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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한 번만 더

개구리존맛
2020-07-14 18:19:57 373 3 2

깝치지 마라 나는 회귀자다


작품소개: "너, 깝치지 마라. 머리 깨지기 싫으면."


프롤로그도 있긴 한데 저번이랑 비슷해서 일단 스킵.


1화


[보상을 선택해주십시오.]

-…….

-…….


“보상을 선택하라는 건가.”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는지.

너는 전부, 전부 알고 있지 않나.


“그런데 고작 보상을 선택하라는 거냐고.”


남자의 불만이 통했는지 잠깐의 시간이 흐르자, 창의 내용이 변화했다.


[원하는 보상을 말해주십시오.]


그래, 진작에 그렇게 나왔어야지.

그리고….


“한 가지 더.”


…….


“숨어있지만 말고 튀어나와라.”

내가 그것도 모를 것 같나.


[들킨 건가요?]

“들킨 건가요?”


‘…….’


“제가 생각해도 이번에는 잘 숨었다고 장담할 정도였는데….”

“닥쳐라.”


나는 지금 너랑 시답잖은 대화나 할 기분이 아니니.


“당신의 그런 성격이 마음에 들어…… 알았어요, 그만 노려봐요. 무서워요.”


자꾸만 쓸데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눈앞의 녀석에 굉장히 심기가 불편해졌다.


“아까 보상의 선택지를 거부했었죠? 그리고 원하는 보상을 선택하게 해달라고….”

“…그런 말은 한 적이 없는데.”

“어차피 그럴 거면서.”


‘…짜증나네.’


“좀, 본론만 말하자고.”

“…네.”


…드디어 인가.


남자는 오래전부터 바래왔던 소원을 내뱉었다.


“회귀, 나를 회귀시켜줘라.”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요구.

눈앞의 로브를 입은 녀석의 얼굴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지만, 녀석의 당혹스러움은 알 수 있었다.


수백 년 동안 녀석이 이런 반응을 보인 건 처음이다.


“…그건.”

“닥치고 들어 줘라, 거인.”


남자는 거인의 멱살을 잡았다.


“아니, 거인은 아닌가. 이렇게 덩치가 작으니.”


거인이라고 불리는 녀석은 순식간에 멱살을 잡혔지만,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즐기는 듯 했다.


“가능해요.”

“…….”

“저는 당신이라는 존재가 너무 좋아요. 설령 저의 존재가 사라지는 한이 있어도, 당신은 회귀시켜 줄 만큼.”


탁-


가볍게 멱살을 놓는 남자.

그런 남자의 행동에 크게 동요하던 로브를 쓴 존재는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다만, 한 약속만 지켜준다면.”


아니, 약속이었다.

제안이 아닌, 언제든지 깰 수 있는 약속 말이다.


“회귀 후 그곳에서의 저에게 너무 뭐라 하지 말아 주세요, 그게 끝이에요.”


…하!


헛웃음이 치밀어 올랐다.


약속? 지금 바로 깰 거다.


“나는 너를 증오한다.”

“…….”

“원치도 않던 이곳에 발을 딛게 만들고.”


잔잔했던 목소리와, 감정과, 마나, 모든 것이 요동친다.


“그 원치도 않던 곳의 유일한 인연을, 자그마치 수백 년 동안의 인연을 모두 잃게 만든 이곳의 모든 인간들과 신인 너를.”


오직 남자로부터.


“…너를!!”


턱-!


“나는 죽이고 말거다.”

“…….”

“오직 그것만을 위해 나는 회귀한다.”


홱-


모든 감정을 실어 잡았던 신의 멱살을 거세게 놓았다.

힘없이 내팽개쳐진 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당신의 그런 점이 너무 좋아요!”


수백 년 동안 처음으로 들은 들뜬 목소리로 녀석은 마지막을 고했다.


“튜토리얼이 시작된 그날로 회귀, 준비는 됐죠?”


대답 따윈 하지 않았다.

이미 나의 눈동자는 각오를 뜻하고 있었다.


딱-!

신의 손가락이 튕겼다.


* * *


“일어나, 일어나라고!!”


왜, 일어나지 않는 건데.

어째서 일어나지 않는 거냐고.


아! 방금 전투로 지쳐서 그런 건가?

힘들었던 전투였으니 그럴 만도 하지.


그래.


이해해줄 수 있어.


일어서만 준다면 이해해 줄 수 있다고.


그러니까… 빨리… 일어나 달라고….


제발······.


세상일은 아무도 모른다.


운 좋게 길을 걷다 돈을 주울 수도 있다.


운이 나쁘다면 길을 걷다 자빠질 수도 있다.


갑자기 거리에서 게이트가 발생하고 몬스터가 사람들을 도륙하는 세계가 펼쳐질 수도 있다.


그 누구도 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무도 장담 할 수는 없다.

미래도 가보지 않았는데 우리가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지 않은가?


맞다.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리고.

미래에는 천만 명의 사람들이 지구에서 자취를 감추는 일이 일어났다.


아, 꿈이었나.


‘꿔도 저런 꿈을… 기분 잡치게.’

회귀 첫날인데.


끝을 헤아릴 수 없는 흰 배경, 저 멀리 앞에 보이는 검은색 로브를 뒤집어쓴 거인.

일치한다. 회귀 전 내가 봤던 것과.


그리고 확인은 정확할수록 좋은 법.

주변부터 확인하기로 한 나는 오래전의 기억을 더듬었다.


…왼쪽엔 분홍색 옷을 입은 울고 있는 소녀가 그리고 반대편엔 험악하게 생긴 근육질 아저씨가 있었던 것 같다.

고개를 돌려 확인해보았다.


정확하다.


“뭐··· 뭐야? 여긴 어디?”

“여긴 어디야! 집으로 보내줘! 안 보내주면 엄마한테 다 말할 거야! 후에에엥!!”

“이곳이 어디든 상관없다. 나의 오른손으로 물리쳐주지.”


갑작스럽게 변한 환경 때문일까. 대부분의 사람은 겁에 질려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 모든 것이 2번째 경험이다. 겁은 물론, 당황스럽지도 않았다.

그냥 쟤들이 좀 여물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그들이 여무는 일은 없었고, 나는 제자리에 가만히 서서 거인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이윽고, 거인이 말하기 시작했다.


“네, 선택받은 천만 명의 인간분들 다들 반가워요.”


멀리 떨어져 있던 나에게도 뚜렷하게 들려오는 한마디. 공포와 두려움에 떨고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앞을, 정확히는 거인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러나 거인의 로브에 달린 후드에는 마법적 처리가 되어있는지 거인의 얼굴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검게 물감을 칠한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거인에게선 자신의 덩치에 맞지 않는 어린 소년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중.

지극히도 부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그 누구도 거인의 목소리에 대해 토를 달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장소가 바뀌어서 당황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이곳에 대해 설명을 조금만 하자면, 이곳은 총 10층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탑이에요. 그리고 여러분들은 탑 안에서 살아가면서 성장하면 되는 거죠. 허약한 체질의 사람들이나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노력만 한다면 충분히 강해질 수 있는 곳! 튜토리얼에 온 걸 환영합니다!!”


“······.”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거인.

거인이 아무리 열심히 떠들어봤자 여전히 이 상황이 두렵기만 한 사람들은 그의 말을 제대로 듣지도 못했다.


“뭐해요? 박수 안치고!”


움찔!


날카로운 목소리에 반응하는 사람들.

거인의 천진난만한 목소리에 사람들은 약간은 안심한 것처럼 보였다.


여전히 겁먹고 있는 사람들이 수없이 존재했지만.

어차피 군중심리에 의해 단합될 사람들이다.


옆 사람이 혼자서 박수를 친다면 아무도 박수를 따라서 치지는 않지만 앞사람과 뒷사람이.

총 3명이 박수를 함께 친다면.


아, 나도 박수를 쳐야겠구나.

하며 따라치는 머저리들 말이다.


그리고 그 머저리들이 좀 많았다.


엄청난 소음이 울려 퍼진다.

자그마치 천만 명의 사람들이자 머저리들이다.


아니, 나를 뺀 모두가 머저리라면.

내가 이상한 건 아닐까?


…무슨 생각을.

엄청난 소음 때문에 잠시 정신이 나가버렸던 것 같다.


시끄러운 소음이 점점 잦아들어갈 때쯤.


거인이 우쭐한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는 탑의 지하 1층 시작의 광장이에요.”


여전히 장난스러운 말투와 함께 말이다.

그 때문일까.


웅성웅성-


거인이 한마디만을 내뱉었을 뿐이지만 사람들은 그 한마디만으로도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물론 그 시끄러움도 처음엔 한 사람이었을 거다.

거인의 장난스러운 말투 때문에 그가 만만하다고 생각한 그냥 일반 사람이 낸 별로 시끄럽지 않은 그냥 잡담 정도 말이다.


그냥 군중심리를 존나게 좋아하는 우리 머저리들이 시끄러움을 키워준 거다.

만약 거인의 목소리가 낮고 웅장했다면 가만히 여물고 있었을 존재들이.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거인이 시끄러운 머저리들을 무시한 채 다시 말을 이었다.


“여러분들 모두 푸른 창을 보고 이곳에 왔죠? 그걸 시스템이라고 불러요. 제가 친히 여러분들을 도와주고자 직접 만든 거죠. 엄청 힘들었어요. 그러니깐 당신들 지구인은 저한테 아주 커다란 빚을 진 거죠.”


그리고 지금부터가 머저리들의 진짜다.

거인의 밝고 장난스럽고 순수한 어린 소년의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진 지금.

우리 몇몇 머저리들은 두려움이라는 하찮은 감정을 느끼는 X신 짓을 선보였다.


그래, 뭐 이해할 수 있다.

애초에 거인의 덩치는 빌딩 한 채를 넘볼 수준이었기에 두려울 만도 했고 덩치 큰 거인이 소년의 목소리를 가진다는 것부터가 이상한 일이기도 했으니까.


……근데 이 X신 같은 머저리들이 왜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거지?

그냥 짜져있으면 되는 거 아니야?


진짜로 왜 으아아- 하면서 뛰쳐나가는 건데.


하지만.

그런 머저리들을 가만히 두고 볼 만큼 거인은 착한 성격이 아니었다.


“모두 멈추세요.”


거인의 한마디에 도망치던 모든 사람의 몸이 제자리에 못 박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


“역시 인간들은 귀찮아요. 머릿수가 많으니까 행동하는데 거침이 없네요. 또 어찌나 말은 많은지···. 이렇게 마법을 써야 정신을 차려요, 하여튼.”


어느 머저리가 외쳤다.


“내, 내, 내 몸이 안 움직여!!”


생전 처음 보는 알 수 없는 현상에 당황하는 머저리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지들끼리 신나게 떠들어대던 분위기가 급격하게 싸해졌다.


그렇다면 제각기 도망쳤던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정답은 머리통이 터졌다다.

정확히는 지금은 움직이지 못하는 머저리들의 머리통이 터졌다가 되겠네.


펑! 퍼엉-!


하지만 비명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 대신 거인의 여전히 장난스러운 목소리, 그러나 비정상적일 정도로 차분한 목소리만이 들려왔다.


“어디 보자··· 인간들은 저의 존재를 신이라 부르는 거 같던데, 신은 너무 거창한 것 같지 않나요? 괜찮아요. 저는 거창한 걸 꽤나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신의 앞에서 멋대로 행동한 죗값은 목숨 하나로도 부족하지만 제가 큰 자비를 베풀었네요.”


주변이 얼어붙은 듯 아무런 소리 없이 정적이 흘렀다. 소리의 존재 자체가 사라져버린 듯했다. 물론 내 입도 열리지 않는 것을 보아 저 신이라는 거인이 이상한 술수를 부린 건 분명했다.


띠링!

[상태이상: 침묵에 걸렸습니다.]


“조용하네요, 여러분들이 너무 시끄러워서 침묵 마법을 썼어요. 이 정도는 양해해 줄 수 있죠?”


역시, 침묵 마법이었다. 아주 좋은 선택이다. 입이 열려있으면 떠들어대는 게 머저리란 족속들이다. 가만히 놔뒀다면 언젠간 분명히 시끄럽게 떠들어댔겠지.


그런데 이건 좀 답답한데.

회귀 전의 나였다면 가볍게 저항해버렸을 침묵 마법을 걸렸다는 게 조금 생소하긴 하다.


음?


그러고 보니 현재 나의 육체는 평범한 인간의 몸.

근육이 없는 말캉말캉하고 부드러운 살의 존재가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그럼 수다는 이쯤하고, 여러분들에게 튜토리얼에 대해서 설명해 드릴게요.”


드디어 본론을 말하기 시작한 거인.

마침 잡소리는 그만하고 본론을 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여기 튜토리얼은 여러분들이 짧은 시간 내에 성장할 수 있도록 인간들에게 친숙한 게임이라는 소재로 만들어졌어요. 여러분들은 게임의 플레이어가 되서 튜토리얼을 클리어하는 거죠. 하·지·만! 이곳은 여러분들이 게임을 플레이할 때 누구나 쉽게 통과하는 튜토리얼이 절대! 아니랍니다.”


후, 후, 후.

거인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난이도가 꽤 있는 튜토리얼이다. 이 말이죠. 그것도 아-주. 그리고 여기 인간들이 이렇게 많을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

“요즘 시대는 양보단 질이랍니다?”


키득키득.


고개를 숙이며 키득키득 웃는 거인은… 뭐랄까.

…그래, 아주 재수가 없었다.


녀석의 멱살이라도 다시 잡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조금만 움직여도 느껴지는 말캉말캉한 살에 확실하게 실현 불가능한 잡생각은 바로 집어치워버렸다.


“그럼 튜토리얼도 적응할 겸 튜토리얼의 튜토리얼을 시작해볼까요?”


딱!

거인이 거대한 손가락을 튕겼다.


[튜토리얼의 튜토리얼을 시작합니다.]

[순간이동 5초 전 5, 4, 3, 2··· 1!]






저번 피드백이 아예 처음 쓴 글이었는데 작가님 말대로 확실히 많이 써보니까 글이 잘써지더라고요.

제목도 바꿨는데 내가 쓴 제목이지만 너무 잘 쓴듯.


(일단 반말 쓸게요)

질문이 좀 있음 유튜브땜에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씀


1. 학생이여서 학원가느라 롤도 하느라 하루에 5000자 쓸 시간이 없음. 그래서 매일마다 조금씩 꾸준히 써서 비축분 쌓은 다음에 내년 문피아 공모전에 낼건데 공모전에서, 그리고 공모전이 끝나면 작품의 자유연재랑 일반연재는 어떻게 되는 건지.


(비축분이면 독자들 피드백을 바로 못 받는다고 하셨는데 연재한다면 매화마다 수정돼서 글이 나갈 거기 때문에 독자들 피드백은 바로 적용될 예정이니 걱정 ㄴㄴ 그리고 이미 45화까지 가서 못 멈춤)


2. 자유연재에서 일반연재로 승급한 다음 일부로 삭제한다는 말도 있던데 그건 왜그러는건지.




소원: 나비계곡님에게 이름 불리기


근데 솔직히 이름 영어도 아닌 한글인데 맨 첨에 불러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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