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먼지 쌓인 책장을 바라본다
내 가슴 한켠 조그만한 공간에
무엇 때문에 그렇게 좋았는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슬펐는지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모여있는
먼지 쌓인 책장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를 채워 넣을 수도
그렇다고 아예 치워 버릴 수도 없는
그저 그 자리에 남아
먼지만 쌓여가는 책장을
오늘도 나는 바라만 보고 있다
먼지 쌓인 책장에서 이야기를 꺼내어 본다
수 십번, 수 백번을 읽어내려
이젠 빛바랜 이야기의 끝에
마침표가 찍히지 않은 것은
언젠가 다시 쓰여질 이야기를 위한 것일까
흘러내리는 눈물에 지워진 까닭일까
차마 끝을 내지 못한 이야기를
결국 다시 먼지 쌓인 책장에 꼿아 넣는다
오늘도 술 한잔에 네 얼굴을 지우고
또 한잔에 네 목소리를 지우고
또 한잔에 너에 대한 사랑을 지우고
또 한잔에 너에 대한 미움도 지우고
또 한잔에 너와 함께한 시간도 지우고
또 한잔에 너를 잊고
마지막 한잔에 나 마저도 잊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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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끝내지 못한 이야기...
사연읽어주는 남자님 ef04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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