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그래야 할 것만 같은데'
너는 어딘가를 분명 틀렸다.
그게 '정확히는'인지, '그래야 할 것'인지, '같은데'인지가 헷갈린다.
방향계를 쥐어주면 내가 너의 잘못된 단어를 고쳐줄게.
'빈말로는 그래야 할 것만 같은데'
'정확히는 그러지 않아야 할 것만 같은데'
'정확히는 그래야 할 것만 같다는 것만도 아니야'
방향계가 문장의 층계의 무너진 저울 위에서 갈피를 잡지 못 하고 흔들린다. 방향계의 목을 잡으면 북극과 남극이라는 순간만이 남는 것이 왠지 허무해졌다. 분명 방향계가 가리키는 건 너의 문장이니까 너의 입을 가리키는 것인데 왜 출발점에 나의 입술이 없는 걸까. 고민스러울 때면 너의 다가섬이 오히려 나를 위화감이 들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정확히는
위화감이 들어야만 할 것
같다는 말이야.
이젠 너를 쳐다보는 순간에서도 관상용 물고기가 너의 눈 한 가운데에서부터 들여다보이는 나를 이해해줘. 너에게 내 방향계를 온몸으로 맡길테니까 마지막 게임을 하자. 마치 빌 헬름텔의 사과처럼, 그 지점이 아니라면 죽거나, 허무해지는 놀이 말이야.
결과는 이런 세 가지가 되겠지.
맞거나,
죽거나,
허무해지거나.
너는 어떻게 생각해?
'빈말로는 위화감이 들어야할 것 같아'
'정확히는 위화감이 들지 않아야만 할 것 같아'
'정확히는 위화감이 들지 않아야만 할 것만 같다는 것도 아니야'
너의 마지막 방향계에 모든 말과 순간의 몰락을 맡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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