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초의 음향과 기타 위를 지나다니는 개미의 경관
그 두 개를 차례대로 내려놓는다
그 옆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해본다
마치 강아지가 내는 고양이 소리처럼 처음에는 우스웠지만
점점 숙연해져갔고 이내 음계는 단조로워졌다.
우선 양초의 음향을 내려놓고 진짜 양초를 켜본다
빛은 그러나 느낄 수 있는 것이 되어가며 날 지나치지 못 했다
양초의 음향을 다시 올려놓고 기타 위를 지나다니는 개미의 경관을 내려놓는다
그러자 개미는 군단을 이끌고 와 한동안 방안을 맴돌다 내 몸을 감싸며 침묵했다
결국 난 어느 것도 올려놓을 수 없었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아리아가 시작될 때
나는 불손한 이 우상들을 찢어버렸다
그리고 아리아가 울려퍼지는 방향으로 달려나갔다
벽이 가로막는 순간에도 난 열심히 달리는 동작을 반복했다
아리아가 서서히 끝나면 내가 취했던 일련의 동작을 거꾸로 반복한다.
하지만 마지막 걸음이 왼발이었는지 양발이었는지를 모르겠다.
낡은 전화기의 전화선을 뽑아 아리아를 읊조리기 시작한다
전화선에겐 부활이라 할 전생이 없으니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내가 기울어질 때 기울어질 뿐이다
밖에선 눈 내리고 안에선 소리 올린다
밖에선 눈 내리고 안에선 소리 올린다
밖에선 소리 내리고 안에선 빛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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