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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키의 게임 및 영화 리뷰 카드 샤크 ★★☆

Broadcaster 어스키
2023-01-15 20:39:07 161 2 0

샤킹 친다는 말을 들어 봤는가? 포커에서 상대가 사기를 치며 카드 패를 숨겨 놓을때 하는 말이다. 도박사들끼리도 '샤킹 치지마라'며 농담조로 던지기도 한다. 헌데, 놀랍게도 '샤킹 친다' 라는 말은 외국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우리나라 카드 놀음 판에서만 통용되는 관용어다. 그런데, 이를 노렸다는 듯이, 카드 샤크란 게임이 국내에 출시 됐다. 분명 서구권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용어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게임의 진행은 주인공 유진이 생 제르맹 백작을 만나면서부터 시작된다. 태어날때부터 언어장애를 가진 유진은 못된 여주인이 운영하는 여관의 종업원이다. 매일 같이 성실하게 일하고 있지만 여주인에게 매번 구박 받으며 핀잔만 듣는다. 그러던 어느 날, 도박꾼 생 제르맹 백작이 유진의 여관에 찾아온다. 생 제르맹 백작은 여관에 있는 테이블 위에서 유진에게 간단한 속임수로 돈을 벌어보지 않겠냐며 제안한다. 평소, 여관 주인의 박봉에 질려했던 유진은 생 제르맹 백작의 제안을 수락한다. 그렇게 유진은 때로는 생 제르맹에게, 때로는 다른 도박사들에게 속임수를 배워 상류층 인사들을 털어먹기 시작한다. 새로운 인생이 시작 된 것이다.


게임의 시작은 매우 흥미롭다. 가난한 청년이 어떠한 계기를 얻어 기연을 맞이해 기술을 전수 받는다. 기술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실력을 늘려 세상에 맞서 싸운다. 심지어 주인공은 언어장애를 안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방심을 이끌어 내는데에도 능숙하다. 전형적인 도박물물에서 볼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일종의 무협지와도 성격이 맞닿아 있다. 각지에 널려 있는 고수들을 찾아가 그들에게 기술을 선보인다. 고수들은 유진의 실력에 모두 감탄하거나 분통을 터뜨리는 등, 재도전을 하지만 빼어난 유진의 실력에 매번 패배한다. 서양 소년 도박사의 모습에서 동양 협객의 모습이 엿보인다니 역설적이지 않은가. 


이 게임에 적극적으로 빠져들수 있게 되는건 비단, 도박 때문만은 아니다. 단연코 눈에 들어오는 것은 중세 민화 느낌이 나는 미술.작품의 분위기가 한껏 살아 오른다. 덕분에 사기 도박을 할때 흥미도 한층 더 생긴다. 중세의 품격있는 분위기도 잡아내면서 집시들이 주도하는 도박의 자유로움까지 곁들여져 있으니 재밌게 다가 올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허나, 다채로워 보이는 구성에도 불구하고 카드 샤크는 훌륭한 게임이라고 말하기 꽤나 어렵다. 그 이유는 바로 영원히 튜토리얼을 진행해야 하는 플레이 때문이다. 게임의 주인공인 유진은 생 제르맹 백작과 함께 '열두병의 우유'라는 수상한 사건을 쫓게 된다. 그 와중에 적들을 만나게 되고 적들은 하나 같이 장르물의 악당들처럼 '좋다, 그렇다면 카드로 승부하자!' 라는 말과 함께 도박을 제안한다. 적들의 돈을 모두 다 따내게 되면 게임에서 승리하게 되고 그들이 알고 있는 정보를 얻게 된다. 문제는, 매 적을 만나러 갈때마다 새로운 트릭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에 써먹었던 트릭을 자유롭게 재활용하지 못한다. 매 스테이지를 진행할때마다 튜토리얼을 또 배우는 셈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참으로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카드 트릭을 통해 돈을 쓸어담는, 하이스트물스러운 카타르시스를 선사해 주는 것 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플레이까지 도박의 자유를 느낄 수 있게 만들진 않았다는 것이다. 유저에게 자유로운 액션을 부여하지 못한다면 자율성이 제한되고 시스템에 종속된 한계적인 플레이 밖에 할수 없다. 비디오 게임이 다른 분야와 큰 차이점을 보이는 것이 바로 플레이의 자율성이다. 이걸 제한해 버린다면 의미가 없다. 게임의 구성과 컨셉과는 다르게 천정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게임의 스토리도 매우 아쉽다. 상술했듯, 게임은 주인공 유진이 열두병의 우유 사건을 조사하게 되면서 자신의 출생의 비밀과 생 제르맹 백작의 목적, 어드네스라는 도적의 음모를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최종 순간에 이르러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 버린다. 그 이유는 바로 왕, 루이 15세가 데우스 엑스 마키나적인 존재로 등장해 사기 도박사들을 모두 끌어 모으는 전개를 해버리기 때문. 그러곤 루이 15세가 '모두 모였으니 자연빵 한판 칩시다' 란 허무 맹랑한 제안을 한다. 


이는 타짜 2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일맥상통한다. 타짜 2에서도 함대길, 허미나, 똥식이, 우사장등의 인물들이 서로에게 사기를 치면서 갈등을 빚게 된다. 그러던 중, 갑작스럽게 전작의 최종보스였던 아귀가 등장해 모두 함께 자연빵 치고 이기는 사람이 돈을 다 갖기로 하자고 말한다. 전개의 애로 사항이 꽃피니 쉬운 방법을 택한 것이다. 허나, 타짜 2는 카드 샤크에 비해 핍진성이 있는 것이, 전작의 최종 보스였던 아귀가 다 함께 모여서 자연빵 한번 치자고 말하는 것 자체가 꽤나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잖은가. 아귀라면 모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한번에 일을 벌이자고 제안할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드 샤크는 시리즈물이 아니다. 루이 15세가 작품 내내 등장해 영향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다. 언급과 뒷배경에 존재하는 캐릭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등장해 모든것을 해결해 버리니 플레이어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어렵다.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루이 15세와 주인공 유진과의 관계 역시 아무것도 아닌 걸로 밝혀지게 된다. 루이 15세가 나올만한 명분이 딱히 없다는 이야기. 도박판의 이야기는 도박판에서 끝내야 할 것을 너무 거대한 흐름으로 가려하다 보니 이야기의 포인트를 놓쳐버린게 아닌가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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