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고 새로울 만한 일이 없을까요? 새롭지만 제가 그리 놀라지는 않을 만큼 익숙했으면 좋겠어요. 예상할만한 어떤 대전제나 연정을 전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기보단 중요하지 않은 느낌이 듭니다. 엮어내봤자 요즘 날씨만큼 후련하거나 멋지진 않을거거든요. 그냥 구름보며 겉도는 얘기나 해보려구요.
선에서 보이지 않는 점이 하나씩 떨어지고 있다는 걸 믿으시나요? 심각한 문젭니다. 그 일은 세상을 참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고 있어요. 사람들은 저마다의 문장들을 섬기면서 살아갑니다. 신탁에서부터 삶의 척도를 찾으려구요. 왜냐면 두루 생각하고 신경쓰는 것이 꽤나 답답하고 힘들기도하고, 어떤 때는 위험하기도 하니까요. 이를 사유라고도 하지만, 남들에게 시간낭비라며 빈축을 살때가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가질만큼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 낭비보다 중요한게 또 있을까요?
요즘의 낭비에서 제가 얘기하고 싶은건 덧대진 가까운 차원의, 꽤 매력적인 신과 문장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에요. 새로 이사한 집 문을 열자마자 바로, 어제 그 밤을 머금고 있는 산이 덩그러니 있는 것이 그렇고요. 저마다 이야기가 있는 팔과 다리가 그렇고요. 그것마저 삼켜버리는 유행이 더욱 그렇다고 느껴져요. 그 덕에 매우 즐거우면서도 때때로 불안해요. 옛 태양이 잊힐까봐요. 눈을 감고 있을 때요, 선선한 바람이 다리랑 손을 휘감을 때면 따뜻한 태양이 얼굴을, 특히 눈가와 턱을 쓰다듬어주곤 하잖아요. 기억하시나요? 기억해주셨으면해요. 그게 제 소원입니다. 진짜 하고 싶은 얘기는 언제나 정리되지 않고, 이렇게 잘 모르는 모양의 구름처럼 떠가는 것 같아요.
네. 종료합니다. 옛 태양이 잊혀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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