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아도 보이는 풍경은 선명하다
그 속을 걷다 보면 한 정원에 다다른다. 너무도 아름다운, 내 이상향과도 같은 그 정원에는 기나긴 냇가가 있다. 거기에서 물을 떠 마시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정오에 다다른다. 정오에 다다르면 나의 저택 앞에서 문을 두드리고 문은 스스로가 반시계 방향으로 열려 나를 안내한다. 내가 들어서면 문은 바깥쪽에서 닫힌다. 결국 나는 다시 외출하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원은 점점 더 붉은 빛을 입고 나는 그럼에도 여전히 그대로인 옷과 그대로인 몸과 체취로 외출을 하게 된다. 난 더 이상 어디로부터 왔는지조차 더듬어 나아갈 수가 없었다. 내가 온 길을 따라 그 저택을 두드리고 문을 열고 닫아도 난 다시 이 붉은 숲에 있다.
시간은 완전히 잿빛으로 숲이 물들 쯤에야 밤이 되었고 그 때서야 나는 내부로의 출입을 허락받았지만 내가 처음 들어섰을 때 느낀 것은 제련되지 않은 나뭇바닥의 가시의 찌름 뿐이었고 그 뒤에 나는 한동안 말없이 외부와 외부에서 움직였던 나의 기억들을 다시금 지나쳐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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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체험에 대해 희곡을 써보며 희곡 연습을 해보고 있습니다. 일종의 인트로라고 보셔도 됩니다.
희곡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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