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번소리
M 브릿지
E 아침을 알리는 소음들. (시계 소리나 아침 새소리 등)
#22민호 아영아! 아영아 괜찮은 거야?
#11아영 (기운 없이) ... 응?... (꿈이었나 싶은) 응....
#22민호 (걱정) 자기야 괜찮아? 세상에 이 식은땀 좀 봐. 기운도 없는 거 같은데, 오늘 장모님 좀 부를까?
#11아영 (쌀쌀 맞게) 아니야 됐어.
#22민호 아니긴... 자기 혼자 있으면 안 될 거 같아.
#11아영 (짜증내며) 괜찮다고.
#22민호 (걱정) 으이그 고집은... (한숨) 그래... 그럼 혹시라도 컨디션 더 안 좋아지면 꼭 연락드려. 그럼 나는 출근... 한다...
#11아영 응.
#22민호 에이 안 되겠다. 나 오늘 하루 년차 내고 자기 옆에 있을래.
#11아영 (버럭 화내며) 됐다니까! 가증스럽게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말고 빨리 출근이나 해.
#22민호 (당황하여) 자기야...
#11아영 (혼잣말) 거짓말쟁이... 더러워...
M 브릿지 22소리
E 산부인과병원
#44의사 녀석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네. 머리둘레가 주 수 보다 한 주 크긴 하지만 꾸준히 운동하고 움직이면서 잘 관리하면,
자연분만 하는데 는 전혀 무리 없을 거예요. (웃음기) 아빠를 닮아서 머리가 좀 큰가?
#11아영 선생님...
#44의사 네?
#11아영 제가 며칠 전에 허브차를 마시고 기절하듯 잠이 들었는데요. 아이한테 아무 지장 없을까요?
#44의사 기절하듯 이요?
#11아영 네... 차를 마신 것 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이후는 전혀 기억이 않나요 ...
#44의사 흠... 어떤 허브차인지는 모르고요?
#11아영 네... 그냥 인도 차라고만...
#44의사 허브 종류에 따라서 수면을 유도하는 성분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럴 확률은 적지만,
어떤 허브는 카페인성분이 높은 경우도 있을 수 있어요. 일단, 성분이 명확하지 않은 음식이나 차 종류는 금하세요.
오늘 검사한 수치들은 다 정상이니까 크게 문제는 없을 거 같은데, 혹시라도 컨디션이 안 좋아지면 바로 와요.
#11아영 네 ... 감사합니다.
M 브릿지 23소리
E 카페 적당한 소음들.
E 엄마 문 열고 들어오며.
#33엄마 (반갑게) 아영아~
#11아영 (반갑게) 엄마~
#33엄마 집으로 오지 맛있는 점심 해주려고 그랬는데, 왜 밖에서 보자고 그래? 참 병원에서는 뭐래? 다 좋다지?
#11아영 응~ 건강하대. 머리가 한 주 크긴 하지만, 크게 지장 없을 거래.
#33엄마 (웃음) 머리가 크대? 호호 지 아빠 닮아서 큰가 보네.
#11아영 (조심스럽게) 엄마...
#33엄마 응 왜?
#11아영 (뜸들이며) 아이한테 아빠는 꼭 필요 하겠지?
#33엄마 (놀라서) 아영아 그게 무슨 소리야? 너 이서방이랑 싸웠어?
#11아영 (힘 없이) 아니... 그냥... 병원에 가니까 산모 혼자서 온 경우도 많던데...
그 사람들은 다 남편이 있는 건가... 남편 없이 혼자 아이 낳는 사람들도 이중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33엄마 (안심) 얘는 쓸데없는 생각은... 뭐 피치 못할 사정으로 혼자 낳아서 키우는 경우도 있기야... 있지만,
세상이 암만 달라졌어도 그게 어디 쉽니? 그거 보통일 아니다. 아이한테는 엄마가 채워주는 부분,
아빠가 채워주는 부분들이 따로 있는데... 그 모든 것을 혼자서 채워 준다는게 쉽겠니?
그리고 혼자 아이 키우면서 경제 활동은 어떻게 하니? 아 유 생각하기도 싫다 얘.
#11아영 왜 주변에 가족들이 도와주면...
#33엄마 평생을 어떻게 도와줘?
#11아영 그치... 그렇겠다...
E 계속 울리는 전화 벨 소리.
#33엄마 전화 안 받아? 이서방 같은데?
#11아영 아니야, 잘못 걸린 전화야.
E 계속 울리는 전화 벨소리.
23소리 줄어듬
M 브릿지
E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와 아빠가 자전거 타는 소리.
#33아이 (7살 정도) (다급하게) 아빠아빠 절대로 놓으면 안 돼.
#44아빠 (여유 있게) 걱정하지 마. 아빠가 꽉 붙잡고 있으니까, 속도 줄이지 말고 그대로 쭉 밟아.
#33아이 아빠 잘 잡고 있는 거지?
#44아빠 (멀어지는 소리) 응 잘 잡고 있다니까!
#33아이 (뒤 돌아 보는 듯) 어? 어? 아빠 잘 잡고 있는다며?
#44아빠 (다급하게) 어 앞에 사람! 사람! 멈춰!
E 자전거가 아영에게 다가 오는 소리.
#11아영 (놀라서) 어... 어 (피하고)
E 꽈당 하고 자전거 넘어지는 소리.
#33아이 (서럽게 울며) 우아아앙.
#11아영 (놀라서) 어머 얘 괜찮니?
#44아빠 (달려와 다급하게) 괜찮으세요? 죄송합니다.
#11아영 네 저는 괜찮아요.
#44아빠 많이 놀라신 거 아닌지, 정말 죄송합니다.
#33아이 아빠 으아앙....
#44아빠 너는 자전거 타면서 앞을 보고 타야지, 뒤를 돌아보면 어떻게 해? 아줌마 다치셨으면 어쩔 뻔 했어.
#33아이 아빠 거짓말쟁이야. 나빴어. 자전거 잘 잡고 있는 다며, 그리고 나도 다쳤는데, 왜 아줌마만 걱정해.
#44아빠 아니 이 녀석이!
#11아영 (다정하게) 꼬마야. 많이 아프니?
#33아이 (훌쩍) 네...
#11아영 에구... 많이 놀랐나보구나...
#33아이 (훌쩍 원망) 네... 이게 다 아빠 때문이야...
#11아영 (웃음 섞여) 너도 크면 아빠 마음 알게 될 거야...
#33아이 (훌쩍) 네?
#11아영 아빠가 너 많이 사랑하셔서 그러신 거야.
#44아빠 이거 정말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11아영 (미소) 아니에요 괜찮아요.
M 브릿지 24소리
E 엘리베이터안. 전화 벨 신호 가는 소리.
#22민호 (혼잣말) 아영아... 하루 종일 전화도 안 받고 도대체 뭐하니...
E 아파트 엘리베이터 닫는 소리.
#33윤주 (허겁지겁 엘리베이터로 뛰어오며) 저기요~ 같이 가요. 감사합니다. 어? (반갑게 의도적으로) 안녕하세요.
#22민호 (차갑게) 저의가 뭐야?
#33윤주 (시치미) 무슨 말씀이세요?
#22민호 바로 윗집에 이사 와서는 내 주위를 맴도는 저의.
#33윤주 (웃음) 진짜 몰라서 묻는 건 아니죠?
#22민호 조용히 꺼져줘. 우린 이미 끝났어.
#33윤주 끝이라니? 그 시작과 끝은 누가 정한 건데?
E 순간 띵 엘리베이터 문 열리며 아영이 탄다.
#22민호 (당황해서) 자기야...
#33윤주 (당황해서) 언니.
#11아영 (당황해서) 뭐야? 둘이... 같이 ...
#22민호 (적극적으로 변명) 어 주 주차장에서 우연히 만났어.
#11아영 (의심) 우연히? ...
#22민호 (걱정) 자기는 오늘 뭐 했길래 하루 종일 연락이 안됐어?
#11아영 병원에 갔다 오고, 엄마 만났어.
E 띵 엘리베이터 멈추고 문 열리는 소리.
#33윤주 (다급하게) 언니 저랑 차 한 잔 마실래요?
#11아영 (잠시 쉬고 냉정하게) 아니.
25소리
M 브릿지
E 현관문 열고 들어오는 소리.
#22민호 (살피며) 아영아 병원에서는 뭐래?
#11아영 (귀찮은 듯) 응 다 괜찮데.
#22민호 병원 갔다가 여태 처갓집에 있었어?
#11아영 아니. 여기 저기 돌아 다녔어.
#22민호 (걱정) 아영아 정말 괜찮은 거야?
#11아영 (진지) 응 나 괜찮아. 민호씨... 음식물 쓰레기 좀 버려줘 아침에 버린다는 걸 깜박했네.
#22민호 알았어. 내가 버릴게.
26소리
M 브릿지
E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리는 소리.
#33윤주 (뒤에서 갑자기) 자기 와이프 눈치 챈 거 맞지?
#22민호 (당황해서) 너. 나 스토킹 하니?
#33윤주 나 이민호씨 아직 사랑하잖아.
#22민호 조윤주 정신 차려. 우린 이미 끝난 사이야. 나는 곧 아이 아빠가 된다고.
#33윤주 그래서? 누가 뭐래? 자기 아이 아빠 노릇해 하면 되잖아. 나는 괜찮아. (달래듯) 우리 옛날처럼 잘 할 수 있어.
자기 와이프 속이는 거 그때처럼 잘 할 수 있잖아. 아이 하나 생기는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우리 사이를 이렇게 끝내?
#22민호 아이 하나? 나는 이제 한 집안에 가장이야!
#33윤주 민호씨 자기는 예전에도 누구의 남편이고 가장이였어. 이제 와서 왜 가장 타령이야!
#22민호 그때랑은 달라.
#33윤주 뭐가 다른데?
#22민호 그때는 철없던 불장난 이였어, 지우고 싶은 실수야.
#33윤주 (큰소리로 고함) 뭐? 불장난이라고? 하! 실수? 아니야 우린 사랑이야. 사랑이라고.
민호씨 내 입술이 부드러워 좋다고 했잖아. 내 가슴 보고 흥분했었잖아. 우리 다시 뜨거워 질 수 있어.
#22민호 그만, 그만해 너는 미쳤어. 이제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그날도 너희 집에 날 부른 날도,
너 계획적으로 일부러 불렀던 거지? 아영이 불러 놓고는,
날 협박해서 일부러 너희 집에 오게 했던 거잖아. 그래서 뭘 어쩌겠다고? 네가 원하는 게 뭔데?
#33윤주 내가 자기 와이프한테 다 까발리고, 그래서 자기 와이프는 눈이 돌아 이혼해 주고,
그러면 그때는, 자기가 나한테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22민호 아니... 그래도 나는 너에게 안 돌아가. 만약에... 아영이가 이혼 하겠다면... 그래 나는 죄인이니까...
아영이가 원하는 데로 해줄 수밖에 없어, 하지만 나는 평생 속죄 하면서, 어떻게든 아영이 옆에서 아영이 와 내 아이 지킬 거야...
빌고 또 빌면서 평생을 아영이가 용서해 줄 때까지 아영이와 내 아이 옆에 맴돌 거라고.
#33윤주 이민호 그러면 나는 너한테 뭔데? 뭐였는데?
#22민호 너는 내 실수일 뿐이야.
#33윤주 이 나쁜 자식!
E 뒤에서 느껴지는 부스럭 거리는 소리.
#22민호 (깜짝 놀라서) 아 아영아!
#11아영 (못들은 듯 담담하게) 어 냉장고를 정리했더니 음식물 쓰레기가 또 나와서.
27소리
M 브릿지
E 아파트 초인종소리 딩동딩동.
#33윤주 누구세요?
#11아영 (담담하게) 나야.
#33윤주 어머 언니.
#11아영 잠깐 시간 되니?
#33윤주 네 언니, 들어오세요.
#11아영 (결연) 아니, 니가 우리 집으로 내려 와.
#33윤주 (의아) 언니 집이요? ...
E 삐리릭 현관문 열고 들어오는 소리. 28소리
#33윤주 (경계하듯) 언니... 집이 참 예쁘네요.
#11아영 (선의를 베풀 듯 그리고 자랑 하듯) 구경시켜 줄게. 이리 와 봐. 여기 가 우리 부부 침실이야.
난 화이트가 좋은데 민호씨가 블루 톤을 좋 아 해서 내가 양보했지 모야.
보통 침구는 와이프한테 맞춰 준다는 데 이 남자 취향이 확고해서~ 침대 메트리스는 태국으로 신혼여행 갔을 때 사온거야.
혼수로 이미 침대를 샀었는데 태국 라텍스에 반해 서 과용 좀 했지.
민호씨가 자기는 꼭 이 라텍스에서 자야 된다고 (속삭이듯) 부부관계때도 무릎에 좋다며 어찌나 좋아 하는지...
#33윤주 (불편한 듯) 아... 그래요...
#11아영 이리 와 봐. 욕실도 보여 줄게.
#33윤주 욕실은 괜찮아요 언니. 우리 앉아서 할 얘기해요.
#11아영 (단호하게 재촉하며) 아니 이리 와서 봐. 어서.
#33윤주 언니...?
#11아영 (네가 꼭 들어야 한다는 식으로) 봐 우리 집 욕실이야. 욕실 인테리어에 내가 얼마나 공을 들였다고.
부부가 함께 샤워할 수 있도록 샤워 부스를 다른 집들보다 넓게 했어. 둘이 함께 샤워해도 전혀 불편하지가 않아.
#33윤주 (많이 불편해) 네... 언니! 그런데 할 이야기가?
#11아영 그래 이제 앉자. 차 마실래?
#33윤주 아니요 괜찮아요.
#11아영 두렵니?
#33윤주 네?
#11아영 어떤 차를 내올지 몰라 두렵냐고!
#33윤주 (태연한 웃음) 언니 그게 무슨 얘기에요?
#11아영 병원에서 나와 뱃속에 아이는 건강하대.
#33윤주 그래요? 다행이네요.
#11아영 그치? 다행이야...
#33윤주 언니 하실 이야기가?
#11아영 (갑자기 톤 변해) 너 지금 제 정신이야?
#33윤주 네?
#11아영 우리 남편 말버릇이지... 지금 제 정신이야? 이말 참 잘 쓰거든. 그러면 나는 그럼 바른 정신이지 틀린 정신일까봐 이래.
#33윤주 (당황) 아... 네.
#11아영 먼저 시작한 게 누구야?
#33윤주 네? 언니 지금 무슨 얘길 하는지?
#11아영 (힘주어) 먼저 시작한 게 누구냐고... (쉬고) 그 날 주차장에서.
#33윤주 (당황 얼버무려) 아... 네... 형 형부가 급하게 차를 빼다가 내차랑 부딪힐 뻔 했는데 제가 놀라서...
#11아영 너 전에 바람 피웠다던 그 유부남하고 헤어진 지 얼마나 된 거야?
#33윤주 언니 그게 지금 왜 궁금한데요?
#11아영 (화내며) 말해. 들어야겠어.
#33윤주 (담담하게 확신하며) 언니... 어제 다 들으신 거죠?
#11아영 (자르며) 아니. 나는 어제 아무것도 듣지 못 했는데 .
#33윤주 (의심) 그래요?
#11아영 그리고 네가 일부러 열어 놓고 나간, 그 서랍에서 나는 아무 것도 보지 못했고.
#33윤주 (알고 있구나) 아영언니...
#11아영 (분노) 헤어진지 얼마나 됐냐고?
#33윤주 (체념) 7개월이요...
#11아영 어떻게 만났는데?
#33윤주 볼링 동호회에서 만났어요. 내가... 그 사람한테 볼링 가르쳐 주다가...
#11아영 (이제 알았다는 듯) 아... 그래서 집에서 볼링공을 굴렸나?...기억하라고?... 협박하면서...
#33윤주 네? 지금 뭐라고 하시는 건지! 언니 저 이런식으로 얘기하는 거 불편해요. 우리 솔직하게
#11아영 (자르며) 왜 헤어졌는데?
#33윤주 언니!
#11아영 (화내며) 왜 헤어졌냐고!
#33윤주 (같이 화가 나서) 와이프가 임신했대요, 아이가 생겨서 이제는 그만 자기자리로 돌아가야겠다고 했어요...
#11아영 그래? 너는? 너도 동의 했고?
#33윤주 (강하게) 아니요. 나는 그 사람 포기 못해요. 아직도 사랑해요.
#11아영 (담담하게) 그래 그랬구나...
#33윤주 (단호하게) 언니... 이제는 언니도 다 아는거죠? 그렇죠?
#11아영 무엇을?
#33윤주 언니도 알잖아요. 내가 바람피웠던 사람이 누구인지.
내가 만났던 사람이 누구인지. 내가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요.
#11아영 아니... 나는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차... 어서 마셔...
마시면 마음이 편안해 질 거야. (에코) 마시면 마음이 편안해 질거야
-----조금 뜸을 들이고------
#33윤주 (잠에서 깨어나는 듯) 아... 머리가...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11아영 (냉정하고 담담하게 걱정하듯) 머리가 아프니?
#33윤주 네... 머리가 ... 아.... 악(비명소리)!!!!!!!!!!!!!! 머리,,,
머리 내 머리카락 이... 이 이게 뭐야! 니가 이렇게 한거야? 나 수면제 먹여놓고?
#11아영 (단호하게) 아니. 나는 그런 적 없는데?
#33윤주 (분노)당신 미쳤어? (머리만지고 절망, 절규) 아~~
#11아영 (속삭이듯) 나는 네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았어. (달래듯 기억난다는 듯) 아... 맞다... 네가...
차를 마시더니 갑자기 덥다며 네 머리카락을 스스로 자르던데 기억이 전혀 않나니?
#33윤주 (흥분)당신, 정신이 아니야. 당신 미쳤지? 내가 당신남편하고 바람폈다고 이렇게 만들어놓은 거지? 그치? 죽여버릴꺼야!
#11아영 (단호하게) 나는 네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았다고 몇 번을 말을 하니!
저런, 저런 네가 전남편 스트레스로 너무 피곤한가 보구나...그만 너희 집에 가서 쉬지 그래...
29소리
M 브릿지
(길거리, 휴대폰 가게앞)
#22민호 아영아 나 너한테 할 말이 있는데...
#11아영 민호씨...
#22민호 그래 아영아.
#11아영 아무 말도 하지 마... 죽을 때까지 절대로 입도 벙긋 하지 마.
만약에 한 마디라도 하면 당신 죽여 버릴 거야! (가게 문 열리고)
#33점원 어서오세요
#11아영 (차분하게) 휴대폰좀 보여주세요.
#22민호 (작은 소리로) 휴대폰은 갑자기 왜? 당신 휴대폰 있잖아.
#11아영 (무시하듯) 보여주세요.
#33점원 (새 휴대폰 꺼내 보여주며) 요새는 이게 카메라 기능이 좋아서 더 잘 나가는 추세구요.
전에 사용하시던 요금제 그대로 사용 하시고 번호 이동으로 하시면 기계값 할인이...
#11아영 (자르며) 아니요. 번호 바꿀 거예요.
#22민호 어 번호까지 바꾸게?
#11아영 제 거랑 남편 거 다 번호 바꿔서, 새로 개통해 주세요.
#33점원 네, 알겠습니다. (핸드폰 꺼내러 들어가고)
#11아영 집도 내 놨어. 우리 행복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이사 해야지.
#22민호 (놀라서) 아영아... 너 다 알고 있는 거지...
#11아영 (말 자르며) 민호씨 내가 말했지. 죽을 때까지 아니 죽어서라도, 아무 말도 하지 마. 제발... 우리 가정을 위해서.
#22민호 (울음 섞여) 아영아 미안해... 내가 정말 미안해...
#11아영 (자르며 멍하게) 민호씨... 우리 행복이 세상에 나오면 자전거 타는 법은 꼭 민호씨가 가르쳐 줘야해.
#22민호 갑자기... 무슨 소리야?
#11아영 민호씨가 행복이 아빠잖아... 자전거 타는법은 아빠가 가르쳐줘야 할 거 같아서.
#22민호 (미안함, 울음 섞여) 그 그거야 당연하지 내가 아빠니까...
#11아영 (행복한 웃음 그러나 멍하니) 행복아 너도 좋지? 아빠가 옆에 있어서...
M 브릿지
E 딩동딩동 벨소리.
#33윤주 누구세요?
#44이웃 네 안녕하세요. 아랫집인데요.
#33윤주 네? 누구.
#44이웃 (밝게) 아 안녕하세요. 오늘 아래층에 새로 이사 와서 인사드리려고 왔어요.
#33윤주 (놀라) 네? 아래층에 이사요?
#44이웃 잘 부탁드려요~
#33윤주 (작게) 민호씨가 이사를... 그 그럴 리가...
31소리
E 윤주 전화 번호 삑삑 누르면,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 하시고 걸어 주세요”.
#33윤주 안돼... 안돼.... 민호씨...
#11아영 N 그날 나는 윤주의 서랍 안에서 사진 한 장을 보았다. 잘못 봤을거란 생각에 몇 번을 다시 확인했는지 모르겠다.
윤주와 나의 남편이 다정하게 함께 찍은 사진을... 하지만 나는 내 가정을 지키기로 했다
단 한 번도 보지 않은 것처럼, 단 한 번도 듣지 않은 것처럼 그렇게 부부의 신의를 지키기로 했다.
비록 흰 옷에 묻은 검은 얼룩처럼 이 상처가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다 해도... 나는 내 흰 옷을 삶고 또 삶아가며 살아 갈 것이다. (끝)
32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