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너무 창피해서 기억도 하기 싫지만,
어찌보면 아련할 수도 있는 그런 사연입니다.
2016년 봄,
도서부도 아니었던 저는 그저 아는 언니들을 도와 도서관을 정리하다 사서가 하고 싶어 쭈욱 사서를 했습니다.
그냥 자주 보이던 한 살위 선배가 있었어요.
언니들말로는 일진 000 오빠 무리라고, 그냥 모른척 하는게 나을거라 하더라고요.
근데 꽤 잘생기고 키도 크고 운동잘하는데 공부도 잘하는 그냥 엄청 잘난 오빠로 유명한 선배더라고요.
관심은 갔었는데, 신경은 안썼어요.
5월쯤이었나 친구가 000오빠네 무리의 정말 그 오빠냐고, 자기는 그 오빠가 맞는지 확인하겠다며 찾아왔어요.
어김없이 선배는 책을 빌려갔고, 친구는 놀라서 저한테 속닥거렸습니다. 저 오빠가 책을 읽을리 없다고, 무려 000 오빠네인데 책을 읽겠냐며 그러더라고요.
믿거나 말거나 별로 신경 안썼었습니다. 여전히 저는 ‘너의 000오빠도 책은 읽겠지 ..’ 라고 생각할뿐 거의 관심없었습니다.
여름방학엔 도서관이 열지 않아 보고는 싶었습니다. 잘 지내는지 사는건 잘 사는지.
가을, 또 겨울이 지나고 다음해가 되었습니다.
선배는 최고학년이라 공부하기에 바빴는지 공부하러 올 때 빼고는 거의 안 왔어요. 와주는게 어디야, 해서 도서관 선생님께 받은 간식을 가끔씩 선배한테 줬습니다.
선배가 웃을때마다 설렜던 저는 제가 선배를 좋아하는걸 알았습니다.
여름 다 되고 방학때 되어야 알았습니다 .
방학 끝나는날 선배가 평소 잘 해주던 저와 동갑인 후배 여자애와 너무 다정한 모습을 한 꿈을 꿨어요.
역시 그 둘은 방학 중에 사귀게 되었더라고요.
알았을때 뭘까 시원하면서도 아쉽더라고요.
고백할걸 했는데.
그렇게 가을 또 겨울이 지나 마침내 2월 선배는 졸업했습니다.
저는 언니들 졸업식을 위해 꽃을 선물하러 갔어요. 너무너무 고마운 언니들이었거든요.
언니들에게 꽃을 전해주고 친구들과 인사하는 선배가 혼자 있을때 노란 장미를 줬어요.
좋아한 감정을 나중에 안 제가 문제죠. 한 마디 남기고 언니들에게 갔습니다.
“ 선배, 나는 내가 선배한테 좋은 기억으로 남았음 좋겠어요. 그리고 그 여자애랑 잘 어울리니까 잘 해주고,
꼭 행복해야돼 .” 라고 했습니다 -
남고 진학해서 같은 고등학교는 못 가겠지만 다시 보고는 싶네요.
신청곡: 사랑을 했다- ikon
( 저 첫사랑은 초3 - 초6때에요. 정말 좋아하던 친군데,
싸웠던 친구가 사귀어서 바로 찼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