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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가 빛나는 밤에 엄마 아빠 따라가서 먹었던 포장마차 우동

공원옆 포장마차16a15
2019-11-22 11:01:23 318 6 0

국민학생이 아니고 초등학생이라 포장마차에서의 추억은 없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면 


동네 공원 옆 상가 단지 앞에 주황색 천막을 친 포장마차가 기억이 나네요.



부모님께서 9시 연속극 시청을 마치고, 덥지도 춥지도 않은 선선 한 날씨에 


어스름 한 하늘 사이로 따듯한 가로등 불빛 아래 바닥에 깔린 나뭇잎을 밟으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시는걸 구경하며 가는길에 있는 문방구 장난감도 구경하고,


횟집 수족관에 물고기도 구경하고, 가게 앞 파라솔 탁자에 맥주, 소주병을 올려두고


술 한잔 하시는 넥타이 맨 아저씨들도 보고, 학교 가는 길 담벼락에 새겨진 낙서도


구경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걷다보면 이윽고 주황 천막 사이로 김이 서린 


비닐창에 얼핏 보이는 포장마차 이모의 모습.


나랑 동생이 가면 항상 반갑게 맞이 하여 주셨던 이모는 우리가 가면 꼭 계란말이를


서비스로 주셨죠. 이자카야에서 먹을 수 있는 몽글몽글한 계란 말이는 아니지만


정성스럽게 쪽파, 당근도 썰어 넣어주셔서 색색깔 보는 재미도 있었던 추억의


계란말이가 기억이 나고, 한번씩 특별한 계란말이라며 네모난 서울우유 노란치즈를 


넣어서 만들어 주시기도 했는데, 그런 날은 정말 주택복권이라도 당첨된 것 처럼


준비하시고 쏘세요! 게눈 감추듯 동생과 함께 헤치웠던 기억이 납니다.


부모님은 항상 닭똥집이나 야채곱창볶음 한 접시 시키시고 간단하게 하이트 한 두병 정도


곁들이셨는데, 차가운 컵에 담긴 밝은 노랑색 맥주가 어찌나 음료수 같았는지 


매번 먹고싶다고 졸라서 결국 사이다를 쟁취하였던 기억... 얼음통에서 꺼낸 차가운 컵속에


담긴 시원한 사이다를 마시고 나면 엄마 아빠가 맥주 드시고 시원하게 '캬' 할 때 처럼


단전에서 끌어모아 상쾌하게 내지르는 '캬'가 얼마나 기분 좋았는지 마치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죠.



서론이 길었는데, 역시 포장마차하면 우동이 기억납니다. 부모님께서 간단하게 술 한잔 하시는 동안


할 것도, 볼 것도 없는 저와 동생은 심심하기도 하고, 부모님을 계속 귀찮게 하니 매번 우동을 시켜주셨습니다.


사누끼 우동같은 탄력있는 면발은 아니지만 갓 꺼낸 생생우동 적당히 데쳐내어 김가루 솔솔 뿌려


내주시던 우동은 별 맛은 없지만 입의 심심함을 달래주던 좋은 요깃거리였죠. 같이 내주시던 김치는


이모님이 직접 담그셔서 사실 우동보다 김치를 먹는데 더 정신이 팔려서 초딩 둘이 김치 리필을 외치는


광경을 주변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귀엽게 봐주셨던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이후로는 딱히 거리에서


포장마차를 볼 수 없었고, 성인이 되어서는 노점상 단속이 심해져 아예 자취를 감춘터라 옛날 그 추억을


되새길 수 없어서 좀 아쉬운 점이 있네요.


영업허가 받고 상가에서 컨셉이나 확장해서 도로변으로 나온 가짜 포장마차 말고, 옛날 용달트럭에 


천막 펼치고 부르스타로 요리해서 안주 만드시던 그런 포장마차 다시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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