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외로움의 계절이라 했던가.
두서없이, 나의 곁에 누군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면 비난받기 딱 좋은 말이지 싶다.
그래서 왜 그렇게 느끼는지 말하려 한다.
그녀를 처음 만난건 2년 전 늦가을 쯤이였다.
내게 먼저 다가온 그녀는 내 이상형과는 정반대였다. 하지만 그녀는 나를 원했고 난 홀리듯 그 뜻을 받아 그렇게 만나게 되었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그러다 장점만 보이게 되었고.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나서야 난 그녀에게 제대로 반했다.
지금도 그녀보단 내가 더 그녀를 사랑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렇게 2년 동안을 만나왔다. 그리고 최근 들어 그녀와 마주쳤을 때
그녀는 나를 마주보려 하지 않았다.
짖궂을 정도로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면 부끄러워 하며 마주봐주던 모습은 사라졌고 그저 앞을 바라볼 뿐이다.
간혹 그녀가 혼자서 고민할 때 종종 보이던 모습이기에 고민이 있는지 물어봤지만 그녀는 그저 기분이 안 좋을 뿐이라 한다.
물론 사소한 고민은 평소에도 나에게 말하지않고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당찬 사람이기에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그때와는 다른 느낌임을 알 수 있었지만...더이상 캐묻지 않았다.
하루종일 그녀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시덥잖은 농담도 던지고 장난도 쳤지만 그녀는 변함없었다.
그렇게 아무런 소득없이 그녀를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예전엔 자신의 기분이 안 좋은걸로 신경 썼을까봐 미안하고 고마워했던 그녀는 그 날부터 그런 표현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서운함을 느꼈지만 표현하지 않았다.
서로 바빠서 떨어져있으니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했다.
주말에만 만날 수 있고 어쩌다 한 명이 주말까지 바쁘면 그마저도 여의치 않게된다.
난 그녀를 마주하면 여전히 사랑스럽다.
지금도 만나면 손도 잡고 싶고 눈을 마주하고 싶고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고 늘 그녀의 웃음을 갈구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고 어쩌면 나만 느꼈을 이 서늘함은 점점 날 차갑게 만들고 고민을 거듭하게 한다.
여전히 그녀의 기분은 나아질 기미는 없고 나의 답답함은 더해져간다.
이 서운함과 답답함을 표현해야 하는 걸까.
그녀는 왜 나에게 아무 말을 하지 않는걸까.
전과 다름을 본인은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건 나만의 착각인걸까. 그녀를 믿고 기다릴 일이 아닌 것일까.
오늘도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지만 서늘함과 외로움이 찾아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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