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몰랐다, 그토록 찬란하게 빛나던 우리가 이젠 더 이상 우리라는 이름으로 함께할 수 없을 거란 사실을. 그땐 몰랐다, 네가 없는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그땐 몰랐다, 너와 함께 걷고 너와 함께 웃고 너와 함께 했던 모든 순간 순간들을 잊을 수 있다는 것을. 너의 존재 자체가 나의 삶의 의미였지만 지금 너는 떠나고 나 혼자 남아 버렸지만, 나는 아직도 살아가고 있을 줄은 그땐 몰랐다. 너를 잊고 산다는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였지만 너를 잊어야만 내가 살 수 있을 줄은 그땐 몰랐다. 눈부시게 아름답던 너의 모습, 향기, 목소리들은 이젠 내게 어떠한 의미도 갖지 못하게 될거란걸 그땐 알지 못했다. 너와 함께하며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지만, 너와 이별하고 난 뒤에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될줄 그땐 몰랐다. 사랑이라는 말이 이렇게 허무한지 그땐 몰랐다. 너와 속삭였던 사랑의 밀어들이 쓰레기통에 버려진 휴지조각보다 더 의미없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줄은 그땐 몰랐다. 너가 없는 하루 하루를 보내며, 너와 함께한 시간들을 잊어 가면서, 마침내 너란 존재마저 잊음으로써 나에게 너는 어떠한 의미도 남지 않게 되었을 때, 더 이상 술로 지새는 날들도, 눈물로 배갯잎을 적시는 일도, 하염없이 같은 번호를 누르고 지우고를 반복할 일이 없이 나는 그저 담담히 살아 가겠지. 네가 있어 사랑을 배울 수 있었고, 네가 있어 이별을 배울 수 있었다. 너란 존재가 더 이상 나에게 아픔이 아니게 되었을 때, 나는 또 다시 누군갈 사랑하게 되겠지.
그때는 내가 몰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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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그때는 몰랐다.
사연읽어주는 남자님 ad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