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시오 투수(鬪手, 싸우는 자) 내외들.
이곳 투개다(鬪開多,싸움이 많이 일어나는 곳)에서 전기 대회를 한다기에 지나가다 들렀소.
정처 없이 걷는 나그네의 말을 듣고 싶다면 한 번 듣고 가보는 게 어떻소? 내 저 저잣거리의 전기수들이 못해줄 이야기를 해주겠소.
예전 인방(仁邦, 어진 나라)은 꽤나 자유분방한 나라였다는 걸 알 것이오, 인방을 다스리던 대왕 아부리가(娥婦唎歌,아름다운 부인이 아름다운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는 그 이름대로 자신의 아리따운 아내를 끔찍이 여겼다오. 연회를 열 때 무희들이 아무리 긴 소매의 옷으로 아리따운 자태를 내뿜으며 춤을 춰봐도 왕비마마의 발끝에도 못 따라갔지. 모든 대신들이, 모든 장수들이, 모든 사내들이 그 얼굴 하나 보고 싶으나 차마 국모의 존안을 뵐 수 없으니 밤하늘의 별 만 바라보다 그 별들이 한 데 모여 별분선(星分線)이 되어 사내들에게 내려왔다네. 이 아리따운 별들을 모두 다투어 왕비마마께 바쳤지. 허나! 멍청한 사내들은 왕비마마의 아리따움에만 취했지 정작 대왕의 근심을 헤아리지 못했다네. 별분선을 바치면 바칠수록 다른 이들은 더 많은 별들을 모아 바치고 얼마 바치지도 못하는 자들은 왕비마마 존안도 못 보고 존언도 못 보게 되어 결국엔 앞다투어 너나 나나 별을 따기에 바빠 국정을 소홀리 하게 되었소. 국왕께선 이에 대노하여 왕비마마를 가두어 버리고 별분선을 못바치는 자들을 반(밴)형에 처해버렸으니 민심이 뒤틀리고 곧 천심또한 뒤틀려질때! 저 멀리 서방세계에서 두위치(杜危治,위기를 막고 치유함)라는 세력이 인방을 덮쳤네. 아부리가 대왕이 폭정을 일삼을때 이미 변두리쪽에선 여럿 장수들과 현인들이 반기를 들고 일어섰다네. 장수들은 서로 모여 한 날에 같이 일어나기로 결정했고 그 중심에는 고차비(古嵯飛)장수가 있었다네. 호는 구마(驅魔)요, 자는 차비(嵯飛)인 고차비는 먼저 다른 장수들을 아부리가대왕의 마수에서 자신의 동료들을 먼저 두위치로 이주 시켰으며 아부리가대왕의 마수가 뻗기 직전까지 계속해서 홀로 저항을 했다네. 이윽고 모든 동료들이 이주하고 나서야 홀로 조용히 두위치로 들어온 고차비는 이제 아부리가 대왕에게 고통받고 있는 자신의 영지의 백성들을 구해낼 생각으로 두위치에서 자신의 군대를 모집하게 되네. 그래 당신네들 같은 투수들 말일세. 투수들은 고차비 장군의 명에 따라 삼지창을 들고 일어섰고 진군명령만을 기다렸으나...안타깝게도 아부리가 대왕이 밀정에게 듣고 고씨 성을 가진 고차비 장군의 백성들을 전부 몰살할 계획을 세웠다네. 이 소식을 들은 고차비 장군은 심히 걱정에 빠졌고 결국 자신의 성씨를 바꿔버렸다네!자네들이라면 믿을 수 있겠냐만은 자신의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성씨마저 버리고 옛 것의 고 씨를 버리고 새롭게 백성들을 지키겠다고 호(護)씨 성으로 바꿨으니 이는 바로 호구마(護驅魔)장군이 나온 계기일세. 호구마장군은 자신의 군단을 이끌고 용감하게 아부리가 대왕의 병사들을 무찌르며 나아갔고 마지막에 자신의 옛 영토에 다시 돌아와 깃발을 꽂아 세우니 깃발의 이름을 자신과 같이 싸우다 잊혀져간 모든 병사들과 백성들을 기리는바로 유투부(有鬪夫 싸우는 자들이 있었다는 뜻)로 정했다네. 자네들이 보고있는 성문의 깃발이 보이나?그게 유투부라네. 호구마 장군의 명 아래에 모인 호군단들은 눈물을 흘리며 옛 땅에서 고개를 조아리며 다시 이 땅을 밟게 해준 호구마 장군에게 구독(求督, 다스림을 원하다)의 제를 올렸고 호구마 장군역시 눈물을 감추지 못한체 기쁜 마음으로 "호구호구호구독 고마워~!"라며 호군단의 구독을 받았지. 바로 여기 이 자리에서 말일세. 비록 고차비 장군은 자신을 고구마라 부르며 옛 성씨를 완전히 버리진 못했으나 호군단들은 자신들의 마음속엔 투지가 꺼져갈때 아름다운 목소리로 타란~!(打亂, 난을 격파하자)을 외치며 격려하고 앞서 싸워나간 호구마장군을 잊지 못해 언제나 장군을 부를땐 호구마라고 불렀다네. 공석에선 호구마라 불리는걸 정말로 싫어했다만 사석에선 실은 호구마라 불리는게 더 좋다고 말하기도 했네 껄껄껄! 어찌 그리 눈들을 크게 뜨고 보시오? 혹시 내 말을 못믿어서 그런거요?
저잣거리의 사람들이 이리 모여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니 옆에계신 나으리께서 혹 내 이야기를 적어주시겠소? 굳이 첨언을 하자면...이야기의 이름은 '호구마뎐'이 좋겠소. 그럼 잠시 목을 축이고 나는 갈 길을 가겠소. 안녕히들 계시게나.
p.s: 아니 500자로 어케 소설을 써요 ㅡㅅ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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