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 위에 파란색을 조심스레 덧칠해 햇볕에 말려두었다. 섬광이 비추는 인공의 하늘 같은 것은 아름다웠다.
이제 그림 안에 거리를 그리고, 전등을 그리면...
그런데 바깥을 쳐다보면 거리 위로 전등의 물결은커녕 전등의 조각조차 보이지 않고 다만 공허한 그 흔적들과 구조만이 그러한 적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난 여기에서 언젠가 나가야 할 것이고 오래지 않을 것임을 아는데도 순간 흠칫한다.
비가 한 번 아래로 부딪히는 순간 캔버스를 거두어들이고 하늘을 원없이 쳐다보았다. 약하기만 한 구조물들이 무너지는 소리가 아래로 침전하는 것을 천둥소리로 들으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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