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한건 초등학교 6학년이었어요
이별하는 발라드 노래들에 지겨워서 노래를 잘 안 들었었는데, 영어 시간에 비틀즈 노래 몇 곡 듣게 되면서 이후로 팝을 많이 듣게 됐어요.
중학교가면서 비슷한 음악 좋아하는 친구들 만나게 되고는 여름마다 락페스티벌이나 공연을 가곤 했었는데요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아무래도 폴 매카트니 내한 공연인 것 같아요
고등학교 1학년, 2015년 5월이었어요
원래 2014년에 오시기로 하셨었어요. 중간고사고 기말고사고 다 제쳐놓고 비틀즈 멤버 최초 내한인 만큼 표만 끊어놓고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폴 경이 독감에 걸리는 바람에 엄청 아쉬워했었답니다. 그래도 다행히 다음 해에 오심.
기억에 남는 곡은 많죠.
(The Long and Winding Road 부터해서,
Maybe I'm Amazed,
We Can Work It Out,
Another Day,
당시 신곡이었던 New와 Queenie Eye,
Lady Madonna 등등)
어렸을 때 mp3 플레이어로만 듣던 노래들을 라이브로 들으니까 매번 소름이 돋았던 것 같네요
마지막에 가선 유명한 Let it be 와 특히 내한공연의 백미 Hey Jude 떼창 때는 모두가 Na Na Na- 외치며 즐거워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은,
공연 마지막을 장식하는 Golden Slumbers - Carry That Weight - The End 메들리 였어요
신나던 분위기 속에서 갑자기 폴 경이 피아노에 앉더니 Golden Slumbers 의 도입부를 연주했을 때, 전 막 소리지르다가 순간 멈칫했어요.
아 이젠 정말 마지막 곡이구나 하는 생각과 두손을 꼭 모았죠
Carry that weight 으로 넘어가면서 다시 떼창하다가
절정인 The End 에선 폴 경과 밴드 멤버들의 독주,
그리고 마지막 가사
'And in the end, the love you take, is equal to the love you make'
-가 울릴 때
공연 내내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반신반의하던 제가 이 때 확 정신이 들면서
이거 생시구나하며 와ㅏㅏㅏ 소리질렀던 기억이 나네요.
여러 공연 많이 봐왔지만, 그저 '공연' 하면 떠오르는 장면은 이 마지막 메들리라고 할 것 같아요
이후에 또 내한한다고 했다가 취소되서 아쉬워하고, 그래서 작년 글래스톤베리 티켓 예매하다가
그만 코로나때문에 또 취소되고..
여담인데, 사실 이 땐 여자친구랑 같이 보러 갔었는데요, 공연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끝나고 싸웠었어요. 게다가 헤어지고 나서 찍어놓은 공연 영상을 보고 싶어도, 영상 속에 등장하는 전 여자친구 때문에 한동안 못 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선지 다시 한 번 보러갈 땐 혼자 아니면 친구들이랑 가는게 낫겠다 싶네요 ㅋㅋㅋ
아무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 영상은 없어서 같은 앨범 투어의 일본 공연 영상으로 올렸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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