려놓는다. 그렇다면 어둠 속에서 사라짐을 느끼기만 할 것이다.
그 이야기들은 책장을 덮는 순간 사라지고 어른들은 우리에게 독후감을 요구했다. 결국 또다른 광명이라는 그 텍스트들의 조합에 매겨진 평균적인 C 그리고 그 C의 상회와 하회에서 맴도는 단어들의 또다른 계이름
사라질 때까지는 사라진 그 계이름들을 부른 이들의 자취를 좇기 위해 우리는 지금에도 허망히 독후감을 쓰고 있지만 독후감은 우로보로스가 되지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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