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선댄스. 모든 게 준비 다 되겠지?”
“네, 준비되고 말고요.”
선봉대 헌터 케이드-6는 자신의 참새인 ‘도박꾼의 손아귀’를 문지르며 자신의 고스트에게 말했었다. 고스트인 선댄스의 답변에 엑소 헌터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선댄스에게 자신의 참새를 다른 곳으로 전송시키게 해두면서 자신이 있는 곳, 리프의 몽환적인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 매번 보는 거지만, 리프 여기 하늘과 우주는 진짜 이쁘다니깐.”
“그렇고말고. 지구의 그 푸른 하늘보다 리프께 더 낫지.”
케이드-6는 왼쪽에서 들려온 목소리를 향해 얼굴을 돌렸다. 예상대로 그 상큼한 목소리의 주인인 페트라 벤지가 그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목소리와 어울리지 않는 애꾸눈의 여전사는 자신의 단도를 손바닥 위에서 돌리며 다음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케이드. 너가 우주선에서 말했지 않았던 거 지금 말해줄 수 있어? 어떻게 해서 너가 그 싫어하는 선봉대에서 빠져나온 거야?”
“아… 그거 말이야? 알았어, 알려줄께. 자발라와 만나서 담판을 벌였지. ‘자발라, 옛 동맹인 리프가 지금 이 몸의 도움을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네. 나는 그들의 지도자를 잃은 리프의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었네. 나는 희망과 꿈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안전을 지켜주어야 하네.’”
“그 다음 말은 안 듣고도 알겠네. 자발라가 눈물을 흘리면서 너의 말에 감격했다며 동의해준 거, 맞지?”
“페트라, 너 아직 상상력과 예지력이 부족하다. 내가 탑을 떠날 때 자발라에게 작별의 키스를 했다는 말을 왜 빼먹고 그래?”
케이드-6의 농담에 엑소 헌터와 여성 각성자는 깔깔거리며 웃었다. 잠시 후 페트라 벤지는 얼굴에서 웃음기를 거두며 말을 이어갔다.
“농담은 여기까지. 사실 널 부른 이유는 리프의 치안과 관련된 거야.”
“그래, 너의 여왕님이 사라지신 후에 여기 치안이 많이 불안해진 걸 선봉대도 알아. 하지만 우리도 지금은 붉은 전쟁의 피해를 복구하느라 바쁜 걸 너도 알지?”
“그래서 우린 선봉대에게 공식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지. 하지만 나와 넌 서로 친구잖아? 그리고 내가 아는 수호자들 중에서 솜씨가 제일 좋은 수호자들 중 한 명이지.”
“유후~그 말을 들으니깐 기분 좋은 걸~?”
“지금 현재 난 고대의 감옥의 바릭스와 함께 일하는 중이야. 내가 리프의 무법자들과 범죄자들을 잡으면, 바릭스가 그들을 데려가는 거지.”
“그리고 날 불렀다는 건… 너가 감당못할 놈들이 있는 거지?”
“그래 맞았어. 몇몇 몰락자 놈들이 우릴 난감하게 만들고 있지. 놈들을 한 번에 잡을 수 없는 노릇이니, 케이드 너의 도움이 필요한 거야.”
케이드-6는 페트라 벤지가 주는 패드를 받았다. 리프에서도 범죄자들이 우글거린다는 뒤엉킨 해안의 지도가 나타나 있었다. 지도를 자세히 보니 붉은 점들이 몇몇 표시되어 있었다.
“그럼 내가 먼저 잡아야 할 놈은 누구지?”
“이름은 야빅스, 일명 ‘폭주족’이야. 그녀는 모든 지배 체계들을 혐오하지. 그녀는 자신의 뜻을 따르는 몰락자들과 함께 무정부주의 갱단을 만들어서 뒤엉킨 해안에서 활기치고 있어.”
“지도자를 잃은 장소에서 활동하기 딱 좋았던 거네. 알았어. 이 폭주족에 대한 다른 정보들 없어?”
“폭주족이란 별명답게 경주하는 걸 광적으로 좋아해. 정보원에 따르면 수시 때때로 자기의 파이크를 개조하느라 시간을 허비한다고 하더군. 마지막으로 확인된 위치는 여기 ‘4각 협곡’쪽이야.”
“좋아, 알았어. 그 정도면 충분해. 그럼 내가 얼른 가서 이 녀석 잡아 올께.”
“케이드, 잠깐만. 이거만큼은 꼭 들어야 해.”
엑소 헌터는 페트라 벤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잠시 망설인 듯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하고자 말을 했다.
“야빅스를 포함해 아까 말했던 몇몇 몰락자들… 실은 일반적인 몰락자들이 아니야. 뭔가 뒤틀리고… 비정상적이라고 해. 모습도 완전히 혐오스럽게 바뀌어졌고.”
“그래봤자 나한테 있어선 몰락자일뿐이야. 잊지마, P.V. 난 그 잘난 수호자라고.”
총총걸음으로 떠나는 케이드-6를 바라보며 페트라 벤지는 피식 웃었다. 그러고 나선 다시 패드를 집어들어 자신이 잡아야 하는 무법자들과 범죄자들이 적혀진 리스트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4각 협곡...
한 참새가 넓디 넓은 황량한 평야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참새를 조종하는 헌터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자신이 찾는 것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거라곤 숨어서 자신을 쳐다보는 몰락자들의 눈길, 몰락자 특유의 건물들, 그리고 낡은 천막들 뿐이었다. 헌터는 참새를 멈추고 패드를 꺼내 내용을 읽어보았다.
“선댄스, 여기에 정말 그 빅스빈인지 뭔지 하는 몰락자 있는 거 맞아?”
“당신 친구 페트라 벤지가 그렇다는데 맞겠죠. 그리고 그 몰락자 이름은 야빅스에요, 케이드.”
“아 거참,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잡아야 한다는 거지.”
그 때, 케이드-6의 눈에 한 가지가 띄였다. 그는 다시 후드를 뒤집어 쓰고는 자신이 본 방향으로 참새를 몰기 시작했다. 선댄스는 급하게 케이드의 가방 속으로 숨어들으면서 자신의 수호자에게 물었다.
“뭘 봤길래 그렇게 바쁘게 가는거죠?”
“폭주족, 걜 찾은 거 같아.”
케이드-6는 어느 구석진 곳에 있는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참새에서 내려 전송시킨 다음, 케이드-6는 자신의 가장 아끼는 보물이자 무기인 스페이드 에이스의 탄창을 끼운 후 당당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처음엔 아무 인기척이 보이지 않았지만, 머지 않아 푸른빛으로 빛나는 눈빛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빛은...보통 몰락자들의 눈빛의 색깔이 아니였다.
“진짜네요...페트라 벤지 말이 맞았어요. 이들은 보통 몰락자와 달라요. 생체 데이터를 몰래 스캔해봤는데...이 녀석들, 이미 죽은 조직이라고 떠요.”
“조용히 해, 잡고나서 조사해보자고.”
케이드-6는 자신을 방해하지 않는 이들을 경계하며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동굴의 광장 부분에 도착한 그는 곳곳에 서 있는 파이크들을 보았다. 그리고 저 멀리 의자처럼 깎여져 있는 곳에 읹아 있는 야빅스로 보이는 몰락자를 보았다. 주변에 있는 조명 때문에 이 몰락자들의 모습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들의 몸 곳곳은 푸른 종양으로 뒤덮여 있었고, 피부 색깔은 죽은 자 특유의 창백한 빛을 띄였다.
“선댄스, 나와서 니 솜씨 좀 뽐내줘. 이 친구들도 몰락자 언어 할 줄 알겠지?”
“엄밀히 말하자면 엘렉스니 어에요, 케이드.”
선댄스는 당당하게 자신의 빛을 밝히며 나왔다. 그러자 몰락자들은 흠칫하며 즉시 갖고 있는 무기들을 꺼냈지만 의자에 앉은 녀석은 손을 들어 그들을 말리는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 그러고 나선 뭐라 말했다.
“다행히도 엘렉스니 어를 쓰는군요… ‘그래, 그 잘나신 수호자께서 겁도 없이 왜 내 아지트에 찾아온 것이냐?’”
“어...그건 말이야, 너도 눈치챘겠지만 널 잡으러 왔어. 이 몸이 직접.”
케이드-6의 말에 동굴의 모든 몰락자들이 웃어재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드-6는 가만히 서 있었다. 야빅스로 추정되는 몰락자는 웃음을 멈추고 말을 이었다.
“겁도 없구나. 날 무슨 수로 잡겠다는 거지, 헌터?”
“여러 방법이 있지. 제일 화끈한 방법으로는 지금 당장 내가 핸드 캐논을 꺼내서 너의 부하들을 모조리 다 처치한 다음에 너만 살린 채 체포해가는거지. 너도 알잖아? 난 수호자라 계속 살아날 수 있다는 거”
그 말에 야빅스라 추정되는 이는 잠시 화를 식히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그러다가 평정심을 되찾은 그녀는 뭐라 말을 했다. 선댄스는 바로 해석해주었다.
“너의 말이 맞다, 헌터. 하지만 넌 그 악명 높은 케이드-6이지 않나? 원하는 게 있어서 굳이 내 아지트에 당당히 온 거 같은데, 뭘 원하지?”
“널 그냥 잡긴 싫거든. 그래서 한 가지 제안하러 왔지, 들어볼꺼야?”
“좋다, 들어주지. 뭐냐?”
“내가 알아본 거에 따르면 너의 파이크 운전 솜씨가 엄청 뛰어나던데...마침 나도 참새 한 번 잘 몰거든. 그래서 말인데 우리 둘이 경주를 하는 거야. 그 경주에서 이기는 친구가 자기 원하는대로 하는 거지.”
케이드-6의 말에 선댄스가 깜짝 놀라 그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케이드, 미쳤어요? 저 녀석의 파이크가 개조되어서 얼마나 빠를지 모르시잖아요? 그리고 녀석이 원하는 건 당신의 죽음 뿐이라고요.”
“나도 알아. 일단 잠자코 있어. 나한테 다 계획이 있다고.”
그때 야빅스는 잠시의 침묵을 깨고 뭐라 말했다. 그리고 씨익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뒷쪽으로 걸어갔다.
“제안을 받아들이겠다. 그리고 내가 이긴다면… 우리들의 일에 더 이상 관여하지마라. … 저 녀석 따라 나가시죠, 케이드.”
동굴 밖으로 나온 케이드-6와 야빅스는 어떤 이가 그려준 출발선 앞으로 섰다. 야빅스는 자신의 부하가 끌고 온 파이크 위로 능숙하게 타올랐다. 케이드-6는 선댄스에게 고개를 끄덕였고 선댄스는 케이드-6의 애마 도박꾼의 손아귀를 소환했다. 참새 위에 올라타자 야빅스는 선봉대 헌터에게 고개를 돌려 말했다.
“야빅스가 그러는데… ‘혹시 몰라서 물어보는데 너가 이긴다면 넌 뭘 원하지?’ 라고 물어보네요.”
“이렇게 전해줘. 너와 네 친구들을 고대의 감옥으로 보내는 거”
케이드-6의 말에 야빅스는 콧웃음을 지어며 전방을 주시했다. 이 몰락자인지 아닌지 모를 것이 케이드-6에게 다가와 자신이 통과할 코스 지도를 보여주었다. 케이드-6는 선댄스를 불러 지도를 스캔해 자기의 고스트에 저장시켜두었다. 그리고 당당하게 말했다.
“다들 준비됐지? 거기, 너! 그래 너, 깃발 든 녀석! 너가 출발 신호 좀 보내줘라.”
케이드-6의 부탁을 받은 녀석은 잠자코 헌터의 말에 따랐다. 깃발을 들고 난 후 5초 동안 아무도 소리를 내지 않았다. 소리를 내는 것은 오직 협곡 사이로 부는 거센 바람소리와 파이크, 참새에서 새어나오는 엔진 소리일 뿐…
다음 순간 깃발은 내려졌고 파이크와 참새는 소리를 내며 질주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놈의 파이크는 빨랐다. 야빅스가 특수한 부품을 넣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녀의 중형 파이크는 일반적인 것들과 다르게 불을 뿜으면서 맹렬하게 달려갔다. 그렇기 때문에 케이드-6와 야빅스와의 격차는 엄청나게 벌어졌다. 놈들이 정한 트랙의 절반쯤 온 케이드는 과열된 참새의 열을 식히기 위해 속도를 줄이면서 중얼거렸다.
“이러다간 지게 생겼는데...”
“지게 생겼는데가 아니라 이미 진 거 같아요, 케이드.”
선댄스가 참견하자 케이드-6는 도박꾼의 손아귀를 완전히 세웠다. 갑작스러운 멈춤에 선댄스는 자신의 헌터를 바라보며 깜짝놀랐다.
“뭐하시는 거에요? 1분1초가 급한 가운데에 가만히 있는다고요? 경주에서 질 생각인가요?”
“아니, 절대 그런 결말은 없어. 난 그저 어떻게 이길 건지 생각해볼려고 멈춘 거야.”
“참 당신다운 생각이네요, 케이드.”
“그래서 너가 날 택해서 수호자로 만든 게 아니였어, 선댄스?”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은 못하겠네요.”
“자, 그럼 수다는 여기까지하고… 이길 방법을 생각해볼까나~?”
케이드-6는 자신의 후드를 다시 뒤집어 씌우며 도박꾼의 손아귀를 가동했다. 위이이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케이드-6의 애마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전방을 주시하던 케이드-6는 우연히 버려져 있던 천막 주변에 있던 연료통을 보더니 갑자기 다시 경주를 멈추었다.
“가만...그러고 보니 선댄스, 저기 저 보이는 절벽 위로 올라간다고 치면, 저 너머엔 바로 결승지점이 있는 거 아냐?”
“흐음… 지도를 보니 맞네요. 왜요, 그 이길 방법을 찾으셨나 보죠?”
“맞아, 저 연료통들이 비지 않았다면 말이야.”
잠시 후, 케이드-6는 연료통 2개를 도박꾼의 손아귀에 달아놓은 후, 주위에 버려진 호스들을 자신의 참새와 연료통들을 연결했다. 그리고 주위 자제들을 이용해 절벽을 넘어설 목적인 거 같은 도약대를 만들었다. 그답지 않은 진지한 얼굴로 절벽을 바라본 케이드-6는 선댄스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선댄스, 사빈인지 차오 무였는지 한 수호자가 이런 식으로 참새 실험을 했다는 거 맞지?”
“아마도요. 그리고 이건 그 수호자도 시도하지 않았던 미친 짓이고요.”
“그럼, 우리가 한 번 역사를 써보자고!”
케이드-6는 자신의 참새를 가동시켰다. 그와 함께 선댄스는 미리 조작해두었던, 연료통의 연료들을 도박꾼의 손아귀에 주입했다. 과다한 연료로 인해 도박꾼의 손아귀는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예상보다 더 빨리 달리는 탓에 케이드-6는 당황했지만, 곧 자신만의 페이스를 되찾았고 도약대와 절벽을 응시했다.
도약대를 순식간에 통과한 케이드-6는 지금 이 상태론 자신의 참새가 절대로 저 절벽을 못 넘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계획대로 스페이드 에이스를 꺼내 연료통을 향해 정확히 1 발은 쏘았다. 연료통에서 시작된 폭발은 이내 도박꾼의 손아귀의 부스터 부분까지 휩싸였고 다음 순간 최소 탑승자 1명은 죽을 폭발이 일어났다. 다행이도 하체만 날아간 케이드-6는 폭발로 인한 추진력 때문에 절벽 위로 올라가는데 성공했고 이를 확인한 케이드-6는 빠르게 스페이드 에이스로 자신의 머리를 쐈다.
그가 자살하자마자 선댄스는 그의 생체 데이터를 이용해 빠르게 그의 몸과 정신을 부활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도박꾼의 회피를 다시 소환했다. 부활한 케이드-6는 빠르게 자신의 참새의 손잡이를 잡음과 동시에 참새를 가동시켰다. 그와 그의 참새는 빠르게 질주했고 케이드-6는 신이 났는지 웃음소리를 내었다.
폭주족 야빅스는 자신의 시야 안으로 점점 더 보이는 결승선이 보이자 신이 났다. 저 오만한 케이드-6를 상대로 이긴다는 것은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느는 거이자 자신의 동료들인 경멸자 남작들에게 말할 것이 또 생긴다는 것이다. 비록 그 건방진 헌터를 지금은 죽일 수 없었지만, 동료인 일라이크리스가 준비한다는 그 탄환만 있다면 죽일 수 있을 것이다. 그 생각이 나자 야빅스는 수호자들이 경악에 찬 얼굴들을 상상했고 씨익 웃었다.
하지만 그것은 야빅스에게 제일 중요한 목표가 아니였다. 다른 경멸자 남작들과 다르게 그녀에게 제일 중요한 것들은 단 2가지 뿐이었다. 이 우주의 모든 지배 체계를 무너뜨리는 것, 그리고 그 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이 우주에서 제일 뛰어난 운전수라는 것. 때문에 야빅스는 자신의 현재의 목표에 크게 집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때 하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야빅스는 깜짝 놀라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놀랍게도 케이드-6가 하늘에서 참새를 탄 채로 내려오고 있었다. ‘어떻게 저런 걸 가능한 거지?!’ 야빅스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랐지만 곧바로 이길 가능성에 대해 궁리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그녀가 결승선에 가까웠다. 지금이라도 무리를 해서라도 파이크의 속도를 올린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 연료가 충분하다면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그녀의 희망은 케이드-6의 또 다른 계획에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케이드-6는 주머니에서 함정지뢰 수류탄을 꺼내더니 그대로 자신의 참새의 부스터 부분으로 던졌다. 그리고 제일 가까워질 타이밍에 그는 스페이드 에이스로 자신이 던진 수류탄을 맞췄다. 폭발음과 함께 반동이 일어났고 케이드-6는 뒷 부분이 파괴된 도박꾼의 손아귀를 힘껏 몰았다.
야빅스는 예상치 못한 케이드-6의 행동에 경악하며 서둘러 자신의 파이크를 과출력하려고 했으나 때는 이미 늦어 버렸다. 케이드-6는 이미 결승선에 도착하고 말았다. 야빅스는 순식간에 정해진 대결에 어안이 벙벙했고 크게 분했다. 그녀의 부하 경멸자들 역시 어리둥절하며 현 상황을 이해하려 애쓰려했다. 하지만 단 한 명, 헌터만은 부서진 참새에서 내려 야빅스에게 스페이드 에이스를 겨누며 다가왔다. 그녀 앞까지 온 케이드-6는 웃으면서 다음 말을 했다.
“다음 결승점은 고대의 감옥의 감방 되겠습니다, 야빅스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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