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소설 목록 :
하늘에서 내려오는 눈들을 바라보며 수호자들은 다가올 여명 축제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시장에선 언제나 그랬듯이 아이코라 레이와 그녀의 직속 워록들이 거대한 눈의 결정을 만들 준비하고 있었고 자발라는 탑 곳곳을 꾸밀 기술자들의 계획서들에 치이며 업무를 보고 있었다. 몇몇 타이탄들은 벌써부터 격납고에서 대규모로 눈싸움을 벌일 계획을 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대담하게도 샤크스 경을 참여시킬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 계획을 처음으로 생각해낸 던로우-5는 동료 타이탄들에게 마지막으로 계획을 전달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샤크스 경은 분명히 마라 소프가 쓴 편지라면은 분명히 움직일 거라니깐? 시련의 장 경기는 아카이트인가 뭔가 하는 그 수제자격인 프레임한테 맡기면 된다고 설득하기만 돼. 어때, 내 계획 꽤 그럴듯하고 현실성 있지 않아?”
“어… 뭔가 이상하긴 하지만 너의 말이 그렇다면 그렇겠지 뭐… 던로우, 너가 샤크스 경을 설득하는 것으로 하는 거, 어때?”
“잠깐… 난 단순히 아이디어를 내놓는 엑소일 뿐이야. 샤크스 경을 설득할 사람은 따로 있… “
“오케이, 던로우가 하는 걸로! 우린 그만 자리에서 일어난다. 수고해라, 던로우.”
던로우-5를 뺀 나머지 모든 타이탄들은 일방적으로 결론을 내린 후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사라져버렸다. 갑자기 큰 짐을 받게 되자 던로우-5는 잠시 멍하니 때리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두 명의 수호자들이 다가왔다. 두 명 모두 던로우-5와 매우 잘 아는 사이였다. 니라트는 큰 목소리로 자신의 친구에게 말을 걸었다.
“어이, 던로우-5. 생각보다 큰 직책을 맡게 된 거 같네? 꽤 부담스럽지? 그게 바로 내가 평소에 지고 있는 짐인 거야. 그러니까 앞으론 내 속을 그만 박박 긁지 않았으면 좋겠네?”
“하아… 그래야 할 거 같네, 니라트. 근데 펠리아랑 같이 온 거 보니 무슨 임무니 일이 있길래 나한테 온 거 아니겠어? 이번엔 또 뭡니까요, 화력팀장님?”
“그게 말이죠… 던로우. 우선 여기 격납고에서 당신이 계획한 눈싸움은 아마 못할 거 같아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펠리아? 왜 선봉대가 한 달 동안 여기에서 캠핑장으로 이용할 계획이래?”
“그건 아니고… 일단 에바 레반테가 우릴 불렸어. 우리 셋 전부를. 지금 같이 그 할머니랑 만나러 가야해, 던로우-5.”
잠시 후 셋은 시장 한 구석에 자리를 잡은 에바 레반테와 만났다. 늙었지만 여전히 인자하고 친절한 에바 레반테는 과거 수호자들을 위해 여러가지의 안료들과 옷감들을 개발했었다. 하지만 붉은 전쟁 이후 그녀는 그 동안 자신이 모아왔던 모든 것들이 사라지자 다시 얻길 위해 태양계 전역을 돌기 시작했고 지금처럼 특정한 축제가 열리는 동안에만 잠시 탑에 돌아오기를 반복했다. 할머니는 기쁜 목소리로 셋을 환영했다.
“어서 오시게, 붉은 전쟁의 영웅들이여. 드디어 다 모인 거 같구먼.”
“예 그렇습니다, 레반테님. 저희를 따로 찾으신 이유가 궁금했거든요. 무슨 일로 저흴 부른거죠?”
“니라트, 내가 전에도 말했지 않았나? 나를 그렇게 존대하지 않아도 되네. 그냥 레반테나 에바라 불러도 돼.”
“그만하세요, 할머니. 저는 아예 모든 이들에게 다 존대하는데요, 뭐. 올해 여명도 뭐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쿠키 구우면 그만이겠죠?”
“어이구, 이거 들켰구먼 그래. 아무튼 간에… 내가 자네들을 부른 이유는 이번 여명 축제 때 아주 특별한 행사 하날 준비하려는데 그대들의 도움이 필요해서 그렇다네.”
“아주 특별한 행사요? 얼마나 특별하면은 굳이 우리 셋에게만 그 특별한 임무를 내려는 거죠, 레반테?”
“그게 말이야, 던로우. 내가 최근에 들어보니 자네들이 죽었던 세인트-14을 되살리는데 성공했다던데… 그 말이 맞나?”
“그 얘긴 어디서 들은 거죠, 레반테님?”
“자발라가 나한테 몰래 말해줬지. 사실 내가 계획한 이 일도 자발라의 아이디어가 살짝 들어간 거야. 그 계획이란 건 바로… 세인트-14이 곧 이 탑으로 올 건데 그를 위한 자그만한 환영 파티를 열겠다는 거지.”
“환영 파티요? 너무 간단한 거 아니에요, 할머니? 그런데 굳이 왜 우리들의 도움이 필요한 거죠?”
에바 레반테는 궁금해하는 순진한 타이탄을 향해 얼굴을 살짝 절래절래 하며 타이탄의 궁금증을 해결해주었다.
“자넨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않았나? 세인트-14이 무한의 숲에서 나온 후에 왜 지금까지도 탑으로 돌아오지 않은지 이유를 생각해봤나?”
“그러고보니… 세인트-14님은 무한의 숲에서 나온 후로 잠시 오시리스님과 대화한다고 간 이후로 아무 소식도 들리지 않네요. 혹시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 아니에요?”
“내 생각에는 말이지, 그 오시리스랑 아직도 같이 있는 거 같아. 아무래도 평생을 무한의 숲에서 수없이 싸워 왔으니 갑자기 찾아온 평화와 달라진 환경들에 적응을 못하는 거 같아. 그러니 세인트-14과 잘 아는 자네들이 가서 세인트-14을 잘 설득해서 이 곳 최후의 도시로 돌아오도록 도와달라는 거네.”
니라트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의 표현을 했다. 펠리아와 던로우-5도 이해했다는 듯 자신들의 화력팀장의 생각에 동참했다. 니라트는 에바 레반테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저희 그렇다면 바로 수성으로 가서 일단 오시리스와 만나보죠. 거기서 세인트-14의 행방을 알아보겠습니다.”
“그는 지금 이오에 있다.”
“이오에 있다고요? 그게 지금 확실한가요, 오시리스님?”
“그래, 내 정보를 믿지 못하는 건가, 펠리아?”
수성의 해시계 속에서 니라트의 화력팀은 오시리스와 만나는데 성공했다. 많은 실수들과 잘못들을 저지른 늙은 워록은 몇 달전 자신 때문에 발생한 과오를 바로 잡기 위해 오늘도 수성의 망가진 시간대를 고치고 있었다. 하지만 해시계 주변을 보니 아직 그의 노력은 한참 부족해보였다. 던로우-5는 평소에 오시리스를 믿지 못했기 때문에 여전히 의심스러운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왜 하필 이오로 간 거죠? 이오 역시 벡스가 득실대는 곳이잖아요? 게다가 세인트도 처음 볼 그 굴복자 녀석들이 많이 나타나는 곳인데. 아마도 세인트는 처음 보는 그 어둠의 괴물들 때문에 기겁하다가 공격할 타이밍을 잡지 못해 오히려 자신의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요.”
“세인트-14은 너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의지가 굳건하다, 던로우-5. 내 친구는 내가 아는 모든 타이탄들 중에서 제일 강하고 신념이 굳은 사내야. 너처럼 경거망동하지도 않고.”
“뭐라고요? 그렇다면 당신은 그의 친구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이 난리를 만든 장본인이… “
“그만 둬, 던로우-5. 너나 오시리스의 말은 둘 다 맞긴 하지만 말이야. 어쨌거나 핵심은 세인트-14은 여전히 우리 시간대에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는 거잖아. 그리고 그의 위치는 오시리스가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고. 정말 지금 그가 이오에 있다는 것이 확실한 겁니까, 오시리스?”
“정말로 그렇다, 헌터. 자네들이 이오에 도착하면 바로 나한테 연락해. 내가 그의 정확한 위치를 바로 말해줄테니. 내 예상으론 이오에 여전히 있을 애셔 미르와 함께 있을꺼야.”
“알겠습니다. 저흰 이만 물러가볼께요, 오시리스님… 아 참! 곧 있으면 탑에 여명 축제가 열린다는 거 아세요?”
오시리스는 갑자기 자신을 부르는 펠리아의 물음에 다시 시작하려는 작업을 미룬 채 여자 각성자의 얼굴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래, 여기서 시간대 조율 작업을 하면서 봤다. 그런데 그걸 왜 물어보는 거냐, 펠리아?”
“에바 레반테 할머니께서 세인트-14 뿐만 아니라 오시리스님도 탑으로 모셔오고 싶다고 해서요. 알다시피 탑에는 지금 오시리스님을 불편하게 여기는 이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거나 배척하는 생각이 많이 없어졌어요. 그러니 하루 동안이라도 같이 축제를 즐기시는 게 좋겠다는 레반테 할머니의 말이 떠올라서… ”
“나에겐 그럴 시간이 없다. 알다시피 사이온 피박자 3자매가 지금 해시계와 무한의 숲을 통해 자신의 죽음 이전의 시간으로 되돌리면서 계속해서 부활하고 있어. 나는 그녀들이 매듭 지어 놓은 이 고리를 깨뜨려야 한다. 나에겐 축제를 즐길 시간은 없어.”
“하지만… “
“가라. 가서 세인트-14을 찾아. 원래 목적대로 해.”
오시리스는 그 말을 끝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큐브를 조작하며 시간대를 조율하기 시작했다. 던로우-5는 그녀의 어깨를 붙잡으며 더 이상 늙은 워록을 설득할 수 없음을 무언으로 알렸다. 펠리아는 자신의 동료의 말 없는 설득에 동의했고 셋은 자신의 비행선에 올라타 이오로 날아갔다. 우주선이 떠났다는 것을 확인한 오시리스는 저 지평선 넘어로 보이는 밝은 태양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여명이라… “
이오에 솟아오른 벡스의 구조물, 피라미디온을 멀리서 바라보던 타이탄은 그 구조물에서 애증이 느껴졌다. 벡스는 자기가 만난 외계인들 중 제일 최악이었고 사악한 녀석들이었지만, 그들의 함정에 걸려 오랫동안 무한의 숲과 시간의 회랑을 떠돌아다니면서 그들의 뛰어난 건축 실력에 반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착잡해진 세인트-14은 이런 마음을 달래고자 무모하게도 자신에게 기습하려던 고블린을 처리했다.
“세인트, 당신은 진짜 사람들이 말한 그대로구먼! 특히나 벡스들을 잡는 실력은 그야말로 신 그 자체의 모습이야. 그나저나 지난번 당신의 전투를 봤을 때, 벡스 체액이 전기 성분을 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걸 역이용해서 벡스들을 감전시켜 무력화한 다음에 모조리 다 날려버린 것은 정말로 놀랐어. 혹시… 그 비법을 나한테 가르쳐 줄 수 있겠나?”
“하아 그러니까… 이름이 애셔 미르 맞지, 워록? 그런 것쯤이야 뭐 알려줄 수 있지만 그 방법은 자네가 쓰기엔 약간 무리일 거 같아. 결코 자네를 폄하하거나 놀리는 건 아니지만… 지금 당신의 몸 일부가 벡스화가 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자네가 감전당할 거 같군.”
“… 뭐 하긴 내 상태가 그렇긴 하지. 아, 그나저나 내가 깜빡한 게 있었지. 세인트, 지금 내가 있는 곳에 그 붉은 전쟁의 영웅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 당신이랑 개인적으로 뭐 말하고 싶은 게 있다던데 어지간히 바쁘지 않으면 지금 이 곳으로 오는 게 어떻겠나?”
세인트-14는 자신의 우상들이 지금 이 곳에 있다는 말에 크게 놀랐다. 무슨 일이 있기에 자신을 찾아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이 곳까지 찾아온 것인가? 세인트-14은 자신의 무기 완벽한 역설을 등에 매달은 후 통신기에 입에 대며 말했다.
“지금 당장 가겠네.”
니라트는 애셔 미르의 캠프에 도착한 세인트-14을 보았다. 예상대로 전설적인 타이탄의 갑옷엔 벡스 체액들의 흔적이 많이 보였다. 애셔 미르는 캠프로 돌아오는 타이탄을 바라보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말했다.
“내가 붉은 전쟁 때 자네들에게 했던 말, 기억하나?”
“자발라 사령관님을 매우 무시했던 걸 말하는 건가요, 애셔 미르님?”
“그래, 필리아. 내가 그땐 자발라를 포함한 타이탄들은 무식하게 박치기로 모든 걸 해결한다는 거 말이야.”
“거 지금 세인트말고 다른 타이탄이 지금 대놓고 옆에 있는데 그걸 굳이 말해야 하나요, 애셔? 아니면 순전히 그 멍청한 타이탄이 해당되는 수호자가 저 혼자뿐이라서 그러는 건가요?”
“아냐, 던로우.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그게 아니였다고. 아 물론 자네는 그 타이탄들 중에 포함되지만 말이야… 아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세인트는 내가 알던 그런 타이탄이 아니란 것일세. 진짜 현명하고 싸움도 잘하고 완전무결한 영웅 그 자체란 말이지.”
“하지만 정작 그런 완전무결한 영웅이라 불릴 수 있는 타이탄께서 박치기를 제일 많이 애용합니다만… 애셔. 그건 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용히 하게, 니라트.”
“호오 펠리아 봐. 자기가 불리해지니까 바로 니라트한테 입 닫으라는 거. 역시 애셔 미르도 결국엔 우리와 같은 수호자인 거야. 때로는 얼빵하고 잠시 엉성한 부분이 있다니깐~?”
“조용히 못해?!!”
“이제 그만해, 애셔 미르. 그래, 여기에 내 우상분들이 전부 다 왔구나. 무슨 일로 이 이오까지 다 같이 온 거야?”
때마침 도착한 세인트-14의 중재 덕분에 애셔 미르는 더 화를 내려다 겨우 참았다. 그러고선 그는 뭐라 중얼거리며 캠프 깊숙한 곳에 위치한 자신의 천막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오로직 자신들만이 남게 되자 니라트는 바로 전설의 타이탄에게 용건을 말했다.
“… 그래, 그렇다는 거지. 무슨 말인지 알겠어. 하지만… 하지만… “
“하지만 뭐가 문제라는 거죠? 세인트, 당신의 귀환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도시의 모든 이들은 모두 당신을 반겨줄꺼에요. 자발라 사령관님도 아이코라 레이도 반기실 꺼고요.”
“도시에는 이제 더 이상 세인트-14의 진짜 모습을 아는 이들이 없잖아, 펠리아. 거의 모든 이들은 나를 전설적인 타이탄이다, 헌신적인 영웅의 상징이다 등등으로만 나를 알고 있어. 너희들 같이 나의 진짜 모습과 나라는 엑소에 대해 알고 싶지도 않다고. 게다가 나의 아버지인 대변자님께선 내가 들은 바로는 붉은 전쟁이란 난리에서 결국 사망하셨지… 나의 유일한 가족같은 분이 가신 거야. 난 아주 오랫동안 벡스의 무한의 숲을 떠돌아 다녔지. 나는 다행이도 수호자이기 때문에 이렇게 항상 건강하고 나이를 먹지 않은 채 현실 우주로 돌아왔지만… 지금의 우주는 너무나도 많이 달라졌어. 내가 돌아간다고 한들 적응할 수 있을까?”
“세인트-14, 당신이 생각하는 문제와 걱정은 뭔지에 대해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쇼. 우리 수호자들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영원히 죽을 일은 없지 않습니까? 당신이라는 진짜 모습을 아는 이들을 천천히 다시 늘리면 되는 일입니다. 바로 저희들 같은 수호자들이 말이죠. 아무리 당신이 과거를 그리워하고 과거의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어도 현실은 불가능합니다. 이젠 뒤를 보지 마시고 같이 앞을 보시죠. 당신이라면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세인트-14은 자신에게 손을 내밀면서 말하는 니라트를 보았다. 그는 자신의 우상이자 영웅들인 세 명의 수호자들의 얼굴을 번갈아 살폈다. 세인트-14은 자신이 위기에 처할 때 이들의 얼굴들과 기억들을 떠올랐고 그걸 위안 삼아 온갖 역경들을 헤쳐 나갔다. 이번에도 같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들은 실제로 존재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참의 침묵 끝에 세인트-14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들과 함께라면… 그래 그 어떤 일들도 헤쳐 나갈 수 있겠지. 그렇다면 오랜만에 지구로 향해 가볼까?”
지구의 최후의 도시로 도착한 4대의 우주선들은 최후의 도시로 떨어지는 눈들을 바라보았다. 비록 이 눈들이 아이코라 레이와 그녀의 직속 워록들, 기상 관련 전문 회사인 더웨의 도움으로 인한 인공 눈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늘로 올라가는 수많은 등들로 인해 매우 아름다웠다. 최후의 도시의 숨겨진 선봉대 전용 격납고에 착륙한 뒤, 세인트-14 일행은 자발라의 사무실로 들어갔다. 다음 순간 세인트-14은 깜짝 놀랐다.
그 방 안에는 수많은 이들이 자신을 맞이하러 왔었다. 현 선봉대 인원들인 자발라와 아이코라는 얼굴에 미소를 품은 채 서 있었다. 출발 당시 이오에 그대로 남을 거라고 말했던 애셔 미르는 한 구석에서 신경 쓰지 않는 척 하며 책을 읽고 있었다. 한편 수라야 호손과 데브림 케이, 마크라는 이는 서로 홍차를 건네주며 마시고 있었고 멀리 화성에서 온 아나 브레이는 칼루스 황제라는 외계인의 수족이 된 프레임, 베네딕트 99-40과 약간의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타이탄이 오자 급하게 상황을 정리하려는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 군주국, 미래 전쟁 교단, 죽은 궤도를 대표로 온 세 인물들은 서로에게 눈치를 주며 세인트-14에게 온갖 환영 인사들을 건네왔고 조선공 아만다 홀리데이와 검은 무기고의 큐레이터, 에이다-1은 어떤 도면을 보며 대화에 몰두하고 있었다. 최후의 강철 군주들인 살라딘 경과 여제 에프리디트는 눈에 띄이지 않는 위치에서 살짝 미소를 건네주었다. 이 모든 것을 기획한 에바 레반테 할머니는 인자하고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세인트-14에게 말을 걸었다.
“어서 오게, 세인트-14. 최후의 도시에 다시 온 것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하네! 자네가 최후의 도시로 돌아온 것에 대해 기념하고자 내가 특별히 준비해 둔 것일세. 하지만 자네와 매우 친한 샤크스는 아쉽게도 시련의 장에서 벌어진 사고 때문에 오지 못했네. 또 오시리스는 알다시피 좀 바쁘니 오기도 힘들고… 어찌 됐던 중요한 것은 자네는 사랑받기 위해, 편안히 쉴 자격이 있네.”
세인트-14은 뒤돌아보며 세 명의 수호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모두 미소를 지으며 전설적인 타이탄만을 위한 작은 파티를 즐기라는 행동을 취하며 조용히 떠나주었다. 세인트-14은 감동받은 나머지 잠시 동안 멈춰 서 있었다. 잠시 후 감정을 추수린 세인트-14은 입을 열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아 에바 레반테, 오랜만에 당신과 다시 만난 지금 여전히 아름답군요. 저를 위해 이렇게 한 자리에 모두 모이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오랜만에 지구에 도착했는데… 정말 정말 아름답군요. 제 평생 봤었던 아름다운 장소들을 모두 잊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이 곳을 만들고 지키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감사 인사는 자네가 아니라 우리가 해야 하지, 세인트. 그대가 영겁에 가까운 세월 동안 무한의 숲에서 벡스와 싸워 준 덕분에 우리가 이 도시를 건설할 수 있는 시간을 얻을 수 있었네. 이 도시를 만든 것은 사실상 그대 덕분이지. 그러니 우리를 대표해서 말하지, 정말로 고맙네. 세인트-14.”
살라딘 경은 앞으로 나서며 세인트-14에게 말했다. 그러고선 그는 강철 군주들의 감사 표현을 하며 전설적인 타이탄에게 경례를 했고 세인트-14을 뺀 나머지 모든 이들은 살라딘 경의 행동을 따라했다. 잠시 후 에바 레반테는 상자 한 개를 꺼내며 그에게 건네주었다.
“이번에 자네를 위해서 내가 특별히 만든 쿠키야. 한 번 먹어봐, 자네가 정말 좋아할 맛일껄?”
“나중에 먹도록 하죠, 에바 레반테. 자 그렇다면 이 다음 순서는 어떻게 되는 거죠?”
바로 그때 한 구석에서 빛나는 삼각형 형태의 차원문이 열렸다. 그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안 세인트-14는 바로 완벽한 역설을 꺼내며 문으로 달려갔다. 벌써 벡스들이 최후의 도시의 특정 좌표로 차원문을 열 정도의 기술력을 갖게 된 것인가? 하지만 놀랍게도 차원문에서 걸어나온 이는… 오시리스였다. 오시리스는 자신에게 무기를 겨누는 친구를 바라보며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너무 늦은 건가, 아니면 들어올 순간을 잘못 잡은 건가? 왜 나한테 무기를 겨누는 거지, 세인트?”
“하… 스승님. 언제나 그랬듯이 분위기 파악하는 법을 모르시는군요.”
“먼저 설명부터 해 다오, 아이코라.”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요, 오시리스? 전 듣지 않아도 뭔지 알 거 같은데요?”
“조용히 해라, 사기라.”
에바 레반테는 갑작스러운 상황을 보며 웃었다. 그리고 준비해둔 화이트 와인을 들며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찌 됐던 간에 모두가 다 모인 거 같으니 여명 축제를 시작하지. 자 다들 잔을 들고 건배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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