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코 0

(추가)저는 약간 개인적인 썰들 풀면서 스토리 있게 쓰는 건줄 알았는데 다들 진짜 게임 내용 위주로만 쓰셨네요.. 창피해...

안녕하심까 

저의 어린 시절을 얘기하면 절대 빠지지 않는 게임, 바로 아스가르드 입니다.

(영상은 그냥 참고삼아 넣은 지난달에 아스가르드 탐방하신 다른 스트리머분 영상입니다)

2003년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던 게임입니다. 당시 바람의 나라를 즐기던 저는 같은 회사 + 더 아기자기하고 퀄리티 높은 그래픽 + 의외로 흥미롭던 세계관 등에 매료되어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바람의 나라를 접고 아스가르드로 갈아탔었습니다.

아스가르드의 특징이라 한다면 이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1. 바드, 프로핏, 아수라 등 당시에는 다소 생소했던 직업군들

2. 기사, 바드 등 처음 키웠던 캐릭터를 90이상 찍은 상태에서 2차 전직을 통해 다시 1부터 육성해야 하는 2차 전직 캐릭터들

3. 사냥을 통해 올리는 ‘레벨’, 사제 관계를 통해 올리는 ‘명성 레벨’, 선/악 선택 후 천상과 지옥 사냥을 통해 올리는 ‘선악 레벨’ 등 다양화된 레벨 시스템

4. 친목/전투 길드를 구분지어 취향에 맞춰 복수 가입할 수 있던 길드 시스템

5. 기가 막힌 마을 디자인들(수오미 마을 등)과 원조 BGM 맛집 게임

6. 직업군마다 뚜렷한 역할이 있고,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좋아 체계적인 파티 운영이 가능

이런 장점들에 매료된 저는 2003년 초딩시절부터 2015년초반까지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아스가르드를 즐겼습니다.

썰풀이를 살짝 하자면 단순히 게임이 재밌었고, 짜임새 있는 퀘스트도 많고, 컨텐츠가 다양했던 점도 제가 이 게임을 10년 이상 붙잡고 있었던 이유였습니다만, 이 게임을 놓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소위 친목질이었습니다. 아스가르드는 친목 길드부터 해서 커뮤질하기 참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이 사진은 이카루스 마을의 사진으로 저렇게 사람들이 모여서 노가리 까고 자주 놀던 마을 중 하나였습니다. 메이플스토리의 헤네시스 택시나 리프레 같은 느낌? 

저는 중학교 때 가입하고 접는 순간까지 활동했던 길드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지금은 무려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고 둘째까지 학교 보낸 길마 형님부터 제가 20대 초반 시절 아는 사람이 일해주면 편하다고 알바로 써주신 PC방 사장하시던 길드 큰형님, 고등학교 때 정모에서 만나서 1년 반정도 짝사랑했던 누나, 이제는 15년 가까이 자주 만나는 동갑 친구, 이외에도 많은 형님 누님 친구들 동생들을 알게 되었죠.

10대들은 대부분 비슷한 연령대의 비슷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한 10대 시절에 게임에서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환경의 나와는 전혀 다른 생활을 하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어린 저에게 하나의 일탈이었고, 즐거움이었습니다. 이제는 아무도 아스가르드를 즐기지 않지만 길드 단톡방에는 아직도 20여 명의 사람들이 남아 있고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곤 합니다. 힘든 시기에 도움 많이 받고 취업한 이후 첫 모임에서 제가 계산한다고 하니까 꼬마가 어느덧 이렇게 컸냐면서 뿌듯해하던 형님들 생각하면 참 신기한 인연이구나 싶네요. 물론 어린 놈은 지갑 꺼내는거 아니라고 혼났습니다 ㅋㅋ

 꽤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기면서 한 때는 콘솔 게임에 푹 빠져서 수많은 대작 패키지 게임을 섭렵하기도 했고, 근 몇년 동안은 카드게임에 빠져서 하스부터 최근의 룬테라까지 즐기기도 하고, 오토체스 롤토체스 같은 게임도 즐기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특히 콘솔 게임에는 많은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게임이 정말 잔뜩 있지만 인생 게임이라 한다면 역시 저에게는 아스가르드가 아닐까 싶어 글 써봅니다. 

게임은... 아직 살아있긴한데 이미 운영에서 손 놓은지 오래된 게임이라 온갖 핵과 버그가 난무하고 사람은 없는 유령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