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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있어요 둡튜브 독후감 - 투 더 문

행복벨
2021-06-12 14:02:27 1022 13 4






(듣던지말던지브금 / For River)



다들 용6의 여운에 잠겨 있을 때

눈치없이 다른 주제로 글 써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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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버드 게임즈의 첫 에피소드,

To the moon 입니다.


2011년에 출시된 작품이며

이 게임을 시작으로 '지그문트 시리즈' 라는 세계관이 생겨나게 된

기념비적인 게임이기도 합니다.



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투 더 문이 대중적인 유행을 탄 것과는 별개로

저는 이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아마도-

끈질기게 이 게임을 추천하면서 염증을 유발했던 지인 때문에

오히려 게임 자체에 대해서도 더욱 평가를 박하게 해왔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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둡튜브를 통해 긴 시간을 들여 시청하고

이렇게 긴 글을 남기는 이유도


'그동안의 내 평가는 정당했던 것인가?'

라는 물음이 계속 맴돌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단순히

투 더 문 2편이라 불리며 전작의 그늘에 가려져있던

파인딩 파라다이스 라는 게임과 비교 / 평가 하기 위해 시작했던 일었습니다.


외부적인 이유로 반감이 있었던 시점이니, 아마 그대로 글을 썼다면

일방적으로 한쪽을 까내리는 식의 편향된 글 밖엔 남지 않았겠죠.


독후감을 쓸 때에도 하나의 글로 써야할지,

아니면 두 작품을 따로 따로 평가하는 것이 맞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그 게임에 있던 노래를 재생했습니다.

분명 제가 관심이 없었다면 이 노래의 가사를 하나도 몰랐어야 했는데,

제 입술은 모든 가사를 전부 알고 있더군요.


깜짝 놀랬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제가 마음을 열고 투 더 문을 시청할 수 있게 된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주었지요.



서론이 너무 길었군요.. ㅎㅎ

바로 게임 이야기로 넘어가도록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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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독후감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그문트 인생 형성 사무소.


이곳은 회원들이 임종을 맞이 하기 직전,

그들이 바랐던 소원대로 기억을 조작하여 이뤄주는 일을 하는 곳.


게임의 주인공이자 사무소의 직원인

닐 와츠 박사와 에바 로잘린 박사는

위독한 상태에 놓인 '조니' 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파견된다.


조니라는 노인의 소원은 "달에 가는 것".


하지만 그의 기억을 살펴보며

그 소원에 가려진 진의를 파악하게되고,

닐과 에바는 조니의 '진짜 소원'을 이뤄주고자 고군분투 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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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

모든 사람이 어딘가는 특별해."


투 더 문의 이야기는

굉장히 특별한 사람들의, 굉장히 특별한 사건들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주인공들의 동기와 감정 상태에 몰입하지 못하면

단순히 한 사람을 달로 보내는 이야기에 그치고 만다.



조니는 쌍둥이 형인 조이가 있었고,

어릴적 사고로 형을 잃자 충격을 덜기 위해 기억을 지우고

그의 인격을 내면화했다.


그 과정에서 아내와의 첫 만남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게 되고,

'달에서 만나자' 라는 중요한 약속을 잊게된다.


그의 부인인 리버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으며,

조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려고 노력하지만

그녀의 의사소통 방식은 남들과 달랐던 탓에 평생 그 행동들을 조니는 이해하지 못한다.


자폐증, 쌍둥이, 사고, 기억 상실...


투 더 문은 첫 에피소드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특수한 장치들이 굉장히 많다.

이 모든 일을 실제로 겪은 사람은 아마 찾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런 특수성은 비극을 낳게하고,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대중적인 입맛을 충족시킨다.


인간은 자기가 실제로 겪어야만 꼭 공감할 수 있는 동물이 아니다.

남의 일에도 공감할 줄 아는 동물이기에,

투 더 문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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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름다운 기억을, 잃어버리고 떠올릴 수 없다니...

이렇듯 아름다운 기억이 얼마나 더 많을지 혹시 알아?"


필자는 처음엔 이런 특수성에 전혀 몰입하지 못했던 반면,

이번에 시청했을 때에는 '리버' 라는 캐릭터에 깊이 몰입하며 볼 수 있었다.


조니는 평범하다.

그는 평생 그 평범함을 벗어나려고 고민했다.


하지만 리버는 그렇지 않았다.

조니의 그런 평범함을 한 평생 부러워했다고 봐도 좋다.



이런 차이점은 둘의 첫 대화 장면에서도 드러나는데

조니(존)가 자신의 이름이 너무 평범하다며 투덜대자, 리버는 이렇게 답변한다.


"모두가 같은 이름을 가지는 것도

저 하늘의 별빛 같은 거야.

여기서 보면 다 똑같아 보이지만, 그렇다고 아름다움이 덜하진 않잖아."


극 중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이 멋진 첫 만남을

조니는 아쉽게도 끝내 떠올리지 못했다.

단지 그 잠재의식만이 남아 '달에 가고 싶다' 라는 소망으로 이어졌을 뿐.


더욱 슬프면서도 감동적인 것은

둘은 서로를 끝내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란 점이다.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

서로를 이해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였다.


단지 그 방법이 서로 너무나도 달랐을 뿐인 이야기...


마치 서로를 바라보지만

만나지는 못하는 평행선처럼 펼쳐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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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여기 올 거야?

같은 곳, 같은 때에?"

"응, 근데 까먹거나... 여길 못 찾으면 어떡하지?"

"그럼 달에서 만나면 되잖아, 바보!"


이윽고, 시간이 촉박해지자,

에바는 독단적으로 리버와 조니를 떨어뜨려놓는 변수를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결국 우주비행사가 되어 재회하고

'달에 간다' 는 소망을 함께 이뤄낸 것이다.


서로에 대한 사랑이 이런 기적을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을까?


이후 조니의 기억 속에서 보여지는 장면들은 해피엔딩으로 바뀌고,

닐과 에바는 그의 표면적인 소망과 진정한 소원을 한번에 이루는 성공을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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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조니를 더 안타깝게 하려고 일을 맡은 게 아냐, 에바.

넌 어땠는 지 모르지만, 난 이 망할 영감이 행복하게 죽게 하고 싶어서 일을 맡은 거야."


투 더 문이 보여주는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는 분명 아름답지만,

아름다운 동시에 비극적이며 슬픔에 빠지게 한다.


왜냐하면 이 결말은 결국 조니의 머릿속에서만 바뀐 결과이고,

동반자였던 리버의 삶은 구원받지 못했다고 느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필자의 지인 중 한 사람은

"노인네가 혼자 정신승리하는 찝찝한 엔딩" 이라고 아쉬워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비록 제작사 측에서 리버도 이 과정에서 구원을 맞이했다고 주장하나

게임 내에선 그런 묘사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에

나 또한 리버에게 향하는 씁쓸하고 안타까운 감정을 떨쳐버리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런 비극성 조차도 '투 더 문' 이라는 게임에 몰입하게 하고

더욱 대중들에게 사랑받게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불완전하기 때문에

더욱 복잡한 감정으로 눈물을 흘리게 된다고 정리하면 어떨까.



(듣던지말던지노래 / Everything's al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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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이 게임을 시청하면서

개인적으로 공감하고 감동했던 포인트는 남들과 사뭇 다르다.


대화의 목적과 의도를 생각하면

제작진들의 핀트와는 다르겠지만,

나는 리버가 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 장면의 대사들이 마음에 들었다.

평소 별에 대해 가져온 나의 생각들과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좀처럼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장면의 대사와 노래를 함께 적어두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하겠다.



"저... 그럼 넌 저게 사실은 뭐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별들 말이야.


난 아무한테도 말 안 했지만, 항상 저건 등대라고 생각했어.

수식업 개의 등대들이 하늘 저편에 있는거야.


거기서도 등대들을 다 볼 수 있어. 그리고 서로 이야기하고 싶어해.

하지만 할 수 없어. 너무 멀어서 서로 말소리를 들을 수가 없는 거야.


그래서... 빛을 멀리멀리 보내는 것 뿐이야. 그게 저 별들이야.

다른 등대들에게 빛을 보내고, 나에게도 보내."


"왜 너한테?"

"왜나면 언젠간... 저 등대들이랑 친구가 될 거니까."




---



이번 작품은 특히나 유명한 게임이라 그런지,

내용과 느낀점 사이에 서술을 계속 고민하게 되네요.

글이 지저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ㅠ


아무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여러분들도 이 게임을 하면서 느낀 것들을 공유해주시기를... ㅎㅎ


저는 머릿속을 싹 정리하고

파인딩 파라다이스 독후감으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yeon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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