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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키의 게임 및 영화 리뷰 더 게임 (1997)

Broadcaster 어스키
2021-01-16 15:14:42 576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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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게임은 데이빗 핀처 감독의 1997년 작품이다. 상당히 잘 만들어진 수작 스릴러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끊임없는 서스펜스를 제공한다. 어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고 관객들이 생각했던 것과는 반대로 진행되는, 깜짝 놀래키는 스타일로 전개되기도 한다. 스릴의 극한까지 밀어 붙이며 관객들을 고조 시키는 것이다. 영화는 이런 연출을 위해 고의적으로 씬이 넘어가도 멈추지 않는 음악을 마지막까지 깔아둔다. 특별히 튀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아주 낮게 깔리지도 않는다. 끝까지 밀어 붙여 마음을 옭아 조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더 게임은 수작 스릴러 영화다.


더 게임은 일종의 몰래카메라의 한 갈래라고 봐도 된다. 수분마다 계속 '아니 이건 사실은 이렇게 되었는데?' 하고 놀래키는 형태로 말이다. 그 대상은 주인공도, 다른 인물들도 아닌 바로 관객이다. 극중에서 관객은 니콜라스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따라가기 때문에 정보가 굉장히 제한적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알수 없다. 그저 혼란스러움만 생길 뿐이다. 관객은 그 감정을 그대로 리바운드해서 돌려받는다. 당연히 주위 상황들이나 등장 인물들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게 되는데, 항상 사태가 일어날때마다 시원하게 해결되지는 않아 약간의 짜증과 더불어 '누가 이런 낚시질을 하는가?' 에 대해 의문을 가지며 보게 된다. 관객들 모두 다 핀처 감독에게 깜빡 속고 있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감독의 실력이 굉장한 작품이라고 봐도 된다. '나는 전 세계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이정도 몰래카메라를 선사할 수 있다' 라고 자랑하는 것이라고 봐도 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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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최종반부에 이르게 되면 이러한 스릴의 결과가 비로소 밝혀진다. 긴장의 끝을 놓치지 않고 끝까지 붙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입이 쩍 벌어지는 놀라운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영화상의 흐름으로서는 장난질이 조금 심한 결말이긴 하다. 사람에 따라서 진짜 이런식으로 이야기가 진행 될 수 있는가란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말이다. 그렇잖은가. 수억달러대의 자산가를 이정도까지 궁지에 몰아 넣고도 무사하길 빈다는건 조금 어불성설이 아닌가. 뭐 이정도는 영화적 허용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조금 해본다. 


더 게임은 어느정도 영화사의 흐름에 따라서 나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1995년, 유주얼 서스펙트를 필두로 반전 영화라는 장르가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반전들은 추리 영화 같은 것에서나 간간히 쓰이는 것에 불과했다. 사실은 이렇게 되었는데 당신들 생각도 못했죠? 하는 형태로 말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스릴러, 하이스트 무비와도 같은 장르들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고 그 스타트를 끊은 것이 바로 유주얼 서스펙트다. 완성은 1999년, 식스센스에 이르러서야 마침내 이뤄지게 되는데, 그 중간 사이에 정확히 있는 작품이 바로 더 게임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핀처 감독 역시 이런 반전 영화 대열에 함께 승차해서 달려 본 것이라고 봐도 되겠다.


후발주자들은 사실 어느정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 반전 영화라는 것 자체가 단순히 반전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에 복선을 깔아거나 관객을 극도로 긴장 시켜 몰아 붙여야 할 필요가 있는데, 게으른 반전 영화들은 이런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이건 앞으로도 현재진행형이라 바뀔 일은 상당히 요원해 보인다는게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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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반전 영화라는 것 외에도 건질것이 꽤나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도드라지는 부분은 바로 핵심 주제와 메세지다. 주인공 니콜라스는 개인적으로 망가져 있는 인물이다. 일 밖에 모르며 이 때문에 가정에 소홀해서 한번 파탄나기도 했고 동생 콘래드와의 마찰도 꽤나 심하다. 매일 같이 일에 둘러싸여 피곤한 나날들을 보내고 자신의 부와 권력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무례하게 굴기도 한다. 거만하기까지 해 보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꽤나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다. 더군다나 마이클 더글라스가 보여주는 귀족적인 분위기로 인해 시건방진 느낌이 훨씬 더 강조된다. 전형적인 워커홀릭, 자아도취, 성격파탄자인 셈.


영화는 이런 엉망진창인 인간인 니콜라스에게 몇번의 죽을뻔한 위기와 재산의 탕진, 주위 사람들의 죽음 등등을 보여주고 그가 반성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한다. 진정으로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깨닫게 되고 전아내에게 찾아가 자신의 잘못을 사죄하는 등, 동생과의 관계도 원만해지며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재탄생하게 만들어 준다. 죽기 직전에 사람은 비로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고 하지 않던가? 그것이 바로 영화에 등장하는 조직인 CRS가 진정으로 도와주는 일인 것이다.


작중 초반부에 보면 CRS와 접촉한 몇몇의 재력가들이 '기회가 된다면 한번 더 이러한 경험을 하고 싶다' 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이들은 이미 니콜라스와는 달리 CRS 를 통해 인생의 의미가 어디에 있는지 깨달았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CRS의 목적은 꽤나 단순하면서도 상당히 직설적으로 드러난다. 따지고 보면 영화의 메세지 자체는 꽤나 유치하다. 스크루지 아저씨가 돈만 밝히다가 자기가 중요하게 생각 했던 것을 오랫동안 놓쳐왔지 않던가. 이런 의미로 본다면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라고 봐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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