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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초조한 축제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2019-08-21 15:36:25 143 0 0

양초의 음향과 기타 위를 지나다니는 개미의 경관

그 두 개를 차례대로 내려놓는다

그 옆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해본다

마치 강아지가 내는 고양이 소리처럼 처음에는 우스웠지만

점점 숙연해져갔고 이내 음계는 단조로워졌다. 


우선 양초의 음향을 내려놓고 진짜 양초를 켜본다

빛은 그러나 느낄 수 있는 것이 되어가며 날 지나치지 못 했다

양초의 음향을 다시 올려놓고 기타 위를 지나다니는 개미의 경관을 내려놓는다

그러자 개미는 군단을 이끌고 와 한동안 방안을 맴돌다 내 몸을 감싸며 침묵했다

결국 난 어느 것도 올려놓을 수 없었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아리아가 시작될 때

나는 불손한 이 우상들을 찢어버렸다

그리고 아리아가 울려퍼지는 방향으로 달려나갔다

벽이 가로막는 순간에도 난 열심히 달리는 동작을 반복했다

아리아가 서서히 끝나면 내가 취했던 일련의 동작을 거꾸로 반복한다. 

하지만 마지막 걸음이 왼발이었는지 양발이었는지를 모르겠다. 


낡은 전화기의 전화선을 뽑아 아리아를 읊조리기 시작한다

전화선에겐 부활이라 할 전생이 없으니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내가 기울어질 때 기울어질 뿐이다

밖에선 눈 내리고 안에선 소리 올린다

밖에선 눈 내리고 안에선 소리 올린다

밖에선 소리 내리고 안에선 빛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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