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은 줄곧 다 먹은 옥수수를 모닥불에 던지곤 했다. 불꽃이 일렁이며 겉부터 서서히 무너져 내려가는 옥수수를 보고 있노라면 불꽃 속에서 끔찍한 비명을 내지르는 자신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자신은 세상에 전혀 쓸모없는 존재였다. 벌써 13번의 살인을 저지르고 또다시 자신이 죽인 시체를 태우며 태연하게 옥수수나 구워 먹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 쓸쓸한 밤을 채우는 위안이라면 지금 자신이 태우고 있는 시체가 5명이나 죽인 흉악범이라는 것이다.
닳고 닳아서 무뎌져 살아가야만 했다. 그것이 라이언이 지고 있는 죄였다.
뿌리도 근본도 없는 회전초 같이 정처 없이 황야를 떠돌며 살인범을 사냥한다. 그것이 라이언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이유였다.
살인으로 살인을 참회하고 있었다.
미리 갈 지옥을 상상하며 라이언은 계속 옥수수를 던졌다. 근간이 무너지고 형체를 잃어가는 옥수수처럼 라이언의 삶도 그저 썩어 문드러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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