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해결할 수 있는 것부터
의사들이 쓰는 단어 중에 ' 대중치료 ' 라는 말이 있다
증상을 치료한다는 뜻이다
원인은 따로 있더라도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나 고통 위주로 치료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
예를 들면 사춘기 청소년의 피부에난 여드름이 그렇다
급격한 신체 발달과 호르몬 불균형 때문에 여드름이 난다
그러나 여드름 치료를 위해서 성장을 멈추게 하거나 호르몬 검사를 하는 의사는 없다
우선 눈에 보이는 여드름을 제거하고 2차 감염을 막는 것이 최선의 치료다
흉터가 남지 않게 하고 드러나는 염증이 생기지 않게 조치하면서 청소년기를 지나게 한다
성인기에 접어들면 대개 그런 여드름은 잦아들기 때문에,
그때그때 여드름을 최소화 시키면서 시간을 기다린다
마음의 문제도 대중치료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문제는 눈앞에 보이는 불부터 꺼야 한다
정신과 의사들은 대부분 첫 면담에서
" 잠은 잘 주무세요? "
" 입맛은 어때요? 어디 불편한 데는 없으세요? " 라는 질문을 한다
이들은 마음의 문제가 신체 문제,
그중에서도 생활에 가장 기본이 되는 리듬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우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부터 손을 댄다
표면에 드러나는 문제,
누가 봐도 문제인 문제부터 해결해나간다
마음보다는 몸이 드러나는 문제다
과거보다는 현재가 겉에 있는 문제고,
남보다는 내가 해결하기 쉬운 대상이다
여기까지 읽고 시도해봤는데도 아직 나쁜 습관이 남아 있거나,
극복 안 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절대 좌절할 필요는 없다
꼭 나쁜 점을 다 없애야만 자존감을 회복하는 건 아니다
' 나에겐 이런 점들이 있구나 ' 정도로 인정하고 꾸준히 극복 시도를 해보면 된다
낮은 자존감은 말하자면 몸에 붙은 군살과 같다
쓸모없는 지방층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 근육을 만들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자신에게 붙은 나쁜 점들을 봤다면,
이제는 새로이 좋은 면을 북돋을 차례다
긍정적인 면 말이다
출처 : 윤홍균 - 자존감 수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