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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나는 당신의 당신은 아닌데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2019-07-18 00:17:31 179 0 0

먼 거리를 헤엄치면 표지판이 나오고

먼 들판을 날아다니면 잿더미가 비치고

먼 죽음을 헤아려보자면 묘사가 흐릿해진다


그래 그대는 너무도 먼 과거에서 왔다

그러나 너무도 멀다는 것은 강조가 되지 못 한다

결국 나와 그대는 경계선으로 갈린다

그 사실을 종이 달력 위에 커다랗게 새긴다


새겨진 사실은 핏자국이 되고

핏덩이가 되어 나에게 걸어왔다

첫 질문은 입이 반으로 갈라지며 물었고

두 번째 질문은 그 갈라진 입들로 자음과 모음을

각각 헷갈리게 반복하며 물었다


결국 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물을 끼얹으면 입은 네 개로 늘어나는데

더 작은 음절이 없어 다들 벙어리가 된다

당신이 그 뒤에서 웅크리고 있다


당신의 모든 복화술은 나에 대한 제문(祭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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