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침묵을 베풀어주세요
복도의 불빛이 휘청이는 순간에마저
시야의 사각의 경계를 헷갈려한 저는
그 틈새를 메우는 소리들에 종종
내일을 헷갈릴 수밖에 없다는 자조를
더 이상 내뱉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움직이는 침묵을 몰고 와주세요
시계의 회전만이 움직임의 전부인
그 다락방의 탈착이 가능한 전구처럼
방향 없이 나아가고 있는 내면을
소리나는 곳으로 비춰야만 한다는 대면을
계속하고 싶지는 않고 싶기 때문입니다
낙엽의 소리마저도 유리창이 깨어지는 소리를 흉내내고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저를 그 도로 한가운데로 흘려보내버리는
과장된 의식의 세계 속으로 소리를 들여보내지 말아주세요
어쩌면 문을 두드리는 소리마저도 문틈으로 어둠을 들여보낸다는
그 빛을 잃어가는 형태 속에 제가 떠다니게 만들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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