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분명 자근거리는 소리였다.
그런데 모래를 밟는 소리와 복도를 울리는 소리가 겹쳤다.
난 가만히 바닥을 손으로 휘저어본다.
바닥은 흩뿌려져 아래의 공간으로 모두를 끌고 갔다.
난 바닥이 없는 위에서 허우적댄다.
하지만 아래로 내려가진 않는다.
이따금 바람이나 대기에 의해 바닥의 일부가 되돌아올 때면
그 바닥들을 향해 허우적대며 표류했다.
어느 날 바닥에 유리가 깔렸다.
유리 위에 서자 그 아래로 피가 흘렀다.
피는 서서히 퍼졌고 대칭적이었다.
다음 날엔 유리가 피를 휘감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난 그와 손을 마주집았고 그의 피를 수혈받으며 파편으로 돌아서는 그를 목격했다.
그리고 바닥으로 돌아올 때마다
난 내 발바닥에서 흐르는 피를 보았다.
그리고 그 피가 만드는 발자국이 나와 수직을 이루며
걸어감을 알게 될 때엔
이미 발바닥은 모든 건물들의 창문을 뛰어넘어 활강하는 중이었다.
2
어느 날 나의 묘지 앞에 선 사람들은
나의 묘지에 유리 파편을 꽂으며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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