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금의 제게는 아주 큰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아직 상담을 신청할 준비가 되지 않은,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온 정말 큰 고민이자 문제지만,
며칠 전부터 제 자신에게만 가볍게 운을 띄우던 것이었는데
이번 이빛밤의 주제가 '고민'이라니 이 무슨 운명의 장난입니까...
주제를 듣고 고민을 많이 해서 그랬는지, 어젯밤이 유난히 따뜻해서 그랬는지, 밤잠을 설치다 새벽에야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또다시 극단적인 답을 내렸었죠.
도망가자. 생각해본 온갖 변명과 해결 방안을 모조리 적어 덕지덕지 붙여 놓고 도망가자.
원래 나는 이 정도의 사람이고 하나의 일대기가 그 빛을 잃어가는 게 되는 것뿐이다.
훗날 내가 고민 전의 나로 돌아오든 그 고민이 미화된 추억이 되든
미래의 일은 난 모르겠고 도망가서 지금 해야 할 일부터 열심히 해보자.
도망자의 변명과 자기 합리화는 참 뻔합니다. 아니! 제 변명과 자기 합리화는 참 뻔하고 반복됩니다.
좋은 게 좋은 거고 문제도 좋게 해결도 좋게.
뭐든 그저 좋은 것만을 얘기하고 야기하는 과정을 저는 저를 포함한 모두에게 보이지만,
결과는? 정말 안 좋다 못해서, 저 스스로에게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어떤 결과라도 나왔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상담을 신청할 준비가 되지 않은 이유는 해당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한 정리가 안돼 있고
용기도 없고 답을 듣고 반영할 마음가짐도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운을 띄워보고 싶었어요. 자꾸 변하지만 계속 제가 내려왔던 오답을 공유하고도 싶었고요.
제 변명을 쭉 늘어놓고 상대가 인정해주면 위안받고 다시 고민, 아니면 그냥 도망가고...
이런 무책임한 행동은 그만 하고 싶은데, 인생을 너무 준비 없이 무엇도 이루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에 이렇네요.
'모 아니면 도'라는 정신부터 고쳐야 하는데 말입니다.
'즐거우면 안돼요. 지겨워야 해요.' 오늘 저에게 큰 충격을 준 말입니다.
소재가 없으니 디코 인터뷰를 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초대해 주신다면 과묵한 버전으로 참여해 보겠습니다.
지구고민 자연고민
돈고민 일고민
가족고민 건강고민
운동고민 식단고민 취침고민
사람고민
다른 고민도 이렇게 많은데 사실 없는 듯 살기에 나열만 해봤습니다.
CHAMPION
뭐가 어쨌든 사실 내 인생의 1순위는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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