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 군 입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인생 가장 파릇파릇하고 젊었던 봄날 같은 시절이 지나고 '앞으로 내 인생에 봄은 없을 거야 군대부터 시작되 사회생활로 끝날 내 인생에 더 이상의 봄은 없을 거야.'
생각하며 아무런 목적 없이 3월 나는 방구석 폐인생활을 시작하였다. 부모님도 나를 보고 특별한 제재를 하지 않았다. 곧 군대 갈 아들 녀석 기분을 상하게 해서 뭐가 좋은가?
나는 그래서 누구도 막지 않는 무의미한 마지막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 통장의 잔고가 떨어졌다.
그다지 방구석에 뒹굴면서 크게 많이 쓰진 않았는데 내가 모아둔 돈도 봄처럼 끝나버렸구나 생각했다.
최소한의 양심이었을까?' 어머 아들 돈이 부족하니?' 하며 만원 몇 장 쥐어줬을 엄마에게 돈이 부족하다 말하지 않고 단기아르바이트를 구했다.
그리고 며칠이지나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퇴근하던 날 난 여느 날처럼 스마트폰 액정만을 바라보며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내 폰 액정 위로 벚꽃잎이 떨어졌다.
벚꽃잎? 지금이 5월 초인데 벚꽃잎이라니?
나는 머리 위 나무를 바라보았다.
물론 벚꽂잎은 다 떨어진 파릇파릇해진 나무가 있을 뿐이다.
나는 다시 내 폰 액정위의 벚꽃잎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벚꽃잎이 나에게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보아라 봄은 있었다. ‘
이 한마디를 위해 지금까지 떨어지지 않고 날 기다려온 것일까?
내가 미처 만끽하지 못한 봄을,
내가 끝났다고 단정 지은 봄을 보여주기 위해 날 기다려온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그 벚꽃잎은 바람에 날아갔다.
지금 나는 뒤늦게 찾아온 5월의 봄을 만끽하고 있다.
그동안 내가 무시하고 부정한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봄을 즐길 것이다.
벚꽃잎처럼 떨어질 순간의 생각은 잠시 미뤄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