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무대
모델하우스
극본 : 노성원
연출 : 이영노
- 등장인물 -
홍용표(25)(남) : 백수. 어리숙하고 순박하다.
김진호(16)(남) : 중학생..부잣집 외아들..똑똑한..
오미란(25)(여) : 이벤트 도우미. 용표의 여자친구.
주인(53)(여) : 용표가 사는 집의...괄괄하고 인심 좋은..
종걸(35)(남) : 심부름센터 류의 사무실 운영하는 용표사촌.
경비(55)(남) : 모델하우스의.
고객1,2
학생1,2
2남1녀
A 용표 등등
B 진호,종걸 등등
C 미란,주인 등등
M. 시그널
E. 꽈당! 거칠게 열리는 미닫이 방문
C주인 : (문밖에 서서 버럭) 방 빼! 자고 있는 척하는 거 누가 모를 줄 알고?!
그동안 밀린 방 값 달란 말 안 할 테니까... 오늘 해지기 전에 짐 싸. 알았지?!
A용표 : (그제야 부스스 일어나 애교 섞인) 아이 참 아주머니도..
여태 봐주셨는데, 한겨울에 어떻게 방을 빼라고...
딱 한 달! 한 달만 봐주시면 내가 아주머니 그냥 호강시켜 드린다니까요.
C주인 : (들어와 등이라도 치며) 으이구..내 새끼나 남의 새끼나 어째 이렇게 부모 속을 모르고 철이 안 들까 으응?!
A용표 : 아이 아줌마... 아줌마 새끼도 아닌데 왜 때려요?!
C주인 : (더 치며) 내 새끼 같으니까 때린다 왜?!...내 새끼 같으니까.
A용표 : 아! 아! 아줌마 이건 폭력이에요, 폭력!
C주인 : 밀린 방 값이고 뭐고 다 싫으니까,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방 빼. 알 았지?!
지난번처럼 도망가서 안 나타나면 내가 이번에는 저놈에 짐들 그냥 다 하수도 구멍에다 처박아버릴 테니까 알아서 해?!
나 분명히 얘기했다. (일어나 털고 나가며) 으이그...
사지육신 멀쩡한데 그 나이에 맘만 먹으면 세상을 잡아먹고도 남겠다 쯧쯧...
A용표 : 문 닫고 나가세요 추워요.
C주인 : 네 손으로 닫어, 이 놈아! (가는)
A용표 : 으...춥다니까 심통도 아무튼...(무릎걸음으로 가서 문닫고 궁시렁)
아줌마보다 내가 더 답답해...세상 안 잡아먹고 싶은 놈 있나...
(한 입 크게 베어 무는 시늉으로) 아흥! ...아이 씨...한 입이면 될 거 같은데...
E. 핸드폰 울리는...(이왕이면 촌스럽고 재미있는 소리로)
A용표 : 그래 울려라 울려! 내가 너밖에 더 있냐?! (받고 목소리 깔고) 여보세요?
B종걸 : (F)(주춤) 아 저...홍용표...핸드폰 아닙니까...(핸드폰에 찍힌 번호 보며 혼자) 번호 맞는데...
A용표 : (자기 목소리로 반색) 어? 형. 웬일이에요? 일 있어요?
B종걸 : (F) 이 새끼....너 왜 목소리 깔고 지랄이야?! 빨리 튀어와! (끊고)
A용표 : 아이 씨, 내가 뭐 자기 회사 직원이야?! 월급 한번 안 주면서 걸핏하면 튀긴 뭘 튀어?!
A용표 (N) 그래도 일단은 튀어봐야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대박이 터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내 청춘이라고 밤낮 이렇게 달동네 곰팡이 핀 방에서 쥐 오줌 자국이나 멀뚱멀뚱 바라보란 법 있어?
그래! 한 건이면 되는데...
E. 책상 꽝! 손바닥으로 치는
B종걸 : 대박이다, 대박! 이번 일만 잘 되면 너한테는 바로 그냥 대박이야!
A용표 : 형이 자신 없으니까 나한테 주는거지?!
B종걸 : (배짱) 싫으면 그만 두든지...너말고도...
A용표 : (매달리는) 아냐, 아냐. 형이 맨날 잘 안 되는 일만 주니까 그렇지.
B종걸 : 네가 일을 제대로 못 했으니까 그렇지 임마!
A용표 : 처음부터 형이 될만한 일을 줬어야지.
B종걸 : 물에 빠진 놈 건져주면 어쩐다더니...이 말 나온 지가 몇 백년 전인 지 알어?! 근데 아직도 이런 놈이 있네...
싸가지 없는 놈! 싫으면 관둬. 임마! 어차피 너 주긴 아까운 일이야.
A용표 : (기세 꺾이고) 저기... 크긴...큰 일이야?! 대박이 될만한 일이냐고?!
B종걸 : 3억에 10퍼센트 3천!
A용표 : (귀 번쩍) 3천!
B종걸 : 야, 내가 비록 여기저기 잔심부름 같은 일이나 해주면서 살지만...
다른 건 몰라도, 혈육 하나는 챙길줄 아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놈 이다~ 이거야...
너 트럭 하나 사는게 꿈이라며?!
A용표 : 트럭이라도 하나 있으면, 이것저것 해볼만한 사업이야 많지.
B종걸 : (어깨 툭) 이번 일...어떻게 잘 좀 해서...트럭 하나 사라. 응?! 사촌 형 하나 잘 둔줄 알어 임마.
A용표 : 고마워 형...근데...무슨 일인데?
B종걸 : 채권과 채무...부채관계...그런거지 뭐...돈 받아드립니다...으응?! 알지?!
A용표 : (머리 긁적이는) 나 그거 자신 없는데...
B종걸 : 야, 쉬운 일이 대박 되는 거 봤어?! 트럭이 한대야, 트럭 한대!
아, 싫으면 그만두든지...줄 서 있는 놈 한 둘이 아닌데...
A용표 : 아 알았어 형... 형 분명히 약속했다. 나 3천이야!
B종걸 : 3억만 받아와! 그 중에 3천은 네 돈이야! (서랍 열고 봉투 꺼내주며) 자 여기!
A용표 : (감격) 활동비야?!
B종걸 : 내가 언제 활동비 준 적 있냐...멍청하기는...네가 돈 받아내야 될 집 등본하고 여러가지 정보가 있으니까... 읽어봐!
A용표 : (꺼내보며 자신 없는) 줄까...???
B종걸 : 달란다고 주는 놈이었으면 우리한테까지 차례가 왔겠냐?!
말로는 안 되는 놈이란 얘기지... 무조건...무슨 수를 써서라도 주게끔 만들어! 알았지?!
A용표 : (주저주저) ...근데...나 돈 좀 줘...차비는 있어야지.
B종걸 : 야, 임마. 나 먹고 죽을 돈도 없어.
A용표 : 밥이라도 먹고 버스라도 타고 다녀야 일을 하지. 나 정말 하나도 없단 말이야.
B종걸 : 그 자식 그거 참...청춘이 아깝다 임마! (뒤적뒤적 던져주며) 야! 나도 이게 다야.
A용표 : 아이 씨...5만원 가지고 무슨...(달려들며) 조금만 더 줘.
B종걸 : (막으며) 야, 너 왜 이래... 야, 안 비켜!
M.
E. 모델하우스...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C미란 : (고객에게 설명하는) 보시다시피 주방의 모든 전자제품은 주부님들이 사용하시기에 편리하도록
모두 빌트 인 되어 있습니다.
A고객1 : 씽크대 국산 아니죠?
C미란 : 물론입니다. 모두 이탈리아제구요... 지금 들고 계신 팜플렛을 자세히 보시면요...
저희 모델하우스에 사용된 모든 마감재의 브랜드명이 나와 있습니다.
A고객1 : 전자제품 같은 것도 다 주는거죠?
B고객2 : 주기는...다 분양가에 포함되어 있는거지.
A고객1 : 어쨌든 나중에 입주할 때 몸만 들어가면 된다 이거잖아. 그쵸 아가씨?
C미란 : (방긋) 예...고객 님!
B고객2 : 안방으로 가보자, 안방! (쑥덕대면서 구경하며 가는)
C미란 : (친절) 어서 오십시오!
A용표 : (구경하는 척 슬쩍) 밥 먹자!
C미란 : (능청) 예, 고객님. 우선 씽크대 내부부터 설명해드리겠습니다.
A용표 : (따라가며 낮게) 먹겠다는 거야, 안 먹겠다는 거야?! 시간 없어?
M.
E. 부산스런 분식 집...
C미란 : (먹다가) 뭐라고? 3천?!
A용표 : (먹으며) 너 뭐 해줄까? 턱 깎아줄까?! 네 소원이잖아.
C미란 : 정말?! 용표야.. 고마워... 너 약속했다...너 약속한 거야.
A용표 : (혼잣말처럼 으스대듯) 어차피 트럭은 중고로 살 거니까...3천이면 2.5톤 트럭 하나 사고...
네 턱 수술까지 하고도 남겠지?! (끄덕)...남겠다.
C미란 : 어딨어?! 어디서 났는데? 봐봐 3천!
A용표 : 누가 지금 있데...앞으로 생길 거라는 얘기지.
C미란 : (실망, 무시) 으휴..그럼 그렇지...아무튼 나도 참 큰 일이야...돈 얘기만 나오면 눈이 멀어서...홍용표 말을 다 믿고...
A용표 : 얘가 아주 사람 떡을 치네...너 내가 3천 못 벌 거 같애?!
C미란 : (한심) 홍용표...네가 무슨 수로 3천 원도 아니고 3천만원을 버냐고?
A용표 : (오버) 하!하!하! 수술날짜 받아놓고 기다려! 내가 오늘, 아주 일 다 끝내버릴테니까.
내가 생각해도 믿어지지가 않는단 말이야... 어떻게 내 머리 속에서 그런 생각이 떠올랐을까...
C미란 : 너 지금 무슨 소리하는 거야... 어떻게 해서 네가 3천만원을 번다는 거냐고?
A용표 : 하! 하! 하! 그거야 별로 어렵지 않지! 하! 하! 하!
A용표 (N) ‘진호야 아빠한테 돈 달라 그래라’...현수막에 빨간 글씨로 쓰여진 ‘진호야 아빠한테 돈 달라 그래라’ ...
아무리 독한 사람이라고 한들 자기 아들 학교 앞에 그런 내용의 현수막이 펄럭이는데 돈 안 내주고는 못 버티겠지...
아들이 창피해서 학교를 못 다니겠다는데...
C학생1 : 야, 진호가 누구냐? 우리 학교 다니나보지?!
B학생2 : 모르겠는데...진호가 한 둘이냐?!
C학생1 :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왕쪽이네! 왕쪽!!
A용표 (N) 하루 이틀 사흘...내 생각대로라면 당연히 진호란 놈이 나타나서 울고불고 현수막 떼어달라고
사정을 해야 하는데 어떤 녀석인지 코빼 기도 볼 수가 없다...한국 중학교 3학년 4반 김진호...분명히 이 학교 학생 맞는데...
예상이 빗나갔나 생각될 즈음...그럼 그렇지...드디어 찌가 움직였다! 물었다!!
A용표 : 야, 야! 네가 뭔데 현수막을 네 맘대로 뗄려 그래?!
B진호 : (담담, 건방) 아저씨가 이 현수막 붙였어요?
A용표 : (거들먹거리며) 그래, 내가 이 현수막 붙였다 왜?!
B진호 : 돈은 우리 아빠가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 우리 엄마가 가지고 있어요.
A용표 : 네가 진호냐?! 김 진호?!
B진호 : (묵살하고) 유치하게...아저씨가 붙였으니까 빨리 아저씨가 떼세요.
A용표 : 어쭈? 이게 누구한테 명령이야?!
B진호 : 아저씨 나 쪽 팔리라고 이렇게 한 거죠?!
근데, 나 하나도 쪽도 안 팔리고 집에 가서 말도 안 했으니까 이거 떼세요. 미관상 안 좋잖아요.
A용표 : 그 집안에 그 아들이라고...이것도 만만한 물건이 아니네.
B진호 : 빨리 떼세요...떼고 나하고 잠깐 얘기 좀 해요.
A용표 : 어쭈...이 자식 이거 되게 건방지네.
B진호 : 빨리 현수막부터 떼세요... 난, 키가 작아서 못 한단 말이에요. 현수막 떼고 아저씨 사정 얘기 들어줄게요.
우리 선생님이 현수막 떼라 그러셨다고요.
A용표 : 선생님? 나 참 더러워서... 야, 임마! 학교 다닐 때, 우리 담임선생님 말씀도 안 들은 사람이야, 내가! 알어?!
M.
E. 편의점에서 흐르는 음악...
A용표 : (컵라면 국물 마시다가) 아 뜨거워...
B진호 : (한심) 우리 엄마가 어떤 사람인데, 그렇게 해서 돈을 내놓으실 거 같아요?! 어림도 없다.
A용표 : 야, 그러면 네 엄마에 대해서 잘 아는 네가 얘기 좀 해봐라.
어떻게 하면 네 엄마가 돈을 내놓겠냐? 응?!
B진호 : 그 돈이 정말 우리 엄마가 줘야 되는 돈이에요?
A용표 : 당연하지 임마...
B진호 : 돈 받아달라고 한 사람이 누군데요?
A용표 : (움찔, 모르는) ...그 그건...비밀이다 임마! 우리 같은 일 하는 사람들은 뭐든지 비밀이야, 알어?! 묻지마 사업!
B진호 : 어쨌든, 우리 엄마 금고에서 돈 나오게 하기 쉽지 않을걸요.
A용표 : (사정 조로) 학교 못 다니겠다고 그래... 친구들이 놀리고 창피해서 학교도 못 다니겠으니까 빨리 그 돈 갚으라고.
B진호 : 그러면 아마, 우리 엄마 나 유학 보낼걸요?! 지금도 나 유학 보내고 싶어서 안달이신데... 아마 잘 됐다 그럴걸요.
A용표 : 아이 씨...뭐 이렇게 쉬운 일이 없냐?!
B진호 : (의미 있는) 아저씨!
A용표 : (국물 마시고) 왜 임마!
B진호 : 나한테...방법이 하나 있기는 있는데...
A용표 : 무슨 방법? (하다가) 네 엄마 금고에서 돈 나오게 하는 방법?!
B진호 : 보아하니 아저씨도 나쁜 사람 같지도 않고...그래서 하는 소린데요...
아이, 그런데 아저씨 겁 많아서 안 되겠다~ ...아저씨 겁 많죠?!
A용표 : 야 임마 내 인생이 걸린 문제야...겁은 무슨... 어떻게 하면 되는데? 얘기부터 해봐.
M.
E. 거리...차들 지나고...
C미란 : 너 미쳤어?! 너 미쳤구나! 이건 유괴야, 유괴!
A용표 : 자기 입으로 자기가 시킨 건데 무슨 유괴야?!
C미란 : 어쨌든 유괴지. 너 유괴가 얼마나 큰 죈지 알어?! 저 녀석 저거 보기보다 아주 발칙하네.
혹시 쟤가 머리 쓰고 있는 거 아닐까?
A용표 : 무슨 머리?
C미란 : 너 유괴범으로 신고한 다음에 떼버리려는 거.
A용표 : 컵라면 먹으면서 얘기해봤는데 저 녀석 저거 괜찮은 녀석이야. 나 도와주고 싶어서 그런다는데.
C미란 : 아무튼, 인생 종치고 싶으면 네 마음대로 해.
A용표 : 그러니까 너는 모델하우스 열쇠나 잘 챙겨 놔. 돈도 없는데 여관방 신세까지 질순 없잖아.
C미란 : 집으로 가면 되잖아.
A용표 : 집으로 갈 수 있는 형편이면 내가 너한테 이런 부탁을 하겠냐?!
C미란 : 아휴 안 돼! 미쳤어...
A용표 : 저녁에 다시 올테니까 너 꼭 모델하우스 열쇠 챙겨! 알았지?!(가고)
C미란 : 용표야! 홍용표! (혼자) 바보...요즘에 열쇠로 문 여는 현관문이 어딨냐.
A용표 (N) 금싸라기 같은 강남 땅 위에 등을 대고 잘 수 있다니...
이제 곧 내 인생도 이렇게 되겠지...내 비록 오늘은 모델하우스에서 숨을 죽이며 밤을 지새야 하지만,
머지않아 강남 한복판에 우뚝 선 아파트에 전세집을 마련해서 미란이와 결혼도 하고 아들도 낳고 딸도 낳고...
보아란 듯이 살아봐야지...인생이 별 건가...
E. 주방에서 달그락대는
C미란 : 미쳤어, 미쳤어...소리내지 말란 말이야. 밖에 경비아저씨 있잖아.
A용표 : 아까 들어올 때 보니까 코 골면서 자더라.
C미란 : 꿈쩍도 하지말고, 꼼짝도 하지마! 우리 들켰다하면 나까지 잘린단 말야. 아휴...떨려 죽겠네 정말.
B진호 : 텔레비전도 보면 안 되죠?
A용표 : 텔레비전은 되지...소리 죽여놓고 그림만 보면 되잖아.
B진호 : 브라운관 불빛이 밖으로 새잖아요.
C미란 : 넌 어떻게 중학생보다도 머리가 안 돌아가니?!
A용표 : 짜식아, 알면서 왜 물어봐...넌 들어가서 잠이나 자. 아까 보니까 방마다 침대도 있고 끝내주더라.
B진호 : 난 별론데...우리 집도 이래요.
A용표 : 그래~ 좋겠다 임마...맨날 이런 집에서 먹고 자고 하면 화장실에서 큰 일 볼 때 향기라도 나냐?!
B진호 : 아저씨 어른 치고 대따 유치한 거 알아요?! 아휴 왕 유치야!
A용표 : 그래~ 나 원래 태어날 때부터 유치했다 왜?!
그래서 묻는 말인데 느이 엄마 아빠는 어떻게 해서 그렇게 많은 돈을 벌었다냐?!
B진호 : 그거야 나도 모르죠...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우린 부자였으니까.
A용표 : 그러니까 세상은 개판이야...누구는 태어날 때부터 가난하고 누구는 태어날 때부터 부자고...
B진호 : 부자가 부러우면 아저씨도 열심히 일해서 돈 벌면 되잖아요.
A용표 : 야 이미 시작부터가 틀린데...평생 몸 바쳐 일한다고 이런 모델하우스 같은 집에서 행복하게 살수 있을 거 같애?
B진호 : 행복은요...돈에서 나오는게 아니라구요.
A용표 : 그거야 돈 있는 놈들이 하는 소리고.
C미란 : 좀 조용히 얘기해.. 아니, 아니. 얘기 그만하고 각자 방에 가서 자, 응?!
B진호 : 나 화장실 가야 되는데...
A용표 : 이 집에 화장실 한 세개는 있더라...제일 가까운 데로 가.
C미란 : 화장실 변기 작동 안 된단 말이야.
A용표 : 뭐야? 그럼 폼이야?!
C미란 : 당연하지...내가 그래서 아까 볼 일 다 보고 오라 그랬잖아.
B진호 : 아휴 나 급해요...
A용표 : 아이 이 자식 이거 진짜... 네가 그러니까 나까지 생각나잖아.
C미란 : 아휴 내가 미쳐 정말!
E. 핸드폰 울리는...
C미란 : (기겁) 뭐야, 뭐야 이거?!
A용표 : (받고 낮게) 여보세요.
B종걸 : (F) (볼멘) 야, 너 지금 어디서 뭐하는 거야?!
일을 시켰으면 중간보고라도 해야지. 돈을 10만원이나 가지고 간 놈이... 너 지금 어딨어?!
A용표 : (속닥이는) 아무튼 일 잘 하고 있으니까 걱정 마세요 형.
B종걸 : (F) 너 지금 어딨냐고??
A용표 : 지금은 길게 얘기 못 하구요...나중에 연락할게요. 끊어요. (끊는)
C미란 : 빨리 핸드폰부터 꺼. 아예 꺼버리란 말이야.
A용표 : 니네 집도 아닌데 구박 좀 그만해라.
B진호 : 나 화장실 가고 싶단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