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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대구미술관 이야기 - 보는 사람이 만드는 예술 외 2개 작품전(사진 포함)

cafeteria1860
2022-12-16 00:55:16 99 1 1

이번에는 미술관 작품전 소개를 할게요.


대구(시립)미술관 소재지: 대구광역시 수성구 미술관로 40

휴관: 매주 월요일(월요일 휴일인 경우, 화요일 휴관)

2012년부 사진 촬영 허용(플래시 사용 금, 작품에 따라 촬영 불가능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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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미술관이에요. 2011년 5월 개관한 시립미술관이라고 해요. 교통사정이 좋지 않은 탓에 셔틀버스가 운행하고 있다고 해요.


작품전 1: DANIEL BUREN(다니엘 뷔렌) 개인전: <어린아이의 놀이처럼>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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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도형이 보입니다. 도형을 갖고 뭔가를 하시는 분인 것 같은데 어떤 걸 하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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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큰 작품인데 이름이 <어린아이의 놀이처럼> 이라고 해요. 굉장히 큰데, 펜스 같은 게 없어요. 관람객의 선의에 기대 펜스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해요. 이 작품은 나폴리에 2016년, 시드니에 2018년 공개되었다가 올해 대구광역시에 소개되었어요. 공간과 상황을 이용하는 다니엘 뷔렌의 성향다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실제로 접해보면, 생각 이상으로 큰 크기에 압도당할 수도 있어요. 정말 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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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뷔렌은 기본적으로 '세로 줄무늬'를 이용해서 공간과 작품의 관계를 과감하게 다루는 편이라고 해요. 그래서, 세로 줄무늬에 관계된 것들이 굉장히 많아요. 붉은 면 캔버스에 흰색의 아크릴 페인트를 칠해 놓았는데, 최근의 작품들과는 달리 이전에는 '세로 줄무늬' 그 자체에 대해서 좀 더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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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뷔렌의 최근 작품들에서의 정체성은 거울, 플렉시글라스 등 사물을 비추거나 확대하는 등의 재료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거울이란 무엇일까요? 거울은, 그것을 보는 사람을 그대로 투영해줍니다. 하지만, 그게 끝일까요? 거울은 나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도 보여주는 '제3의 눈'이라고 할 수 있어요. 즉, 다니엘 뷔렌의 작품들은 관람자, 전시실 환경 등의 모든 외부적인 요소들이 존재할 때에야 비로소 작품으로서 완성된다는 것이에요. 이에 관한 이야기는 밑에서 좀더 다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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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뷔렌이 바라본 '미술관'이나 '기관'들은 어떤 존재일까요? 그는 작품이 건축물에 독립적이지 않다고 말해요. 오히려, 의존적이라고 말해요. 그리고 그 건축물이 작품을 환영할 수도 있고, 거부할 수도 있다고 말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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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점은, 그는 건축물의 질과 관계없이 주어진 그대로의 건축물 상태에서 작업한다고 말한 것이에요. 그의 저명성이 상당하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그는 간접적으로 대구미술관의 품위를 인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건축물의 조명, 천장, 벽 등 모든 것에 대해서 본인이 감안하고 접근한다는 것인데, 오히려 이런 예술가들은 당연히 아무 건축물에나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지 않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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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해보이는 이 도형들은, 비친 그림자 역시 매력적으로 보여요. 자세히 보면, 이 작품은 조명과 외부 환경이 함께 존재함으로써 완성돼요. 그가 앞서 주장한 철학이 적극적으로 반영된 것이에요. 이 도형들 위에 달린 조명 없이, 작품들은 존재의 의미가 없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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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벽에 팔레트를 이용해 칠해놓은 듯한 느낌이 들어요. 색상이 되게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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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없는 작품의 존재 의미는 없다! 처음에는 그냥 천정에 달린 건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네요.

이 외에도 많은 작품들이 있어요.


작품전 2: 대화(유근택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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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전 이름이 "대화"네요. 무슨 대화를 화가는 하고 싶어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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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아침'이에요. 유근택 화가는 항상 같은 장소에서 그린 듯한 많은 순간들을 그려왔어요. 밤이든, 아침이든, 새벽녘이든. 그런데, 이들 그림은 사실 연작이에요. 엮은 작품인거죠. 그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뒤에서 이어서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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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를 그렸는데, 절반이 가려져 있어요! 무슨 상황이 있었길래 이런 그림이 나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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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눈치 채셨나요? 이 그림들은, 안에서 창 밖으로 동네를 바라본 풍경이란 걸 추측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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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

사실, 이 <또 다른 오늘>이라는 작품은 화가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매일 하나씩 보내주었던 그림을 엮은 작품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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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그 밑에는 아버지와 영상통화를 했던 것을 표현한 그림이 보이네요. 코로나19로 인해 요양병원에 계셨던 아버지를 만나지 못한 화가는, 이렇게 그림을 보내 아버지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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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서 두 번째 그림들이 뭔가를 뜻하는 것 같지 않으신가요? 다름아닌, 지금도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나타낸 것이에요.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며 자신이 본 것들을, 화가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달하며 '오늘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어'라고 꾸준히 말을 걸어주는 것 같아요. 그 애절함이 한 폭 한 폭 그림을 넘어서 제게 다가오는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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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는 세상들의 경계를 굉장히 모호하게 만들었어요. 호수같기도 한데 밑을 보니 민통선 GP와 초소가 보이네요. 한편으로는 굉장히 평화로운 우리들의 세계. 그러나 또다른 우리들의 세계에서는 밤새 적의 침입에 대비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런 작품들의 특성을 미루어보건대, 화가는 그림을 통해 사회참여적 성격을 나타낸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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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과거는 매우 어두웠어요. 화가는 어릴 적 할머니에게 그와 관계된 이야기들을 들었다고 하는데, 아이(어릴 적 화가)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아요. 화가는 할머니에게 할머니의 역사를 물었고, 그 역사를 통해 화가는 한 사람의 시간과 역사를 전체의 역사로서 확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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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과 슬픔이 가득한 약 40m의 대작의 일부예요. 굉장히 어둡고, 무미건조한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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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는 프랑스에 있던 상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격리되었고,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신문지를 불태우기 시작했다고 해요. 그리고 그 모습을 아주 집요하게 그리기 시작했어요. 불은 시간이 흐를수록 신문지를 태우죠? 그처럼, 전염병 앞에서 어찌할 수 없는 존재, 인간에 대해 고찰해보는 거예요.


작품전 3: 펑키-펑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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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작품전 3은 잘 모르겠다 싶은 내용들이 많고 다소 난해해서 많이 보진 않았어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볼 만한 내용을 두 번째 사진의 넓은 그림에서 볼 수 있어요.

어두운 밤, 아무것도 없으면 섭섭하니 달도 그리고, 별도 그리는 등 그 어둡고 검은 공간을 채우기 위해 우리는 노력해요. 그런데 그 별들을 위해서 새로 생긴 흰 여백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작품은 그에 대해서 다루고 있어요.


저는 미학을 배우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에 많이 제 해석이 많이 부족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방문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각 작품전들 게시일은

1. 다니엘 뷔렌: 2023. 1. 29.까지

2. 대화: 2023. 1. 15.까지

3. 펑키-펑션: 2023. 1. 15.까지

이니, 많이 즐겨주시기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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