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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모展 정모전 후기 2.인과 연이 서로를 끌어당겨.

와일드팬시
2019-10-11 00:15:36 377 7 9


*장문주의 장문주의 장문주의 ( 3번 말했습니다.)

아래 요약있음


후기를 나누어 작성한 이유는 하고 싶은 말이 다양하게 있는데,

맥락이 한번 아예 달라지기 때문에, 끊어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1편에 비해 보다 개인적이고 감상적인 이야기가 가득 하기 때문에,

긴글을 읽기 귀찮으신 트수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면 되겠습니다.


작가님은 가지말고 잠깐만 앉아봐. 

저 아까 갈 때, 할말 없냐 그랬는데, 글로 쓴다 했죠? 

지금 씁니다. ㅎㅎ 핫하, 받아라. 


시절인연( )

-모든 사물의 현상이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 는 불교용어.


저는 생각을 되게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때 그때 나는 생각을 노트나 핸드폰 메모에 적고

집에 와서 관련된 철학 등을 찾아보고, 정리해보고 다시 써보고 하는 방식으로요.

그래서 매 해 다양한 주제로 생각을 하고 상상을 하고 하는데,

올 한해 꽂힌 단어가 있다면, 바로 불교의 "시절인연" 입니다. 그 중에서도 "인연" 이요.


저는 인연의 인이 "사람 인" 인줄 알았습니다. 허영만 작가님의 식객을 보기 전 까지요. ㅎㅎ

그때가 아마 중학생 때였나요. 책에서 인연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뭔 말인지 이해도 못하면서 그냥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책의 내용을 생각 해보면,

인연은 사람 인이 아닌,

직접적인 원인 인 과 간접적인 원인 연 이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연이 맞 닿음에 있어서,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죠.

내가 몸담고 있는 관계가 만들어지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하던 간에, 인과 연은 움직이고,

서로를 끌어당겨 비로소 "인연"을 만들고 현재의 결과를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인연을 거스를 필요 없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라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해가 잘 되지 않음에도, 그때 나름의 충격이 있어, 어느정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인연" 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게 제가 올 한 해를 시작하며 가지고 온 생각이며, 현재 진행형으로 안고 가는 중인 생각입니다.

제 나름의 결론은 이렇습니다.

인과 연은 내가 움직일 수도, 움직이지 못할 수도 있다.

다만 나의 행동은 내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인과 연에 영향을 끼치며, 결과를 만들어, 지금의 인연은 만들었다.

때문에 항상 감사함으로 지금의 인연과 결과에 감사해야 한다.

이정도요? 더 깊어지기 위해선 내공이 더 필요할 듯 합니다.


자 제가 이 지루한 이야기를 왜 했을까요?

바로 정모전에서 봤던 그린 그림 중에서 와닿은 작품과 관련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미 눈치 채셨을 수도 있겠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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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찍은 사진들의 화이트 밸런스가 엉망이라, 최대한 후보정으로 실물 감을 살리고자 했으나.. 실패하였읍니다 ㅜ) 



처음에 보고 찌릿하고 전류가 흐르던 기분을 잊을 수가 없네요. ㅎㅎ

전시장을 처음 돌 때는 글은 읽지 않고, 전체적은 분위기를 눈에 담고자 슥- 봤습니다.

그 후에는 글을 읽기 시작했고, 그 다음에는 제가 맘에 들었던 그림들을 차례로

좀 더 시간을 들여 감상했어요.

그런데 재밌는 건, 처음부터 마지막 까지 이 그림이 제일 좋더라구요.

글귀가 너무 맘에 들지만, 글을 읽기 전 부터 그림만 봤을 때도 이 그림이 재일 와 닿았는데,

글을 읽고 '와 정말 신기하게, 내가 생각 치도 않았는데, 나한테 다가오는 게 있었구나'

생각하며 즐거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재밌는 건 작가님의 작업 방법이, 경우에 따라 랜덤하게 결과물이 나오잖아요?

혹자는 그런 점을 단점이라 생각할 수 도 있겠습니다.

프린팅 기법의 장점은 작품의 양산이 쉬워지는 것인데,

시아노 타입 기법은 햇볕에 따라 불안정해지는 요소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또 누군가는 그러한 불안감을 재미 라고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그러거든요. ㅎㅎ

온전히 완전한 것에는 매력이 없고 재미가 없습니다.

약간의 망가짐이 사물 본래의 매력을 이끌어 내기도 하거든요.


완벽하게 새하얀 신발이 좋은 사람이 있는 반면,

흰 신발을 사자마자 조금 밟아서 신는 사람도 있는 법이지요.


시절인연,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서 이야기 하면 참 신기한 말입니다.

세상 모든 만물이 내 마음대로 돌아가지가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나쁜일이 예기치 않게 찾아오기도 하지만,

좋은 일 또한 나에게 갑자기 와닿아 심심치 않은 감동을 전해주죠.


핫클립에서 작업실 보여주는 클립을 보고 방송에 들어와 채팅을 친 첫날

저는 인터뷰에 걸렸고, 제 신상이 팔림과 동시에 제 그림이 나왔어요.

신기하죠? 그래서 눌러 앉았어요. 그리고 작가님 작업을 보는데,

재밌더라구요. 몇번 드렸던 말이지만, 자극도 받고요. 

이런 게 우연이며 인연이지 않을까요?


그래서 정모전 첫날 버스에서 많은 생각을 했고,

그 기린 그림을 보러 한번 더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시간이 안나더라구요. 백수인데.. 갑자기 아르바이트에 붙고..

주변에서 도와달라고 요청을 해서 도우러 가고.. 간만에 정신없이 한 주를 보냈습니다.


그래서 어쩌다 보니, 전시회 마지막날 방문하게 되었고, 의도치 한게 셔터맨 역할을 한 트수가 되었네요.

참 어느 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없고,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서 결과가 나빠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습니다 ㅎㅎ

아마 제가 좀 더 일찍 도착해서 작가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했다면.. 이런 글도 안 썼을 테고,

그냥 말 몇마디 나누고 넘어가서, 기억속에서 잊혀졌을 수도 있을텐데 말이죠?


여튼,

최근 인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운명 처럼 작가님 전시에서 거기에 한없이 크게 와닿는 그림을 봤습니다.

이런 생각을 할 계기를 한번 더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고, 작업 잘 즐기고 있습니다.

작가님 또한 인연이 돌고 돌아 올바른 시기에 좋은 결과로 찾아오길 바라겠습니다.


이런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


마무리는 영등포역으로 돌아가는 길, 찍은 뭐하는 지 모를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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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더지의 전시, "온갖, 멋진 곳"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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