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추천 시 오감도 [시제 6호]의 해석에 대하여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2019-10-13 23:59:43 934 2 1

鸚鵡  ※二匹
     二匹
    ※鸚鵡는哺乳類에屬하느니라.
내가二匹을아아는것은내가二匹을아알지못하는것이니라. 勿論나는希望할것이니라.
鸚鵡   二匹
『이小姐는紳士李箱의夫人이냐』 『그러타』
나는거기서鸚鵡가怒한것을보앗느니라. 나는붓그러워서 얼골이붉어젓섯겠느니라.
鸚鵡   二匹
     二匹
勿論나는追放당하였느니라. 追放당할것까지도업시自退하얏느니라. 나의體軀는中軸을喪尖하고또相當히蹌踉하야그랫든지나는微微하게涕泣하얏느니라.
『저기가저기지』『나』『나의—아—너와나』
『나』
sCANDAL이라는것은무엇이냐. 『너』『너구나』
『너지』『너다』『아니다 너로구나』 나는함뿍저저서그래서獸類처럼逃亡하얏느니라. 勿論그것을아아는사람은或은보는사람은업섯지만그러나果然그럴는지그것조차그럴는지.


현대 한국어 해석


앵무  ※ 2필
     2필
    ※ 앵무는포유류에속하느니라.
내가2필을아아는것은내가2필을알지못하는것이니라. 물론나는희망할것이니라.
앵무   2필
'이소저는신사이상의부인이냐' '그렇다'
나는거기서앵무가노한것을보았느니라. 나는부끄러워서 얼굴이붉어졌었겠느니라.
앵무   2필
     2필
물론나는추방당하였느니라. 추방당할것까지도없이자퇴하였느니라. 나의체구는중추를상첨하고또상당히창량하여그랬던지나는미미하게체읍하였느니라.
'저기가저기지' '나' '나의-아-너와나'
'나'
sCANDAL이라는것은무엇이냐. '너' '너구나'
'너지' '너다' '아니다너로구나' 나는함뿍젖어서그래서수류처럼도망하였느니라. 물론그것을아아는사람은혹은보는사람은없었지만그러나과연그럴는지그것조차그럴는지.


*상첨은 상실의 오식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출처:https://namu.wiki/w/오감도#s-3.6


보시다시피 일명 '꺼무위키'입니다만 위키문헌에 올라온 건 복사를 하면 앵무 2필 구절이 표 형식으로 나타나는 바람에 포기해야 했습니다.


오감도만큼 현대 한국 문학의 미스테리인 연작 시는 찾기 어렵습니다. 극단적인 자동기술법, 불친절하기 짝이 없는 기호, 외국어 사용의 남발, 관념적인 서술 등 독자가 이해를 하기가 어려운 구석이 많고 여전히 학자들도 오감도에 대한 견해가 많이 갈립니다.

그래도 일반인이 리만 가설 풀었다고 이야기하는 것도 가능한 인터넷 커뮤니티 세상에서 오감도 해석 올려보는 것도 나쁘진 않잖습니까. 어줍잖은 비전문가의 해석이니만큼 보다가 좀 졸리시면 다른 글들 보셔도 좋습니다.


우선 첫 구절을 봅시다.

鸚鵡  ※二匹
     二匹
    ※鸚鵡는哺乳類에屬하느니라.

이 구절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하면 세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

1.앵무 2마리가 2쌍

2.앵무 2마리와 다른 동물 2마리

3.앵무 한 마리, 다른 동물 두 쌍

그런데 아래의 저 주석이 2필의 하나는 앵무를 가리킴을 일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앵무는 포유류라는 것은 무엇일까요?(물론 앵무새는 조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포유류, 즉 '인간'임을 포유류로 뭉뚱그려 시제6호는 우화로 그려내겠다, 내지는 인간에 대한 조롱의 선언으로 생각됩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아래로 내려가며 더 하겠습니다.(다른 동물이 더 나오지 않으니 포유류는 인간을 지칭할 것입니다)

이제 나머지 2필이 뭐냐가 문제인데 이건 우선 '동물 X', 줄여서 그냥 'X'라 하겠습니다.

내가二匹을아아는것은내가二匹을아알지못하는것이니라. 勿論나는希望할것이니라.

목적어를 임의로 생각해보면 내가 아는 2필과 내가 모르는 2필이 각각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입니다. 다만 이 2필이 중첩되는 2필인지 서로 다른 2필인지와, '물론 나는 희망할 것이니라'는 말은 지금 당장에는 뜬금없어 보여서 설명하기가 좀 힘들군요. 다음 구절을 넘어갑시다.

鸚鵡   二匹
『이小姐는紳士李箱의夫人이냐』 『그러타』
나는거기서鸚鵡가怒한것을보앗느니라. 나는붓그러워서 얼골이붉어젓섯겠느니라.

이 시가 쓰여진 시기는 1934년이므로, 저기서 '이상의 부인'이 '금홍이'를 가리킬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이 구절은 이상의 애정이 저 앵무 2필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러면서 앵무의 질문에 답을 하는 구조는 위에서 말한 '내가 아는 2필'과 '내가 모르는 2필'은 모두 앵무임을 의미합니다. 내가 아는 2필은 그들의 존재를 안다는 것이고 내가 모르는 2필은 그들의 찬성, 반대를 모른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이상이 그들에게 질문을 한다는 것에서, 이제 'X'의 정체를 이상과 금홍이로 규정해도 좋습니다. 즉 처음의 '2필과 2필'은, 이상이 금홍이를 데리고 앵무에게서 허락을 맡기 위해 서로를 마주보는 구도임을 의미합니다.

앵무가 포유류임은 사람임을 의미하고, 앵무는 같은 말을 매번 반복하는 동물입니다. 즉, 앵무의 '부정'이 반복되었음을 의미하므로 이제 구절들을 이어붙여 보면

이상은 '앵무' 2필에게 금홍이와의 관계를 이번에 허락받기를 희망하지만 항상 그들의 의중은 읽을 수 없는 것이었고 끝내는 거절하는 게 전부였다.

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鸚鵡   二匹
     二匹
勿論나는追放당하였느니라. 追放당할것까지도업시自退하얏느니라. 나의體軀는中軸을喪尖하고또相當히蹌踉하야그랫든지나는微微하게涕泣하얏느니라.

이제 이상은 또다시 허락받지 못 했으니 '썩 꺼져라'고 명령받았을 것이니 이게 추방이고, 언제나 그랬으니 추방당했다 할 것도 없이 스스로 물러나는 패턴에 익숙해진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도 그 서러움에 이내는 체읍, 즉 펑펑 울 수밖에는 없는 감정적인 무너짐을 느낍니다.

이 패턴에 대한 익숙함이라는 표현은 앞의 '내가 모르는'에 반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 추방이 이 사건에 국한된 게 아니라 '항상 이래왔듯이 또다시 그러함'의 상태라고 보아야 합니다.

이는 앵무가 은유하는 것이 이상의 생애, 이상이 마주했던 세상임을 의미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또 이상과 그의 방식을 거절한다는 것이죠. 금홍과의 관계가 깨어지고 있음을 은유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기가저기지』『나』『나의—아—너와나』
『나』
sCANDAL이라는것은무엇이냐. 『너』『너구나』
『너지』『너다』『아니다 너로구나』 나는함뿍저저서그래서獸類처럼逃亡하얏느니라. 勿論그것을아아는사람은或은보는사람은업섯지만그러나果然그럴는지그것조차그럴는지.

이 구절이 좀 복잡합니다. 우선 위의 네 문장을 이렇게 줄간격을 가져 나타내보겠습니다.

"저기가 저기지"

"나"

"나의ㅡ아ㅡ너와나"

"나"

이제 다음의 다섯 문장을 다시 줄간격을 가져 나타내보겠습니다.

"너"

"너구나"

"너지"

"너다"

"아니다 너로구나"

일단 제일 해석하기 쉬운 구절은 "나의ㅡ아ㅡ너와나"겠군요. 이 말의 화자는, '나의'라고 하려다가 '너와나'라고 고쳐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말의 화자와 네 번째 말의 화자는 모두 '나'라고 합니다. 이제 첫 네 문장을 그렇게 두 사람의 대화형식으로 봅시다.

화자 1이 "저기가 저기지"라고 하는 것은 '저기'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견해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화자 2가 "나"라고 하는 것은 '저기'는 화자 2에게 의미가 어떻게든 있음을 의미하죠.

그리고 화자 1이 너와 나라고 하는 것은 그렇다면 두 명 모두에게 의미 있지 않냐고 하는 것인데

화자 2가 다시 나라고 하는 것은 '너'의, 화자 1의 여지를 부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저기'를 화자 2는 혼자서 소유하려고 하는 곳이고, 화자1은 그런 화자2와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잘 이어지지 못함을 의미합니다.

즉 이 대화는 이상과 금홍의 대화이며, 이는 금홍이 자주 외출을 하며 관계가 소원해지기 시작한 시기는 1934년임을 생각하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다음의 대화가 나오기 전에, sCANDAL이라고 합니다. Scandal이 아니라. 이는 문자가 '반전'된 것인데, 이 스캔들이 정당한 것이 아니라 왜곡되었음을 의미한다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그 스캔들을 화자들은 너라고 서로에게 떠넘기다가 이에 이상은 눈물 속에서 종내에 동물같이 도망쳤던 것이라면 화자 한 명은 이상이고, 다른 화자들은 한 명인지 복수인지 모르지만 모두 너, 이상을 그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의심하고 있어 결국 오해를 받은 이상은 동물처럼 울며 도망쳐야했음을 말합니다.

금홍과의 관계가 깨질 때까지 이상이 매 맞는 남편의 면모가 있긴 했지만 항상 금홍이 좋았다고 언급하는 걸로 볼 때 적어도 직접적으로 대화상에서 금홍에게 스캔들을 의심하진 않았던 것 같고 그렇다면 저 스캔들의 의심은 또 다른 세상과 부딪힌 오해를 의미하게 됩니다.

세상으로부터 아무도 모르게, 몰래몰래 도망쳐나와 아는 사람이, 보는 사람이 없도록 했지만 여전히 진짜로 아는 사람이 없는지, 그것조차 그럴, 즉 자신이 도망친 광경조차 본 사람이 있는지를 말하며 이는 이상이 세상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결국 이상은 이 시에서 자신이 세상과의 관계가 깨어지고 있는 상태임에 대한 절망감과 슬픔을 이야기한다고 봅니다. 즉, 세상은 또 앵무처럼 자신에게 많은 것을 거절하고, 이상은 슬프면서도 그 상황에 익숙해진 상황에서 또 희망하고, 희망하지만 이루어진 일은 없었으며 오해마저 받아가고, 금홍과의 관계도 불안정해져가는 상황 속의 그 슬픈 감정들을 이 시에서 드러냈다고 봅니다.

후원댓글 1
댓글 1개  
이전 댓글 더 보기
이 글에 댓글을 달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해 보세요.
▲윗글 관찰, 벽난로 캡틴두부둡
▼아랫글 마당 유리는매일내일
추천 시나의 시
»
추천 시
오감도 [시제 6호]의 해석에 대하여 [1]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10-13
0
나의 시
마당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10-13
0
나의 시
빈 자리, 약속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10-12
0
나의 시
독자에 대한 모독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10-11
0
나의 시
Z축을 접어 만든 책이 꽂힌 도서관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10-10
0
나의 시
Y축에서 만드는 전류애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10-10
0
나의 시
X축에서 느낀 잔혹함에 대하여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10-10
2
10-07
0
나의 시
빛나는 당신에게
캡틴두부둡
10-07
0
나의 시
6000시간을 위한 자장가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10-06
0
나의 시
돌멩이의 존재
캡틴두부둡
10-05
0
나의 시
무제
캡틴두부둡
10-04
0
나의 시
具現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10-04
0
나의 시
정물화를 그리는 화가의 쓸쓸함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10-04
0
나의 시
이중적인 것 사이의 무언가
캡틴두부둡
10-04
0
나의 시
비극, 그것은 희극
캡틴두부둡
10-03
0
나의 시
빛, 그것은
캡틴두부둡
10-03
0
나의 시
제목은 정하지 못했어요
캡틴두부둡
10-03
0
나의 시
알람
캡틴두부둡
10-03
1
나의 시
열쇠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09-29
0
나의 시
손의 무게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09-26
0
나의 시
나는 그림자입니다 2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09-25
0
나의 시
보고싶다
캡틴두부둡
09-25
0
나의 시
꽃같은 그대 [2]
개망나니ㆍ
09-23
0
나의 시
나는 그림자입니다 1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09-22
0
나의 시
어떤 날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09-21
1
나의 시
시간
Global Moderator 옥을태
09-19
1
나의 시
불어옵디다
개망나니ㆍ
09-18
1
나의 시
풍선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09-16
2
추천 시
만남의 반가움
캡틴두부둡
09-14
인기글 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