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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키의 게임 및 영화 리뷰 더 셀

Broadcaster 어스키
2021-01-13 17:00:31 190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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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셀은 CF 감독 출신인 타셈 싱의 작품이다. 영화 속에 나오는 과학력은 현실을 초월한다. 사람간의 의식을 연결해 마음속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심리치료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정신병 고통의 원인 자체가 사람 마음속에 있다고 판단, 그 속에 들어가 직접 대화를 나눔으로서 해결하는 방식인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속은 항상 다르지 않던가. 어떤 이들은 꿈같은 성을 가지고 있을수도 있고 어떤 이들은 끔찍함으로 점철된 지옥같은 심상 세계를 가지고 있을수도 있다. 영화의 포인트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탐험하고 이해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영화의 주요 키 포인트이다.


작품의 초반부에는 주인공이 사용하는 장치가 어떤 것인지 알려주기 위해 소년에게 심리 치료를 실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어린아이이니 만큼 심상 세계가 크게 발달하지 않아 드넓은 사막이 펼쳐져 있을 뿐이고, 자기 마음대로 말하는 경향이 가득하다. 특히 사막에 배를 다니게 하는 꿈 같은 발상은 어린아이에게서 쉽게 나올법한 생각이라 익살스럽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미치광이의 머리속은 어떨까? 짐작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연쇄 살인마나 수많은 사이코 패스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인지, 어째서 끔찍한 살인 같은 것들을 저지르는지에 대해서는 범인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잖은가. 인간은 상식이란걸 기본적으로 뇌속에 탑재하고 다니는데, 그들의 머리속은 그런 것들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지 않던가. 행동거지가 일반 사람들과는 완전히 다를 뿐더러 그들의 행동 때문에 사회적 문제까지 초래될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당최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왜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탐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분명 우리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도 뇌구조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면 어느정도 호기심이 일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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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그런 연쇄 살인마 사이코패스의 머리속을 탐험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무슨 이유에서 이런 살인을 저지르는지, 왜 그래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영화속 사이코패스인 칼은 어릴적 받은 폭행과 끔찍한 기억으로 인해 변태적인 성욕을 갖게 되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피해자를 납치해 감옥에 가둬, 물을 채워 익사 시키는 것으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한다. 비이성적인 욕망으로 가득해 피해자를 죽이면 자신의 머리속에 가둬, 복종 시키고 내 것으로 만들었다는 생각까지 한다. 칼의 머리속은 일반적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괴랄함으로 점철된 고통스러운 비명이 나올 것 같은 끔찍한 생각으로 꽉 차 있는 것이다.


영화의 압권인 부분은 칼의 광기를 탐험하던 제니퍼 로페즈가 그만 굴복해 그와 함께 동조하는 장면이다. 제니퍼 로페즈는 칼이 마지막으로 숨겨 놓은 피해자를 찾기 위해서 그의 머리속으로 들어간다. 처음 들어갔을땐 기괴하면서도 끔찍한, 머리속에 칼 자신만이 이해할 수 있는 왕국을 세워 놓은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달아난다. 하지만 두번째 찾아 갔을때는 칼이 어린시절 당한 고통을 이해하게 되고 광기의 원인에 동조해 버리고 만다. 광기의 전염인 것이다. 이 부분은 마치 할리 퀸젤 박사가 조커에게 물들여 광기가 전염되어 타락한 부분과도 비슷해 보인다. 칼의 과거사를 들여다 보면서 어느 새 그에게 동정심을 느끼게 되버렸고 변태적 성욕을 이해하게 되는 지경까지 가버린건 광기의 전염이라고 볼수 있다. 이처럼 영화는 광기에 대한 이해와 탐구라는 거대한 대주제를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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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영화의 해석과 이해와는 별개로 광기에 대한 표출이나 모양새가 꽤나 바람직하다고 볼순 없다. 칼이 보여주는 광기는 주로 뒤틀린 성욕에 대한 표출이다. 하지만 이는 일차원적인 공포 영화에서 주는 점프 스케어 같은 것들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비한 느낌을 주는, 몽환적이면서 아름다움에 대해 표현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그저 타셈 싱 감독이 '혹시 평소에 이런 생각을 하나' 라는 생각이 드는, 괴상하면서도 이해하고 싶지 않은, 변태적 발상에 불과한 것들의 연속이다. 전혀 공감하고 싶지도 않는 표현과 잔인한 발상들이 대부분이라 그냥 얼른 빠져나가고 싶을 뿐이다. 물론 광인 세계의 탐구라는 주제가 매우 흥미롭기는 하지만 이런 광인의 머리속은 전혀 도달하고 싶지 않다. 기존에 볼 수 없던 영상미를 내뿜기 때문에 신기한 부분들도 있긴 하지만 그것으로 잠깐 그치고 만다.


더 아쉬운 부분은 광적인 요소들을 감각적으로 표현해 풀어낸 것과는 별개로 스토리 구성이 상당히 단조롭다는 것이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일종의 형사물에 가깝다. 범인이 숨겨놓은 비밀을 알아낸 후 피해자를 구출하는 것으로 단순하게 해결된다. 광인과의 승부 역시 심상 세계의 대결과 광적인 마인드에 대한 진실 공방의 형태로 이루어 지는게 아니라 단순히 물리적 폭행으로(...) 승리를 쟁취 해 버린다. 독창적 미술과는 전혀 다른, 아쉬운 전개다. 여담이지만 현재 기준으로 게임과 영화에서는 광인들의 심상세계 탐구라는 주제가 상당히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편이다. 2019년에 개봉한 조커 역시 그런 영화의 일종이고, 2016년 작, 게임 레이어스 오브 피어 역시 광인 세계의 탐구가 대주제 중 하나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때 타셈 싱의 더 셀은 좀 더 앞서나가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탁월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보긴 어렵다고 할수 있다.


영화 더 셀은 이중적인 의미다. 칼의 뒤틀린 심상 감옥 세계에 갇힌다는 의미와 실제 피해자들이 갇혀 있는 감옥 두 뜻을 담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안타깝게도 이런 이중적 의미를 이해하기도 전에 관심이 식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지나치게 엉켜있는 변태적 성욕을 가진 광인의 마음속은 누구도 오래보고 싶지는 않을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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