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서울의 기온은 오전 영하 3도, 오후 영상 3도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를..."
"오늘은 지상에다 주차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음...그래도 지하에 주차하는게 편하지."
2월의 어느 토요일, 평소보다 따뜻할 것이라는 라디오의 기상예보를 들으며 가볍게 운전대를 놀리는 아버지는 능숙하게 빵집 앞에 차를 세웠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다 아는 유명 체인 빵집. 집과 가깝기도 했고 맛도 내 입맛에 맞아서 자주는 아니더라도 빵집은 꼭 이 곳으로 왔다.
'네 형이 샌드위치 쿠폰 줘서 사올게'
어머니는 형이 얼마전에 준 샌드위치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빵집으로 들어갔다.
라디오의 기상예보는 이제 광고로 바뀌었고, 자동차 엔진은 시트를 통해 몸을 조금씩 떨리게 했다.
"너도 내려서 먹을 것 좀 사와"
"저도 사와요?"
"뭐 어때, 너가 내는 것도 아닌데"
"그건 그렇네. 갔다 올게요."
아버지의 말에 조금 웃으며 나는 차에서 내려서 빵집의 문을 열었다.
"어머ㄴ..."
빵집의 문을 열어 어머니를 부르려던 순간, 그녀가 눈에 들어왔다. 빵집의 유니폼을 입고 있던 그녀는 내가 기억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중학교 때 2번의 같은 반,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지만 그녀와 나는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었다. 고등학교 초반에는 지나가다 인사라도 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하지 않는, 얼굴만 아는 어색한 사이었다.
그녀 역시 나를 알아봤는지 잠깐 멈칫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가 모르는 척 하며 행동하는 것을 보고 그저 빵집 종업원처럼 행동했다.
"13,800원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먼저 차에 가 있을게요."
그 어떤 관계도 아닌 빵집 종업원과 손님의 관계. 그녀와 나는 딱 그정도였다.
----------------------------------------------
썰풀이 시작합니다. 원래 1편 전체로 쓰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나눠서 올려야할 것 같아요ㅠㅠ 영화과 준비하던 필력 오지게 발휘해보겠습니다.
연애사업 성공 기원! 발전 기원! 잘 되야겠지요... 새드엔딩일지 해피엔딩일지는 제 용기에 달려있겠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