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일이다
너는 분명 하나의 빛도, 잉크도 아니었는데, 내게 번짐을 알려주었고 그 뜻을 깨우쳐 주었다. 이내 네가 내 안 가득 번지고 나는 막을 겨를이 없다.
있잖아요, 내가 잘 몰라서 묻는 건데 내가 아는 인간이 있는데, 나이는 나 정도 되고 평생을 억울하게 산..그니까 뭐냐, 나이는 있는데 어디 가까운 곳이라도 제대로 못 다녀보고, 그렇다고 뭐 돈을 많이 벌어서 흥청망청 써본 것 도 아니고, 여자라곤 구경도 제대로 못해본 암튼 뭐 인간답게 살아본 적 이라곤 한 번도 없는 그런 남자를 하나 아는데 그런 애도 다른 사람들처럼 여자랑 연애라는 걸 할 수 있을까요?
나는 엉망이야 그렇지만 너는 사랑의 마법을 사랑했지. 나는 돌멩이의 일종이었는데 네가 건드리자 가장 연한 싹이 돋아났어.
너와 영화를 보러가면 나는 종종 스크린 대신 너를 보곤 했다
즐거운 장면을 보는 너는 어떤지, 슬픈 장면을 보는 너는 어떤지, 너는 매순간을 어떻게 맞이하는지.
그러다 너와 눈이 마주칠 때면 내겐 그 순간이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