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밖으로는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새의 울음소리
벌레의 울음소리
아이의 울음소리
그 세 가지 울음소리가 떠나면
문 밖으로는 기척들이 들이닥치려 한다.
두드리는 기척
내려앉는 기척
별로 놀라지 않을 기척
기척들마저도 떠나면
문 밖으로만 세 순간들이 지나간다.
어린 내가 달리던 거리의 광경
너가 숨죽이며 나를 놀래키려 하던 골목의 일광
너가 우산을 든 채로 나를 쳐다보는 금일(今日)
문 밖에서는 두드릴 수가 없는 이 순간만큼을 두드려줘
문 밖에서의 빗소리가 문 안의 너를 아프게 하는 게 아니라
문 안의 문 안의 내 공허마저도 없는 시선이 너를 아프게 짓누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댓글 0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