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처럼 모든걸 흘려보낸다.
다만, 너는 사금처럼 가라앉아 흘러가지 않는다.
모두 흘러가도, 넌 꼭 내 옆구리에 있다.
흘러가는 강물처럼, 넌 꼭 사금처럼 그리고
난 너에게 가뿐히 가라앉을 강바닥처럼
그 자리에, 이 자리에.
어렸을 때, 신발을 한치수 씩 크게 신었다.
엄마는 너는 더 클 것이라며 내게 이야기했다.
나는 억지로 신발에 발을 집어넣었다. 어색했다.
사이즈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바꿀 수 없었다.
신발은 컸지만, 소망은 내 발 한가득 차있다.
나는 오늘도 그 신발을 싣고 또 걷는다.
가끔 신발끈이 풀린 채로 걷는다.
풀린 건 알고 있지만, 귀찮아서, 목적지가 다 와가서,
또 다 도착해서, 묶지 않았다. 나는 막연히 생각한다.
내가 만약에 거기서 신발끈을 묶었으면,
더 빨리 도착했을까? 빨리 도착하든 아니든
상관은 없지만. 조급한 마음에 이야기한다.
어쩌면 오늘은 신발끈을 묶어야 할 날일지도 모른다.
밤의 가로등의 불빛은 따뜻한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나방들이 춤을 춘다.
사랑을 바라는건지, 가루를 떨구러 오는건지 모르겠다.
그런데 오늘따라 가로등의 불빛들이 따뜻하다.
나방들이 춤을 춘다.
어린 시절엔 발을 꼭 감추고 잤다.
이불 밖에 내어 놓으면 꼭 누가 잡아갈 것만 같았다.
나는 어린시절 늘 혼자 였다.
키우던 강아지가 있었는데, 이름은 초코였다.
너무 흔한 이름이였다. 초등학생이였던 나에겐 최선이였다.
녀석은 열려진 틈으로 도망을 갔다. 가끔씩 생각났다.
혼자인 난 걔가 늑대인 것처럼 느껴,
이불을 텐트처럼 치고 숨어 놀았다.
그 시절의 나는 그게 재미있었다.
집을 나간 너는 분명 어딘가에서 쓸쓸히 죽었을 것이다.
나의 어린 시절처럼.
오늘 하셨던 나레이션 대사 들으면서 바로바로 써봤습니다. 틀린 부분이 있을거 같지만 기억을 더듬어서 써보았답니다.
그냥 사진은 글에 어울릴만한거 갤러리에서 열심히 뒤져서 가져왔습니다. 폰으로 찍은거라 화질은 좀 구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