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족들이랑 밥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동생이 다른 지역으로 학교를 다니고, 저랑 아버지랑
일하고 집에 오는 시간도 제각각이라 모처럼 모일 수 있어
다 같이 소주도 한 잔 하며 맛있게 고기를 먹는데
옆 테이블에 앉아 계신 중년 여성 분이랑 자꾸 눈이 마주쳐
뭔가 피해를 준 건가, 하고 고민하는데
조금 지나 그 분이
“혹시 친부모님인가요, 시부모님인가요” 하며
대뜸 질문을 하시는 겁니다.
저랑 동생은 남매인데.. 하면서 저희 식구가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반응을 보였더니
그 분이 가족끼리 술도 한 잔 하는 걸 보니까
돌아가신 친정 아버지 생각이 난다고,
일찍 돌아가셔서 같이 술 한 잔 해 볼 기회가 없었는데
부럽다며 눈물을 보이셨어요.
일상의 한 부분이고 익숙하게 여기던 일인데
누군가에겐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과 동시에
3년 전 아버지께서 갑작스레 쓰러지셨단 연락을 받고
인천으로 달려가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때, 저도 어쩌면 오늘 눈물을 보이신 그 분처럼
이렇게 다시는 아버지와 술잔을 부딪힐 기회를
갖지 못할 뻔 했거든요.
원래는 내일 출근이니 술은 딱 한 잔만 해야지, 했다가
괜히 앞에 앉은 아버지 술잔도 채울 겸, 같이 짠 하고
잔을 부딪히며 몇 잔의 술을 더 마시고 말았습니다.
지금 이렇게 웃으면서 지내는 일상이
언젠가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겠단 생각으로
마음이 복잡했던 하루였네요.
내 곁에 있어주는 모든 이를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한 번 더 마주 보며 웃어주고, 함께 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신청곡은 이루펀트-화분 신청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