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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실종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2019-08-19 12:50:26 157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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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자근거리는 소리였다. 

그런데 모래를 밟는 소리와 복도를 울리는 소리가 겹쳤다. 

난 가만히 바닥을 손으로 휘저어본다. 

바닥은 흩뿌려져 아래의 공간으로 모두를 끌고 갔다. 


난 바닥이 없는 위에서 허우적댄다. 

하지만 아래로 내려가진 않는다. 

이따금 바람이나 대기에 의해 바닥의 일부가 되돌아올 때면

그 바닥들을 향해 허우적대며 표류했다. 


어느 날 바닥에 유리가 깔렸다. 

유리 위에 서자 그 아래로 피가 흘렀다. 

피는 서서히 퍼졌고 대칭적이었다. 

다음 날엔 유리가 피를 휘감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난 그와 손을 마주집았고 그의 피를 수혈받으며 파편으로 돌아서는 그를 목격했다. 


그리고 바닥으로 돌아올 때마다

난 내 발바닥에서 흐르는 피를 보았다. 

그리고 그 피가 만드는 발자국이 나와 수직을 이루며

걸어감을 알게 될 때엔

이미 발바닥은 모든 건물들의 창문을 뛰어넘어 활강하는 중이었다. 

2

어느 날 나의 묘지 앞에 선 사람들은

나의 묘지에 유리 파편을 꽂으며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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