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봄 하면 짝사랑 하던 사람이 생각납니다.
대학 때 같은 과에 같이 수업 받던 친구였죠.
같이 수업받고 친해지면서 같은 동네라는 걸 알게 되었고, 그 후로 자주 같이 다녔어요.
그러다가 그 친구가 좋아지게 되었죠.
사실 처음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거라 많이 티가 났었나봐요.
그때는 티가 안났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아마 친구들은 전부 알고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그 친구는 제가 좋아하는 걸 그냥 모른 척 해 준 것 같습니다.
그런 식으로 1년이 지나고 2학년이 되었을 때.
어김없이 저는 그 친구를 좋아하는 티를 냈었죠.
그리고 3월인지 4월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어느 봄날, 그 친구와 우연히 학교 가는 길에 만났어요.
근데 그 친구가 할 말이 있으니 따로 보자고 하더군요.
그리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따로 빈 강의실에 들어갔죠.
빈 강의실에서 하는 말...
벌써 10년 넘게 지난 일이라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아무튼 너한테 관심 없다는 식이었어요.
저는 쭈뼛쭈뼛 바보같이 말없이 고개숙이고..
지금 생각해도 정말 한심했던 제 모습이네요.
고백조차 못해보고 차이는 꼴이라니.
그 뒤로는 그 친구의 얼굴도 못보겠더군요. 가는 길에 보여도 그냥 고개 숙이고 도망치고.
그리고 바로 군대 지원하고 휴학해버렸습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한심하고 부끄러운 모습이네요. 봄만 되면 여전히 생각납니다. 그 날의 한심한 제 자신이
아무 말도 고백도 못한 자신이. 그래도 좋아했던 그 친구가.
지금은 결혼하고 잘 살고 있겠죠.
신청곡은 아무 곡이나 받아 주시나요?
우선 신청해봅니다.
May'n의 My Lovely Thing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