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비통한 소식을 접하여 황망한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 없다.
얼마나 거대한 슬픔에 잠기게 되었는지 감히 헤아릴 수 없는
그 사람이 가진 매력에 반했고, 흠모하며 응원해왔기에
그녀의 일부처럼 큰 살점과 핏줄이 떨어져나간듯한 이 상황에
기어코 애도를 남기고자 한다.
그 사람의 생에 거의 모든 순간에 스며있을 엄마란 존재의 상실을
일순 불길한 전화 한통에 맞이해버린 비극은 너무도 참담하다.
한나절의 기다림은, 아니길 바란 예감을 깡그리 무시하고 감당을 넘어서는 가장 최악의 비보를 가져다 놓았다.
돌이켜보면,
9월 초 아직 남아있던 늦여름의 더위 속에서
세 가족이 함께 발걸음했던 부산은 마지막 나들이 중 하나였을까,
스물 여섯에 맞이한 시련을 지탱해주려 어디든 함께해 준 부모의 정성, 딸에 대한 사랑, 가족의 힘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는데,
닥쳐온 비극과 너무도 대비되어 나는 계속 상념하고 있다.
팬들과의 만남을 통해 위로받고 한 발짝 더 내딛어내었다고 느꼈던 그 날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던 그 공간에서 세 가족은 함께였고,
후기방송, 그 안에서 좋아하는 딸, 엄마에게 자랑하고, 함께 기특히 여겨주던 장면이 새삼 사무친다.
힘들여 재기하고 있는 막내딸을
방 건너편에서 곁을 지켜주던,
저녁방송 재료를 공들여 장만해주던,
언제나 함께 차를 타고 나가 볼일을 보던,
그 일상의 상실이 주는 여파를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가
쏟아지는 눈물에 잠겨,
지독한 슬픔의 바다 깊이 갇혀 질식하듯,
인생의 가장 어둡고 아픈 시간을 맞아 쓰러져버린
그 사람을 다시 다독이면 앉힐 수나 있을까
곧잘 흔들리던 그 여린 마음을 미루어보아
탈진할듯 울고 또 울음을 토해낼텐데
남겨져버린 가족이 서로를 지탱해 무릎꿇고 버텨내길.. 버텨내주길 기도한다.
그 얼굴에 다시금 희미한 웃음이라도 띄울 수 있는 날이 올 지,
아주 기나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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