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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풀이 아퍼서 입원했는데 수치플 당한썰~(장문주의)

팡빠레
2020-06-24 11:11:59 8330 2 0

장마가 시작한다는 오늘 모두들 건강하신지요.

쏘주가 한잔 생각나는 오늘 같은날 쏘주보다 씁쓸했던 썰 하나 풀어볼까 글 남겨봅니다.


때는 제가 건강만 할줄 알았던 20대 초반 어느 여름날 이었습니다. 

첫 직장 입사후 매일같은 야근과 음주에 음주가 이어지던 어느날

평소와 다르게 빈혈끼가 심했던 저는 오전 근무만 하고 병원을 가야겠다... 라는 생각으로 반차를 냈죠

( 사장놈아 반차쓴다고 드릅게 꼽주더라? 심한욕! 심한욕! )

반차를 쓰고 나와 일단 씻고 병원을 가야겠단 심산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대 이상하게 귀가하는 버스에서도 빈혈끼는 사라질 생각을 안했고, 다리와 손은 바들바들 떨리기 시작했죠.

처음엔 '어? 몸살인가...?? 몸이 왜이러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빨리 병원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에 집에 도착후 샤워를 하려고 욕실로 들어가려는데

'어...어...어??' 하는순간 다리가 훅! 풀려 저는 주저 앉아버렸고 정신을 잃고 쓰러져습니다.

쿵! 하는 소리를듣고 당시 같이 자취하던 친구가 '야! 왜그래?!?!' 하고 뛰어 나왔고.....

제가 기억하는 순간은 거기까지였습니다....( 친구는 당시 같은직장 야간근무를 하고 집에서 쉬는중 이었음 )


제가 깨어난건 쓰러지고 약 일주일후 어느 병원 중환자실이었습니다. 

삐- 삐- 기계돌아가는 소리와 낯선 천장...그리고 몸 아래로 보이는 몸에 연결된 의료기기 선들....

그리고 중환자복에 묻어있는 혈흔들... 순간 '어? 뭐지? 여긴 어디지??' 라는 순간도 잠시...

코에서 뻐근한 통증으로 저는 저도 모르게 손으로 코에 연결된 선을 뽑으려 했습니다.

그순간 옆에 간호사님으로 보이는 실루엣... 그리고 빨간 수혈팩과 각족 약이 매달려있는 링겔걸이...

'환자분 뽑으시면 안되요!!! 선생님! 환자분 깨어나셨어요!' 라는소리를 들었죠....

말은 하고싶어도 코와 입에 연결된 호스로 인해 말이 안나왔죠.


얼마후 주치의 선생님이 중환자실로 오셨고 무슨 상황인지 아주 자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친구분 신고로 집 욕실앞에서 쓰러진후 피를 토해 응급실로 왔고, 상황이 심각해 응급수술을 했고,

위와 장에 천공이 생겨 과다 출혈로 빈혈이 심각해 수혈중이라고....

코와 입에 있는 호스는 의식이 돌아왔으니 곧 뽑아주겠다고 하셨고 불편해도 조금만참으라고...

어벙벙한순간 몰려오는 공포에 눈물이났고 간호사님은 친절히 거즈같은것으로 눈물을 딱아주셨죠.


며칠후 중환자실 면회시간 부모님과 친구들이 면회를 왔고 호수제거 직후라 그런지 코와 목이 아퍼 말이 잘 안나왔죠

그래도 가족과 친구들 얼굴을 보니 조금 마음이 편해지던군요... 부모님은 친구들과 있으라면서 자리를 피해주셨고

친구들은 저를 안심 시키려는지 오히려 담담히 장난 섞인 말투로 말을 평소와 같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친구1 : 얌마 얼마나 허약하면 쳐 쓰러지고 그르냐....

친구2 : 어휴 이쉐끼 술 먹고 돌아댕길때 부터 알아봤다....


친구들은 걱정 어린 잔소리를 해주었고, 장난 섞인 말투로


친구 1,2,3 : 야...이 병원 간호사분들 미인분들 많다..... 근데 저분은 어디서 많이 본거같다...??

말이 안나오는 저는 힘겹게 어디서 많이 본거같다는 간호사분에게 시선을 옮길라했죠

그런대 친구들이 막고있어 안보이는겁니다.... 아주 힘겹게 저는 친구들에 기어가는 목소리로


나 : (쉰듯 갈라지는 목소리로) 야...... 비켜봐....안보여.......

친구들 : ㅋㅋㅋㅋㅋㅋ 이세끼 건강하네ㅋㅋㅋㅋㅋ 몸이 이상태인데 간호사분들 이쁘다니까 아주 ㅋㅋㅋㅋㅋ


저의 시선을 이쁘다는 그 간호사분을 향했고,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아주 낯익은 간호사분을 보았죠. 

기억이 날듯 말듯한 순간 그 간호사분이 다가오며 


간호사 : 면회 시간 끝났습니다~!


하시며 저와 친구들을 뚫어져라 응시 하시는겁니다....저는 속으로 '아...우리가 자꾸 쳐다보면서 수근대서 기분 나쁘셨나보다...'

이따 가까이오시면 사과드려야지....라고 생각했죠... 면회시간이 끝나고 친구들과 부모님을 보내고 저는 멀뚱히 누워 있었죠...

그때 그 간호사분이 다가오셔서 혹시 'OO고등학교 나오셨죠?' 라고 물보셨고 저는 고개만 끄덕였죠.

 간호사분은 살짝 미소를 지으시며 '나 기억 안나?? OO여고 배구부 OO!!' 라고 하시더군요...

그순간 번뜩이며 고등학생 시절 옆 여고와 체육관을 같이 쓰던게 생각나며, 또렸해지는 기억....

운동부였던 저와 친구들 그리고 비록 옆 여고였지만 자주 같이 놀던 그아이....반갑더군요.

그치만 반가움도 잠시 반 나체로 누워있던 저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돌렸고 그 친구는 


간호사 친구 : 괜찮아 ㅋㅋㅋ 난 일인데 부끄러워 안해도되 ㅋㅋㅋ


라고 말하더군요..... 그러나 그 부끄러운 기분... 그날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컨디션이 슬슬 돌아온 몇일후 갑자기 중환자실로 남성 간호사분들과 그 친구를 포함한 여러 간호사님들이

우르르 들어오시는겁니다....'어? 무슨일이지?? 왤케 많이 들어오지???' 라는 생각을 하는 그순간 수간호님으로 보이시는 

나이 지긋하신 간호사님이


수간호사님 : 환자분들 목욕 시켜드릴게요~ 


라고 말씀하셨고 생각없이 샤워? 목요? 아 그래 깨운히 좀 씻겠구나..하고 저는 몸을 일으켰죠

일어나려는 저를 보고 간호사 몇분이 황급히 뛰어 오시며


간호사님 : 어?!? 환자분 일어나시면 안되요!!! 위험해요!!


하며 저를 다시 눞히셧고 저는 O.O? 이런 표정으로 간호사님들을 바라보았죠


나 : 샤워 시간이라면서요? 라고 질문했고

간호사님 : 아~ 중환자실은 못움직이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고 움직이시면 낙상 사고 위험있어서 저희가 약용 거즈로 씻겨드려요~


아...그렇구나...하는 생각도 잠시.... 뭐? 누가 내몸을 씻겨줘?? 뭐?? 내 딸랑이를 남앞에서 그것도 여성분들 앞에서 까야한다고??

그것도 씻겨준다고?? 라는 생각에 정신이 아~득해지며, 아....그친구만은 안돼....제발....다른분...다른분들이 오셔야 하는데...

라고 믿지도 않던 여러 신들께 속으로 기도를 드렸죠...


정신을 차리니 그 친구와 다른 한 남성 간호사님이 제 침상 양 옆에 거즈에 약품? 같은것을 능숙히 바르고 있었죠....


그 친구 : 환자분~ 씻겨 드릴게요~ (아주 친절한 목소리로)


저는 필사적으로 중환자 가운을 안뺏기려 잡아 붙들고, 아 저는 괜찮습니다, 아직 씻을 준비가 안된거 같습니다. 를

힘없는 목소리로 연신 반복했지만 수술후 아직 회복이 덜된 저의 손아귀 힘은 남성 간호사님의 완력을 이겨내지 못하였고... 

그 친구 앞에서 실오라기 하나 없는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가 버렸지요......저는 입술을 앙물고 눈을 질끈 감아 버렸습니다...

그와중 느껴지는 능숙한 손놀림....알콜이 증발하면서 느껴지는 시원함....동시에 느껴지는 수치심.....저는 모든걸 포기하고 

그 친구와 남성 간호사님에게 모든걸 맡겨버렸습니다... 


기나긴 수치심의 시간이 끝나고....그 친구는 싱긋 웃으며 본인 할일을 하러 남성 간호사분과 돌아갔고....

저는 능욕을 당한기분과 수치심으로 한동안 눈을 뜨지 못하였고.... 그후 중환자실 입원한동안 몇번의 수치심을 느낀후

일반 병실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그 날 느꼈던.....알콜이 증발하며 느껴지는 시원함... 평생 어디서도 경험 해보지 못할 경험....그리고 수치심.....

다신 느껴보고 싶지 않습니다....


몽달님과 트수님들도 부디 건강 조심하시어서 저와 같은일 없으시길 바라며 긴글 마칩니다....

+추가 : 중환자실 있는동안 화장실은 어떻게 이용했는지 궁금하실거 같아 추가글 남기자면, 일단 못움직이구요....

            성인용 기저귀와 패드를 깔고 있습니다... 도저히 정신이 말짱한 저는 용납이 안되어서 의사 선생님 바짓 가랑이 

             붙들고 부탁 드렸고 간호사님 한분 동행시 이용 허락을 받아 화장실 갈때마다 항상 간호사님 손잡고 같이 갔답니다 ^^;;


결론 :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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