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좋다고 말하던 너에게
포근한 봄날
연분홍빛 입술로
너는 봄이 좋다고 했어
너는 벚꽃을 보며
폭신푹신 솜사탕이라며
귀엽게 웃었어
꽃이 지면
치워야할 쓰레기에게
너는 나비를 보며
나폴나풀 요정님이라며
손을 내밀었어
애벌레에
날개만 달린 추악한 생물에게
너는 꽃향기를 맡으며
달콤하다 했어
꽃가루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을 보며
너는 봄냄새를 맡으며
포근하다 했어
미세먼지로
가득한 하늘을 보며
너는
봄이 좋다고 말하던 그 입술로
내가 좋다고 말하던 그 입술로
이별을 말했어
쿵! 쿵! 쿵! 쿵!
나를 치고 간
그 말에
봄의 꿈에서
깨어난다
아! 과거에도 미래에도 없을
여자친구여
네가 없는 세상은
봄이든
여름이든
가을이든
색을 잃은 겨울
스트리머가 있고
트수들이 있는
따스한 겨울
블러드 트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